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366548

손석희가 지목한 '가짜뉴스', <뉴스데스크>는 왜 이럴까
[하성태의 사이드뷰] 추석 연휴에도 어이상실 상태였던 MBC 편성과 뉴스들
하성태(woodyh) 17.10.10 19:20 최종업데이트 17.10.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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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MBC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저녁, MBC는 <뉴스데스크> 이후 '파격'적인 편성을 단행했다. 메인 뉴스가 끝난 오후 8시 30분, <해피타임> '명작극장 스페셜'이란 미명하에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요약, 편집본을 방영한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가 어떤 드라마인가. 무려 2012년, 스물넷이었던 양동근과 이나영이 주연을 맡았고, 젊은 소매치기 불치병 환자와 그를 사랑하는 인디밴드 '키보디스트'의 로맨스를 비범하게 그려내 소위 '네멋 폐인'을 양산했던 작가주의 드라마의 대표작 아니었던가. 

인정옥 작가를 스타덤에 올렸던 이 미니시리즈는 과거 '드라마 왕국' MBC여서 가능한 작품이었다. 당시 잘 나가는 '스타 배우' 캐스팅도 없었다. 인정옥 작가 역시 '스타 작가'가 아니었다. 자극적으로 그릴 수 있는 소재임에도 평범과 전형을 거부했던 이 드라마는 '열혈' 시청자를 양산하며 현재까지도 한국 작가주의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양동근과 이나영의 풋풋한 얼굴을 브라운관으로 마주하는 '파격'은 과거 '드라마 왕국' MBC가 맞이한 비극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파업'이 일으킨 '파격'이랄까. 

원래 일요일 아침 시간에 방송되는 <해피타임>의 편성은 MBC 노조의 총파업이 없었다면 방송사 입장에선 도저히 선택하기 힘든, 선택할 수 없는 카드이다. 헌데, '파격'(?)적인 MBC의 편성은, 그리고 뉴스 보도는 추석 연휴 내내 지속됐다. 같은 맥락에서, 이날 <뉴스데스크>도 꽤나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MBC의 어이없는 추석 편성, 그리고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SNS 담당으로 일한 신혜원씨는 어제 '최순실 태블릿PC'는 자신이 쓰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고백은 엄청난 주목을 받았지만 최순실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된 시점에 나와 의심의 눈초리도 쏟아졌습니다. 신씨는 JTBC가 문제의 태블릿PC를 보도할 때 전화번호 목록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나서지 못했다고 했습니다(중략). 

검찰은 태블릿PC에 담긴 1900여 장의 사진 중 최씨 사진이 2종류 나온 점, 통신사 로밍 안내 문자와 최씨의 동선이 같다는 정황을 들어 최씨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태흠, 김진태 의원은 태블릿PC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를 잇따라 촉구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의 9일자 <신혜원 "최순실 태블릿PC는 내 것"…특검·국정조사 촉구> 보도 내용이다. <뉴스데스크>는 이 리포트를 5번째로 올리며 나름 주요하게 보도했다. 지난 2012년 박근혜 캠프에서 일한 SNS 담당자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 건'으로 다뤄졌던 '최순실 태블릿 PC'가 최순실이 아닌 본인 것이라고 한 주장을 주요하게 보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MBC는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태흠, 김진태 의원 등의 "태블릿PC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 촉구까지 언급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렇다면 다른 방송은 어땠을까. 같은 날 다른 지상파인 KBS와 SBS는 신혜원씨의 주장을 단신으로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사건 당사자에 해당할 수도 있는 JTBC <뉴스룸>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총 8개의 꼭지를 할애했다. 이 정도면 전면전 수준이다. 특히나 <뉴스룸>은 이러한 주장을 '가짜뉴스'급이라 치부했다. 손석희 앵커의 멘트만 봐도 <뉴스룸>이 얼마나 '어이없어'하고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JTBC가 태블릿 PC를 보도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주장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주장들은 나름대로의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사실대로 반론을 제기해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소용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가짜뉴스들로 인한 피해는 분명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도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태블릿 PC 조작설'을 다룬 9일자 JTBC 뉴스룸 보도
▲'태블릿 PC 조작설'을 다룬 9일자 JTBC 뉴스룸 보도ⓒ JTBC

MBC 정상화, 그 단순한 바람들 

"우리가 보이콧이라는 특단의 결정을 내린 것은 정부여당의 횡포에 맞서 언론자유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다. 이러한 사태를 부른 것은 본질적으로 정부여당의 책임이다."

검찰이 김장겸 MBC 사장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지난 9월 말 내놓은 논평 중 일부다. MBC 사태와 관련해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까지 결성한 자유한국당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상법 상 주식회사인 MBC 경영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할 권한도 없고 전례도 없다"며 "MBC에 대한 탄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순실 태블릿 PC'와 관련한 신혜원씨의 주장과 이를 주요하게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 행태는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극우 세력과 MBC의 이익공동체적인 스탠스를 상징하는 측면이 강하다. 총파업 중인 MBC와 KBS 노조원들이 내세운 '언론자유'라는 구호를 역으로 활용한 자유한국당이야말로 망가진 MBC의 논조의 최대 수혜자였다는 사실도 해석이 아닌 팩트로 드러나는 중이다. 

역대 가장 길었던 추석 연휴 MBC가 방송과 보도를 이어갔다는 그 자체가 화제에 오르고 있다. 프로그램의 중추인 노조원들 외에 일부 간부급 임원들까지 일선에 나섰다는 소식이 방송가 안팎에서 회자되는 중이다. 그로 인해 MBC는 추석 연휴 관행처럼 여겨졌던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의 편성은 단 한 편도 하지 못했다.  

MBC가 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 년 째 지속해 왔던 '아이돌 육상대회'도 이번 추석은 '불방'이란 '비극'을 맞았다. 재방, 삼방에 가까운 드라마와 예능 '대방출'이 이뤄졌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대 공영방송의 파행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영방송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 자체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오는 12일 시작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MBC 사태가 주요한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김장겸 사장의 비위는 물론이요, 전현직 간부들의 부당 노동행위 등 MBC와 관련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MBC 전현직 경영진의 바람은 다르겠지만,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는 중이다. 

시청자들 역시 같은 마음일 것이다. 추석 연휴에 보여준 '파격'(?) 편성이 아닌 과거 '드라마 왕국'이었던, '만나면 좋은 친구'였던 MBC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마음 말이다. MBC에서 해직 당한 최승호 PD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에 대한 관객들의 성원 역시 같은 차원이라 할 수 있다. 

더 이상의 '파격'은 필요치 않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하루 빨리 <무한도전>을 볼 수 있기를, <뉴스데스크>에서 극우적 색채가 지워지기를, 그리하여 MBC의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이뤄지기를, 이 수준의, 이 정도의 요구가 전부일 것이다. 그렇다. 딱 그 정도가 전부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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