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59438
항일학교는 방치하고 일본인 골목 복원한다는 울산 동구청
울산 동구청, 적산가옥 관광화 추진사업 논란... "일본 자재 가져와 게스트하우스 만든다니..."
17.09.12 15:37 l 최종 업데이트 17.09.12 15:37 l 글: 박석철(sisa) 편집: 박순옥(betrayed)
▲ 울산 동구 방어진에 있는 일제시대 잔재 적산가옥 골목. 동구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곳을 관광상품화하기로 하자 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 동구청
세계 최대 규모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으로 유명한 울산 동구의 바닷가를 방어진이라고 한다.
방어진은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이곳을 침탈의 관문으로 삼고 일본인 수천 명이 이주 정착해 어장 침탈을 시작으로 막대한 부를 수탈해 갔던 것이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조선총독부 일본 총독이 방어진에 수시로 찾아올 만큼 울산읍보다 더 큰 권력을 향유했다고 말한다.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적산가옥(해방후 일본인들이 물러간 뒤 남겨놓고 간 집이나 건물)은 아직도 이곳 골목에 남아 당시 수탈역사를 증명한다.
이에 반해 방어진 거주 조선인들은 어장을 빼앗기자 어민 동맹을 만들었고, 조선인 어업 노동자들과 함께 일제의 수탈에 맞선 항일 운동을 펼쳤다. 이같은 방어진 항일운동 중심지가 바로 지난 1922년에 사립학교로 인가받고 해방직전 강제폐교 될 때까지 항일운동의 중심이 된 보성학교다. 방어진 항과는 지근거리인 동구 일산동에 있다.
문제는 울산 동구청이 이같이 오래된 적산가옥 거리를 거액을 들여 관광상품화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막상 일제에 맞섰던 항일운동 중심지 보성학교는 별다른 조치없이 내버려 둔 터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항일운동 본거지 보성학교는 방치, 일본 수탈 역사 적산가옥은 개발
울산시 동구청은 지난 4일 방어진 인근 동구현대호텔에서 방어진과 가까운 일본 비젠시 시장단을 초청해 심포지엄을 열었다. 방어진의 역사와 문화를 관광 자원으로 만들기 위한 도시재생 방안을 비젠시 측과 논의하는 자리였다. 앞서 동구는 지난 2015년부터 히나세를 행정구역으로 통합한 일본 오카야마현 비젠시와 우호협력도시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심포지엄은 '방어진 옛 거리 재생사업,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권명호 동구청장(자유한국당)은 주제 발표에서 "현재 방어진항 일대는 조선업 침체와 주변 관광지 개발로 상대적으로 쇠퇴했지만, 외국인 거주 지역이 형성돼 독특한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방어진항의 장점을 살리는 재생사업으로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일운동 중심지였던 보성학교는 현재 터도 없어지고 송덕비만 남아 후손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동구청은 이에 대해 냉담한 상태다.
▲ 항일운동터전 복성학교 복원을위한 시민모임(대표 정익화, 정용오)이 9월 12일 오전 11시 울산 동구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어진 일제 적산가옥 복원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일제강점기 유일한 민족사립학교 보성학교 복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 박석철
이에 지역 사회단체인 '항일운동터전 보성학교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아래 시민모임)'은 동구청(장)의 이런 행보를 "방어진 친일미화 역사사업"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아울러 "동구청이 항일운동 터전인 보성학교 복원부터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모임'은 12일 오전 11시 울산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청산되지 못한 과거사의 적폐를 지적하며 일제와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그러면서 "울산 동구는 전혀 딴나라로 시대정신을 역행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울산의 유일한 민족사립학교이자 항일운동의 터전인 보성학교를 기억하라"면서 "동구청의 안일한 역사인식, 나아가 시대를 역행하는 친일미화 사업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권명호 동구청장은 지난 6일 동구의회 임시회에서 심의 의결된 향토문화재조례에 맞춰 지정하겠다고 말했지만 만시지탄이다"면서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한 울산광역시 지정문화재와는 별개고 동구지역에 항일유적을 복원 관리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더구나 예산부족을 들며 학교복원은 장기사업이라고 회피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 동구청이 강제지배와 수탈현장인 방어진의 적산가옥을 매입해 가칭 '히나세 골목'을 복원하겠다며 나선 것은 아이러니다"면서 "비판여론에도 최근엔 수탈자들의 후손인 일본 비젠시 시장 등을 초청해 한·일 공동심포지엄을 열고 강행의지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의 현장은 예산이 없어 계속 방치한 채 침략자들이 활보했던 거리를 '옛길'이라면서 일본 이름을 붙여 되살린다는 것이 말이 되나"고 되묻고 "더구나 일본에서 자재를 가져와 일본식 게스트하우스를 만든다는 발상은 전국적인 웃음꺼리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항일운동 터전 보성학교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공동대표: 정용오, 정익화)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항일운동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결성했다. 시민사회단체를 모아 구성하지 않고 각 단체대표와 개인들이 모였다.
