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64469

MB에게 바친 '노무현 사위' 특이 동향
[단독] 이재정 의원, MB 시절 '친노 진영 특이 동향 보고' 청와대 문건 추가 공개
17.09.28 21:48 l 최종 업데이트 17.09.28 21:48 l 이정환(bangzza)

"최근 대성 유성 지역 정가에서는 곽 변호사의 부인에도 불구, 내년 총선 출마설 지속 거론. 곽 변호사는 최근 출마설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할 만큼 여유가 없다'고 일축. 2011. 2월 서울에서 무연고지인 대전으로 옮긴 이후, 박범계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과 같은 사무실을 이용하는 점도 눈길."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었을까. 곽 변호사는 만삭의 아내와 다시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된다. 셋째 아이 출산이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집을 물색했던 결과로 알려졌지만, 3년 전 종결된 걸로 알았던 아내에 대한 수사가 갑작스레 시작된 점도 작용한 듯했다. 2012년 총선 직전이었다. 

그의 아내 이름은 노정연이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이었다. 곽상언 변호사는 그 후 아내의 변호를 맡았지만, 결국 노씨는 뉴욕 고급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100만 달러를 밀반출한 점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는다. 부부는 항소를 포기했다. 

MB에게 바친 '친노 진영 특이 동향'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을 맞아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2012년 2월 22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을 맞아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물론 이와 같은 일이 '곽상언 변호사(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대전 유성 출마설 회자'란 제목의 동향이 보고돼 일어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누군가 '친노 진영 특이 동향'을 수시로 보고한 것은 팩트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소속 이재정 의원이 28일 오후 공개한 2011년 청와대 문건에 따르면 그렇다. 

이날 오전 이 의원이 공개한 것과는 그 내용이 정반대다. 앞서 이 의원은 정진석 의원(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형준 전 의원(전 청와대 시민사회특보) 등의 2012년 총선 당선을 청와대가 지원한 것으로 보이는 '대통령실 전출자 총선 출마 준비 관련 동향'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추가로 공개한 2011년 '친노 진영 특이 동향'에서는 일종의 적개심마저 묻어난다. "부산 친노 세력, 내년 총선 대비 10월 동구청장 재선거에 총력"이란 제목의 동향 보고, 부산시당을 민주당 내 친노 세력이 "장악했다"고 표현한다.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산 동구는 13대 총선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 정치에 입문한 곳으로 PK권내 친노 세력 확산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친노 인물인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 수석을 예비 후보로 확정 후 조만간 노사모를 주축으로 선거 총력 지원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며, 특히 부산 지역 민노·진보·국참당 측과 협상을 통해 8월말 경까지 이 전 수석을 범야 단일 후보로 추대,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설 방침."

관련 주석 또한 '친절하다'.

"내년 총선시 이기숙 신라대 교수 등 노사모 출신 인물들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실상 총선 전초전으로 삼을 예정." 

여유로운 문재인 동향 보고, 험악한 박원순 동향 보고

 18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 앞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유세차에 오른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기호10'번을 의미하는 열손가락을 펴보이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2011년 10월 18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 앞에서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유세차에 오른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가 '기호10'번을 의미하는 열손가락을 펴보이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2011년 10월 26일,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이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였다. 무엇보다 당시 야권 대선 후보 1위로 떠오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향후 정치적 향배를 가늠할 만한 시험대로 평가받았다. 문 이사장은 선거전에 적극 뛰어들었고, 여권은 문재인이란 '변수'를 일찌감치 제거하고 싶었다. '문재인 이사장, 부산 동구청장 패배로 위축'이란 제목의 특이 동향 보고에는 그래서 일종의 여유가 느껴진다.

"문 이사장은 당초 10.26 부산 동구청장 보궐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복안이었는데, 정작 이해성 후보가 14.49%p라는 큰 격차로 패배하자 '우리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며 현실 정치 벽을 실감. 이에 내년 총선시 PK 지역 15석 이상 확보라는 목표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 뿐 아니라 대선 행보에도 차질 불가피. (문 이사장은 내년 대선 출마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아이고, 아이고, 됐습니다'라며 답을 피했다는 후문)."

