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69067


MB의 사이버사령부 확대 지시, 그 후 일어난 기막힌 우연 2가지

'대포폰' 가라앉힌 연평도 포격, 그리고 등장한 김관진 국방장관 내정자

17.10.18 20:11 l 최종 업데이트 17.10.18 20:11 l 글: 이정환(bangzza) 사진: 남소연(newmoon) 편집: 김준수(deckey)


합참 방문한 MB "추가도발시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서 23일 저녁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직 북한이 공격태세를 갖고 있다고 볼 때 추가 도발에 대해 아주 몇 배의 화력으로 나는 도발을 응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 민간에게 무차별 폭격하는 데에는 교전 수칙을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참 방문한 MB "추가도발시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서 23일 저녁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직 북한이 공격태세를 갖고 있다고 볼 때 추가 도발에 대해 아주 몇 배의 화력으로 나는 도발을 응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 민간에게 무차별 폭격하는 데에는 교전 수칙을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서 지난 2010년 11월 23일 저녁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직 북한이 공격태세를 갖고 있다고 볼 때 추가 도발에 대해 아주 몇 배의 화력으로 나는 도발을 응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도발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 민간에게 무차별 폭격하는 데에는 교전 수칙을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가하지 않았다. 군 사이버사령부 인력을 늘리라고 직접 지시했다. 그리고 역시 꼼꼼했다. 추가로 필요한 소요는 현역병과 민간 인력으로 보강하라고 했으며, 현역병은 복무 기간이 지나면 제대하므로 민간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2010년 12월 1일, 대통령실이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 및 보고 지시'란 제목으로 국방부 장관에 보낸 공문에 나와 있는 지시다. 지시의 관련 근거는 "2010년 11월 22일 대통령 수석 비서관 회의 시 구두 지시"로 명확했다. 


이 문건을 공개한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사이버 심리전을 통한 불법적인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런 것을 보고받고 지시할 정도로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사이버사 창설 초기부터 부대 운용에 깊숙이 관여한 증거가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전 대통령의 이와 같은 지시가 있었던 배경에 두 가지 큰 사건이 엮여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수보회의가 있었던 2010년 11월 22일, 그 전 세상은 '대포폰'으로 시끄러웠지만, 그 후 세상은 연평도 포격으로 뒤집혔다. 


2010년 11월 22일, 청와대 수보회의... 그 날 일어났던 일들


김해영 "MB, 사이버사 확대 직접 지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군 사이버사령부 인력을 확대하라고 직접 지시한 사실이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 김해영 "MB, 사이버사 확대 직접 지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군 사이버사령부 인력을 확대하라고 직접 지시한 사실이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 남소연


2010년 11월 22일,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회의를 통해 문제의 지시가 나왔던 그 날, 판세는 대통령에게 나쁘지 않아 보였다. 무엇보다 앞서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로 인해 지지율이 한때 60%를 웃돌았었고, 그 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역시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46.6%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런 '이비어천가'도 흘러나왔다. 같은 날 김문수 경기지사는 한 강연에서 "국민들이 대통령을 험담하고 욕보이고 있다. 이런 국민이 선진국민이 될 수 있겠나. 안 된다고 본다"며 정조나 세종 다 합쳐도 MB만 못하다고 했다. "도시 계획과 건축 분야에서 세계 1위다. 이승만, 박정희, 세종대왕, 정조대왕 다 합쳐도 반만 년 역사에서 최고의 역량을 가졌다"고 했다.


그 날 저녁 역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대통령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 간 만찬이 열렸는데, "무엇보다 G20 덕분에 인재들이 많이 컸다"는 대통령의 자평에 참석자들은 대부분 "자랑스러웠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몸살까지 화제에 오를 정도였다. "그동안 한 번도 못 쉬셨는데, 연말에는 좀 쉬셔야 오히려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친근함을 표시했다고 한다. 정진석 당시 정무수석 등이 참가한 당시 만찬에 온 국회의원들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 15명. 그들이 막걸리로 건배를 나눈 그 다음 날, 연평도에 포탄 백여 발이 떨어졌다. 


청와대 만찬 있었던 그 날... 야당 대표는 천막 농성 돌입


 청와대 불법사찰 국정조사 및 특검 쟁취와 4대강 대운하 반대 국민서명 운동을 벌이며 천막 농성에 들어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포정권 완전교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2010년 11월 23일, 청와대 불법사찰 국정조사 및 특검 쟁취와 4대강 대운하 반대 국민서명 운동을 벌이며 천막 농성에 들어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포정권 완전교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그 날, 대통령과의 만찬에 얼굴을 내밀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었던 시점이기 때문이었다. 


영화 <식코> 패러디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사찰을 당한 김종익 KB 한마음 대표 경우는 시작에 불과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책 보좌관을 비롯한 참여 정부 인사들은 물론 한국노총 등 노동계 간부,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남경필, 이혜훈,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 당시 여권 중진들도 사찰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공직윤리관실 직원들의 수첩을 국회에서 공개한 이석현 의원의 이 발언만 봐도 사찰 대상은 그야말로 전방위적이었다. 


"여기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PD 수첩 정리, 언론 정리, 중간 보고 2건' 등의 문구가 있는 것으로 봐서 MBC PD수첩 관련자와 언론에 대한 사찰 내용을 감추려 한 것이며 PD수첩을 비롯하여 언론 관계자들을 사찰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트로트 가수에 대해서도 사찰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사찰 상황을 보고 받기 위해 청와대가 국무총리실에 대포폰까지 지급했다는 점이었다. 증거 인멸을 위해 하드디스크를 삭제하거나 파괴하고, 외장 하드 디스크를 빼돌리고 아예 컴퓨터를 바꿔치기 한 정황까지도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야당은 '청와대 불법 사찰 의혹 사건'으로 규정하고 특검을 요구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군 사이버사 확대 지시를 하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하던 그때,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닉슨의 워터게이트에 맞먹는 민주주의 파괴 위기 상황"이라며 서울광장에서 천막 농성 중이었다. 


그리고 일어난 기막힌 우연 두 가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2016년 11월 2일, 당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하지만 그 다음 날 일어난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대포폰'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만다. 당시 일부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막힌 우연이 일어났던 셈이다. 


지금 보면 더 기막힌 우연은 한 가지 더 일어난다. 현재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정치공작의 '몸통'으로 지목 받고 있는 이가 화려하게 등장하는 시점이 또 바로 그 때이기 때문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나고 사흘 후 이 전 대통령은 다음 국방장관으로 김관진 전 합참의장을 내정한다. 당시 청와대가 든 이유는 "국방 개혁을 더 내실 있게 추진하고, 국민으로부터 국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에 적임자"란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 전 대통령은 국방 개혁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정치 여론 공작의 적임자로 '김관진'을 택한 셈이다.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경찰 그리고 여기에 국무총리실까지 합세한 정치 사찰에 대한 진실 규명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시점에, 국방부로 하여금 군 사이버사령부를 통해 정치 여론에 개입하도록 했던 셈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김해영 의원이 공개한 문건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김 의원은 "(김관진 전 국방장관처럼)이 전 대통령 역시 군형법 제94조 제1항의 정치 관여 교사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헌법은 역사적 반성으로 제5조 2항에서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다. 군의 정치 개입에 대해서는 어떠한 성역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김 의원은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했다.


"저는 오늘 군의 최고 통수권자에 대한 군의 불법적인 정치 개입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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