울산동구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을 찾는 역사기행도 진행하며 사례수집을 위해 경북 구룡포와 전북 군산을 사전 답사했고 단체 방문계획이다.
울산 동구 일산동 보성학교
보성학교는 울산 동구 일산동에 1922년 설립돼 1945년 해방 직전 강제 폐교될 때까지 모두 515명(남 472, 여 43)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보성학교는 우리말을 가르치는 등 민족교육의 요람일 뿐 아니라 학교 교사와 졸업생 대다수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한 항일운동의 터전이었다. 적호소년회, 동면청년동맹, 울산청년연맹 동면지부, 신간회 동면지부가 모두 보성학교에 기반을 뒀다. 그래서 늘 일본 경찰의 감시대상으로 수차례 옥고를 치러야 했다. 2006년 보성학교 교사 출신 독립유공자 두 분이 배출됐는데 서진문(1928년 옥사, 건국훈장 애족장), 이효정(2009년 별세, 건국훈장 포장) 선생이다.
1970년 중반에 학교가 멸실됐고 설립자 성세빈 선생을 기리는 송덕비, 생가와 학교터, 서진문 선생 묘역이 남았지만 방치되고 있다. 울산지역의 국가보훈처 지정 호국시설이 13곳이지만 동구에는 단 한 군데도 없다. 보성학교 복원이 시급한 이유다.
항일학교는 방치하고 일본인 골목 복원한다는 울산 동구청
울산 동구청, 적산가옥 관광화 추진사업 논란... "일본 자재 가져와 게스트하우스 만든다니..."
17.09.12 15:37 l 최종 업데이트 17.09.12 15:37 l 글: 박석철(sisa) 편집: 박순옥(betrayed)
▲ 울산 동구 방어진에 있는 일제시대 잔재 적산가옥 골목. 동구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곳을 관광상품화하기로 하자 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 동구청
세계 최대 규모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으로 유명한 울산 동구의 바닷가를 방어진이라고 한다.
방어진은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이곳을 침탈의 관문으로 삼고 일본인 수천 명이 이주 정착해 어장 침탈을 시작으로 막대한 부를 수탈해 갔던 것이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조선총독부 일본 총독이 방어진에 수시로 찾아올 만큼 울산읍보다 더 큰 권력을 향유했다고 말한다.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적산가옥(해방후 일본인들이 물러간 뒤 남겨놓고 간 집이나 건물)은 아직도 이곳 골목에 남아 당시 수탈역사를 증명한다.
이에 반해 방어진 거주 조선인들은 어장을 빼앗기자 어민 동맹을 만들었고, 조선인 어업 노동자들과 함께 일제의 수탈에 맞선 항일 운동을 펼쳤다. 이같은 방어진 항일운동 중심지가 바로 지난 1922년에 사립학교로 인가받고 해방직전 강제폐교 될 때까지 항일운동의 중심이 된 보성학교다. 방어진 항과는 지근거리인 동구 일산동에 있다.
