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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혼외자 보도 사찰’ 선데이저널 “다스 실소유주 수사 필요”
[인터뷰] 연훈 선데이저널 발행인 “MB 국정원 사찰, 우회적이면서도 솔직하게 변해… 다스는 MB 소유”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10월 18일 수요일
미디어오늘이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나는 꼼수다 관련 동향” 문건에는 ‘선데이저널USA’가 언급돼 있다. MB 정부 사정기관이 작성해 2011년 10월 무렵 청와대에 보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건에는 “LA 한인 신문인 선데이저널USA 등에서 ‘눈 찢어진 아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전언”이라는 대목이 있다.
이 문건에는 “실제로 선데이저널USA는 지난 11월3일 눈 찢어진 아이 파문 연계, 조OO씨 거취 주목 제하 기사를 보도”했다고도 쓰여 있다. 2011년 10월 선데이저널이 최초 보도했던 MB 혼외자 조아무개씨의 친자확인소송 기사에 대한 보고 내용이다.
선데이저널은 지난 12일 “보도 당시 본지는 친자확인소송을 했던 조씨와 그의 이모 안OO씨와 관련한 내용을 특종 보도하며 본국 정가가 발칵 뒤집힌 바 있다”며 “그런데 6년 만에 당시 청와대가 LA에 있는 본지까지 사찰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LA총영사관의 국가정보원 영사들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의혹의 파문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 MB 정부 시절인 2011년 사정기관이 작성해 VIP에게 보고된 나꼼수 동향 문건.
미디어오늘은 연훈 선데이저널 발행인과 17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MB 정부의 선데이저널 사찰 의혹과 다시 불거진 다스(DAS)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 묻고 답했다. 선데이저널은 국내 언론보다 앞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에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 밖에도 선데이저널은 BBK 주가 조작 사건을 최초 보도하는 등 최고 권력을 상대로 한 비리 보도로 유명하다.
- 청와대 보고 문건을 처음 접했을 때 어땠나? MB 정부 사정기관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상했던 일이다. 공식적으로 우리와 싸워 (혼외자) 사건을 확대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 기관을 동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데이저널은 지난 2004년 BBK 주가 조작 사건을 최초 보도했다. 지금까지 100여 차례 보도해 왔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140억 송금에 대해서는 7년 전에 보도했고 49억 송금 의혹에 대해서도 2004년 보도했다. 친자확인소송을 나서서 막았던 인물들은 2007년 나를 찾아와 ‘대선이 끝날 때까지만 참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든 자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상대로 싸워봐야 손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 선데이저널은 MB의 친자확인소송을 최초 보도했다. 어떤 내용이었나.
“2011년 한국 정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친자확인소송에 휘말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명박 정부의 한 측근을 통해 친자확인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지했다. 우리는 이 소문이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원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해 급기야 사건 번호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사건 번호를 법원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피신청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자라고 주장하는 조OO씨와 그의 이모라고 주장하는 안OO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1년 7월부터 3차례에 걸쳐 MB 사생아 친자확인소송을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4개월 뒤인 11월 ‘나는 꼼수다’에서 ‘눈이 찢어진 아이’에 관한 친자확인소송 내용과 사실을 언급했다. 한국의 일부 진보 언론들이 이를 받아쓰면서 이야기가 커졌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소송을 걸겠다고 운운했고 심지어 나중에 법원 인터넷 망에서 소송 사건 기록이 삭제됐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법원 사건 기록이 삭제된 데는 청와대 압력이 작동했을 것이다.”
- 사생활 영역을 보도하기로 한 까닭은 무엇인가?
“보도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영역이라고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다.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혼외자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왜 사생활인가 묻고 싶다. 한국처럼 정치 지도자에게 높은 도덕 수준이 요구되는 나라에서 혼외자 의혹이 사생활 영역으로 치부될 만한 사안인가? 게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독교 장로였다. 정치인을 떠나 본인이 기독교 장로임을 내세우고 자랑스러워했다면 최소 거기에 걸맞은 처신을 해야 했는데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지 않았나.”
▲ 선데이저널 연훈 발행인. (사진=유튜브)
- 지난 12일 보도를 통해 “이명박 정부는 LA총영사관의 국정원 영사들을 동원해 선데이저널 동향을 매주 체크해 보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 국정원 LA 총영사관 직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연훈 발행인을 접촉했다고 폭로했다. 언제 어디서 만났으며 무슨 이야기를 당시 나눴나?
