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북앱에 강력 대응"..'회장님' 지시 있었다
정명원 기자 입력 2017.09.24 21:05
<앵커>
군 사이버사가 민간인 개인 정보까지 도용해가며 인권위 결정에 대응하는 과정에 군 수뇌부의 지침이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른바 종북 앱에 강하게 대응하라는 회장님의 지시가 있었던 겁니다.
이어서 정명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SBS가 확인한 2012년 2월 24일 자, 군 사이버사 심리전단 상황 일지를 보면 '회장님 지시'란 대목이 나옵니다.
종북 앱 관련해 "앞으로 더 강하고 다양하게 대응"하라는 지시입니다.
지시를 한 간부는 연제욱 당시 사이버사령관이었습니다.
사이버사 심리전단에서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국정원이 하는 것처럼 사령관을 '회장님', 심리전단장을 '사장님'으로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는 일부 육군 부대 지휘관들이 정치 시사 팟캐스트인 나꼼수의 앱 등을 자의적으로 종북 앱으로 지정한 뒤, 군 간부들의 휴대전화에서 강제 삭제하도록 해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이 일던 때입니다.
주목할 건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의 대응입니다.
국회에선 지휘관들의 조치를 두둔했고,
[김관진/당시 국방장관 (2012.2.7 국회 국방위) : 정신전력 강화 측면에서 해당 지휘관의 조치는 정당한 조치였다고 저희들은 평가합니다.]
그 뒤 자신의 트위터로 "군통수권자 비방 앱(나꼼수 앱) 삭제 조치는 합당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심리전단 댓글 부대원들은 이 글을 리트윗하는 등 SNS에서 확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상황 일지에 '장관 트위터'에 대한 네티즌 반응까지 기록을 남겼습니다.
심리전단 댓글 부대원들의 계정을 확인했더니 이른바 '회장님 지시' 이후 나꼼수 앱을 공격하는 글이 집중적으로 올라왔습니다.
심리전단의 작전 결과를 매일 보고 받았다는 김관진 전 장관, 불법적인 정치 댓글 공작에 깊숙이 관여한 게 아니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오영택, VJ : 김준호)
정명원 기자cooldu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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