문제는 울산 동구청이 이같이 오래된 적산가옥 거리를 거액을 들여 관광상품화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막상 일제에 맞섰던 항일운동 중심지 보성학교는 별다른 조치없이 내버려 둔 터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항일운동 본거지 보성학교는 방치, 일본 수탈 역사 적산가옥은 개발
울산시 동구청은 지난 4일 방어진 인근 동구현대호텔에서 방어진과 가까운 일본 비젠시 시장단을 초청해 심포지엄을 열었다. 방어진의 역사와 문화를 관광 자원으로 만들기 위한 도시재생 방안을 비젠시 측과 논의하는 자리였다. 앞서 동구는 지난 2015년부터 히나세를 행정구역으로 통합한 일본 오카야마현 비젠시와 우호협력도시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심포지엄은 '방어진 옛 거리 재생사업,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권명호 동구청장(자유한국당)은 주제 발표에서 "현재 방어진항 일대는 조선업 침체와 주변 관광지 개발로 상대적으로 쇠퇴했지만, 외국인 거주 지역이 형성돼 독특한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방어진항의 장점을 살리는 재생사업으로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일운동 중심지였던 보성학교는 현재 터도 없어지고 송덕비만 남아 후손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동구청은 이에 대해 냉담한 상태다.
▲ 항일운동터전 복성학교 복원을위한 시민모임(대표 정익화, 정용오)이 9월 12일 오전 11시 울산 동구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어진 일제 적산가옥 복원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일제강점기 유일한 민족사립학교 보성학교 복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 박석철
이에 지역 사회단체인 '항일운동터전 보성학교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아래 시민모임)'은 동구청(장)의 이런 행보를 "방어진 친일미화 역사사업"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아울러 "동구청이 항일운동 터전인 보성학교 복원부터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모임'은 12일 오전 11시 울산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청산되지 못한 과거사의 적폐를 지적하며 일제와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그러면서 "울산 동구는 전혀 딴나라로 시대정신을 역행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울산의 유일한 민족사립학교이자 항일운동의 터전인 보성학교를 기억하라"면서 "동구청의 안일한 역사인식, 나아가 시대를 역행하는 친일미화 사업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권명호 동구청장은 지난 6일 동구의회 임시회에서 심의 의결된 향토문화재조례에 맞춰 지정하겠다고 말했지만 만시지탄이다"면서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한 울산광역시 지정문화재와는 별개고 동구지역에 항일유적을 복원 관리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더구나 예산부족을 들며 학교복원은 장기사업이라고 회피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 동구청이 강제지배와 수탈현장인 방어진의 적산가옥을 매입해 가칭 '히나세 골목'을 복원하겠다며 나선 것은 아이러니다"면서 "비판여론에도 최근엔 수탈자들의 후손인 일본 비젠시 시장 등을 초청해 한·일 공동심포지엄을 열고 강행의지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의 현장은 예산이 없어 계속 방치한 채 침략자들이 활보했던 거리를 '옛길'이라면서 일본 이름을 붙여 되살린다는 것이 말이 되나"고 되묻고 "더구나 일본에서 자재를 가져와 일본식 게스트하우스를 만든다는 발상은 전국적인 웃음꺼리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항일운동 터전 보성학교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공동대표: 정용오, 정익화)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항일운동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결성했다. 시민사회단체를 모아 구성하지 않고 각 단체대표와 개인들이 모였다.
울산동구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을 찾는 역사기행도 진행하며 사례수집을 위해 경북 구룡포와 전북 군산을 사전 답사했고 단체 방문계획이다.
울산 동구 일산동 보성학교
보성학교는 울산 동구 일산동에 1922년 설립돼 1945년 해방 직전 강제 폐교될 때까지 모두 515명(남 472, 여 43)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보성학교는 우리말을 가르치는 등 민족교육의 요람일 뿐 아니라 학교 교사와 졸업생 대다수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한 항일운동의 터전이었다. 적호소년회, 동면청년동맹, 울산청년연맹 동면지부, 신간회 동면지부가 모두 보성학교에 기반을 뒀다. 그래서 늘 일본 경찰의 감시대상으로 수차례 옥고를 치러야 했다. 2006년 보성학교 교사 출신 독립유공자 두 분이 배출됐는데 서진문(1928년 옥사, 건국훈장 애족장), 이효정(2009년 별세, 건국훈장 포장) 선생이다.
1970년 중반에 학교가 멸실됐고 설립자 성세빈 선생을 기리는 송덕비, 생가와 학교터, 서진문 선생 묘역이 남았지만 방치되고 있다. 울산지역의 국가보훈처 지정 호국시설이 13곳이지만 동구에는 단 한 군데도 없다. 보성학교 복원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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