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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방송장악’ 사과없는 박형준, ‘썰전’ 출연 적절한가
MB 핵심 실세 박형준 교수, 과거 KBS 정연주 해임에 “코드인사 정상화 과정”… MB 실정에 사과 없이 물타기 발언만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09월 24일 일요일

“대통령과 권력이 방송사 인사에서 손 떼는 게 확실한 적폐 청산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MB 정부 홍보라인 실세였던 박형준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달 JTBC ‘썰전’에서 한 발언이다. MBC 파업 사태와 관련해 방송 독립성을 강조한 발언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의미는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2008년 ‘MB 방송장악’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는 MBC PD수첩 불법 탄압과 정연주 전 KBS 사장 강제 해임 국면에서 청와대 홍보기획관이었던 그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이명박의 입’이었다. ‘썰전‘에서의 발언이 유체이탈 화법으로 여겨진 까닭이다. 

홍보기획관으로 임명된 직후인 2008년 7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처럼 위에서부터 언론 통제를 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고, 또 그럴 의사도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해 8월 MB 정부의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과 관련해선 “KBS 사장은 지난 정부에서 코드 인사로 선임됐고 그런 문제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사장에 대한 청와대의 해임은 불법이었고 그에게 씌운 ‘배임죄’ 혐의 등도 무죄로 판명 났다. 

▲ 박형준 교수는 지난달 JTBC 썰전에 출연해 MBC 사태에 대해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 사진=JTBC 화면 캡처
▲ 박형준 교수는 지난달 JTBC 썰전에 출연해 MBC 사태에 대해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 사진=JTBC 화면 캡처

정 전 사장 해임 이후 KBS 사장이 된 이병순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연설을 정례화했다. 박 교수는 라디오 연설문 작성과 첨삭을 담당하며 MB 메시지를 가다듬었다.
당시 KBS PD들과 언론을 중심으로 “관제 KBS 사장을 앉히고 인터넷 댓글까지 옭아매고 있는 MB가 ‘관영방송’에 나가 연설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했으나 KBS는 라디오 연설에 반발했던 PD들을 강제 지역 발령을 내 논란을 불렀다.  

박 교수가 언론 통제 ‘몸통’으로 떠오른 적도 있었다. 2009년 2월 용산참사 국면 때였다.  

청와대 홍보기획관실 행정관이 “용산 사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 연쇄살인 사건을 적극 홍보하라”는 내용의 전자우편 지침을 경찰청에 내렸던 것. 당시 민주당은 이를 ‘홍보 지침’으로 규정하고 행정관의 지휘책임자인 박형준 홍보기획관을 직권 남용죄로 형사 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사건은 결국 유야무야 끝이 났다.

보수 편향의 종합편성채널 탄생과 홍보에도 박 교수는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2009년 1월 CBS 인터뷰에서 종편 출범의 바탕이었던 미디어법 개정안에 대해 “경쟁 체제를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며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선 “미디어법이 언론장악법도 아니고 재벌을 도와주는 법도 아니다. 미디어 칸막이를 없애 소비자를 위한 미디어 서비스의 질을 높이자는 법”이라며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현재 KBS·MBC 구성원들이 강행하고 있는 총파업의 근본 원인을 찾아 역진하다보면 결국 MB라는 ‘언론 통제의 벽’을 마주하게 되고 정권 실세였던 박 교수의 모습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 문건은 2010년 5월28일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국정원 담당 부서에서 작성돼 그해 6월3일 청와대에 보고된 것으로 비판적 KBS 기자와 PD 성향을 분석해 인사 배제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동관 수석이었다. 박형준·이동관 두 사람은 MB 정부 청와대 홍보라인을 대표하며 경쟁했던 인물들. 지난 21일 MB 정부 국정원 사찰 문건을 다룬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는 박 교수에게 “본인이 한 것이 아니라도 이제는 아는 것을 얘기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을 뿐이다.

MB 정부 ‘개국 공신’으로서 요직을 꿰찼던 그는 과거 공직자로서 사실을 말할 의무가 있다. 아울러 MB 정부를 둘러싸고 불거지는 논란에 대해 그가 진솔한 사과를 하지 않은 채 ‘물타기 발언’만 한다면 ‘썰전’ 애청자들은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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