“LA는 한국 사람들이 많기도 하지만 한 다리 건너면 다 연결돼 있다. 실제 국정원 직원들과 가끔씩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신문이 발행되기 전에 고급 정보를 넘겨 달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 동향을 매주 데스크에 보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국정원 직원들은 상당히 답답해했다. 한국 언론에선 쓸 수 없는 고급 정보와 내용을 LA에서 써대니까 어려움을 토로했다. 과거 군사 정권과 달리 국정원 사찰 방법이 상당히 우회적이면서도 솔직하게 변했다. MB 정부 LA 영사관에 파견된 국정원 직원들의 접촉이 유독 잦았다. 게다가 김재수 총영사 등이 모두 LA 출신 아닌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다. MB 캠프 BBK팀에 있던 김재수씨가 이곳 총영사로 온 것이 무슨 의미였겠나? 바로 그런 일을 하라고 보낸 게 아닌가?”
- 2007년 BBK 사건을 최초 보도하자 MB 측근 정치인들이 직접 LA로 와서 회유와 압박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구체적으로 누구였나?
“박계동 전 한나라당 의원은 2007년 대선 직전 BBK와 관련해 선데이저널 발행인 연훈이 BBK 공작을 주도했다며 언론을 통해 거짓 주장을 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공작정치분쇄 범국민투쟁위원장이던 박 전 의원은 당시 LA까지 나를 찾아와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저와 다소 친분 관계가 있었던 MB 캠프의 신재민과 김효재씨도 대선 전 나를 만나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계속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새로 확인된 사실이 있나?
“지금 나오고 있는 내용들은 이미 2004년부터 2011년, 그 이후까지 보도했던 내용들이다. 다만 청계재단, 김재정씨의 아내 권OO씨 등 다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곳의 동향과 미국 공장 동향은 유심히 체크하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가 확실하다고 믿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그렇게 능력 있는 친구가 아니다. 그런 친구가 고속 승진을 통해 전무 자리에 앉아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나? 이미 고인이 된 이명박씨 처남 김재정씨는 다스의 실질적인 대주주였으나 사후 주식을 청계재단으로 넘겼다. 이 와중에 김재정씨 가족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지만 결국 김재정씨 가족은 매형(MB)의 의중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생전에 친구들이 김씨에게 돈을 많이 벌었으니 ‘한잔 사라’고 하면 그는 ‘나는 허수아비나 다름이 없다. 모든 것은 매형 것’이라고 토로하며 괴로워했다는 친구들의 증언이 있다. 실제 2010년 2월7일 김씨가 61세 나이로 죽기 전까지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과 주식은 청계재단과 이명박씨 측근들에게 넘어갔다. 이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원세훈 원장 시절의 MB 국정원의 정치 개입 및 사찰에 대한 현지 반응도 궁금하다.
“한국 상황과 다를 바 없다. 국정원이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개인이나 정적들을 사찰한다는 자체가…. 아직도 대한민국이 초헌법적이고 독재 국가라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국정원이나 검찰이 정권 주구 노릇을 하며 하수인으로 전락해 정치에 개입하고 불법·편법적으로 정적이나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행태는 어떤 식으로든 단죄를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물론 어디에나 일부 꼴통 보수주의자들의 반발은 있지만 대부분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을 원하고 있다.”
- 최순실 게이트에서 굵직한 보도를 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이후 정권이 교체됐다. 한국의 촛불 국면 어떻게 지켜봤나?
“미르와 K스포츠 재단 배후에 최순실이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재단 의혹과 관련해 TV조선이 한국에서 최초 보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순실이 국정농단 주범이라는 사실은 보도하지 못했다. 우리는 2013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최순실이 박근혜 정권 말 핵이 될 것’임을 경고했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마사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정동춘씨라는 사실도, 최순실씨가 청와대를 드나들고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검찰과 특검 수사를 통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이명박·박근혜라서,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취재한 것은 아니다. 그들이 바로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좌든 우든 가리지 않고 비판하고 있다. 지금 정권도 마찬가지다. 비리가 드러나면 비판하고 폭로할 것이 있으면 폭로하겠다는 신조는 35년 동안 변한 적 없다. 이런 자그마한 노력이 한국 촛불 혁명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면 바랄 것 없이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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