하지만 그 해 10월 26일은 당시 여권으로서는 또 하나의 강력한 변수가 떠올랐던 날이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의 탄생, 그래서인지 그와 관련한 특이 동향 보고는 그 제목부터 자못 험악하기까지 하다. "박원순계 좌익단체, '10대 연대정책'으로 야권연대 주도 획책", 심지어 참여연대와 경실련을 아예 좌익단체로 규정했다.

"그간 자신들을 비롯, 야당(민주당 등)·외곽 친노(문재인 등) 및 종북 진영(진보연대·민노총) 등 크게 4개 주체가 야권 연대 논의를 진행해왔으나 이번 재보선을 통해 야당(서울시장 후보 불임)과 친노 세력(문재인 지원 불구 부산 동구청장 낙선)에 야권의 대표성이 없음이 입증되었고..."

이어지는 해석은 민주당과 '(문건 표현을 따르면)박원순계 좌익단체' 사이의 틈을 꼼꼼하게 따지고 있다. 

"자신들은(박원순계 좌익단체들은)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당선시키면서 대안세력으로 부상, 연대 과정에서 자연스레 무게가 실릴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연대 논의가 본격화되면 추진력이 약화될 소지가 크다고 보고"라는 문장과 "(민주당에서는) 박원순 당선은 안철수 바람 때문인데, 좌익 단체들은 자신들이 민심을 얻은 양 도취돼 있다고 일침"이란 문장이 담고있는 바는 결국 민주당을 이용해 '획책'을 깨자는 제안이다.

동향보고에 따르면 민언련도 '좌파단체'

이재정, 'KBS 인사개입' MB 청와대 문건 공개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28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가 KBS에 인사개입을 한 정황과 민주당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압력을 가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이 2011년 9월 11일 작성된 'KBS 검토사항'이라고 적힌 문건을 공개하며 "이는 청와대 홍보수석과 홍보기획비서관이 함께 작성한 보고서로 추정된다. 내용을 보면 당시 프로그램에서 좌파적 세력의 활동이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실려있다"라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28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가 KBS에 인사개입을 한 정황과 민주당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압력을 가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이 2011년 9월 11일 작성된 'KBS 검토사항'이라고 적힌 문건을 공개하며 "이는 청와대 홍보수석과 홍보기획비서관이 함께 작성한 보고서로 추정된다. 내용을 보면 당시 프로그램에서 좌파적 세력의 활동이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실려있다"라고 밝혔다. ⓒ 남소연

이와 같은 동향 보고 대상은 물론 서울시장만이 아니었다. 

최문순 강원 지사의 경우는 지자체 자문기구 구성까지 보고 대상이었다. "최 지사가 최근 지역내 골프장 건설 관련 민원·환경 훼손 논란 해소를 명분으로 자문기구인 강원도 골프장 민관협의회를 구성했으나", "4대강 사업 위헌 소송에 참여했던 민변 출신 이영기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좌파 인물들로 민간 위원들을 채웠다"고 강조했다. 지역 논란 해소를 명분으로 '좌익'을 끌어들였다는 보고다.

김두관 당시 경남 지사 관련 동향 보고에 이르면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좌파단체가 된다. "김두관 지사가 내년도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 사업 추진과 관련, 내년 총선 등에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 하에 남해안시대(인터넷신문)·민언련 등 좌파단체를 지원 대상으로 신규 지정하고"란 대목이 그러하다. 

이와 같은 최 지사와 김 지사 관련 동향 보고는 2011년 10월 19일 이뤄졌다. '주간 지자체장 특이 동향'이란 제목에서 정기적으로 대통령에게 보고됐음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알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에서부터 박원순 서울 시장 등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눈길이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 기사에 소개한 청와대 문건에 대해 이재정 의원은 대통령 기록관에서 이기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대통령 기록관에서는 관련 기록물의 열람만 허용하고 등사나 촬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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