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69303


20세기 최고 스타 마릴린 먼로가 찾은 한국전쟁

[박도 기자의 사진 근현대사 ②] 마릴린 먼로 내한 전선위문공연

17.10.23 10:53 l 최종 업데이트 17.10.23 10:53 l 글: 박도(parkdo45) 편집: 김지현(diediedie)


▲  1954. 2. 16. 20세기의 최고 스타, 마릴린 먼로가 한국전선을 찾아와서 미군장병들을 위하여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 NARA


위문은 반가운 일


내가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을 때 누군가 위문해 주는 일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그때 위문단의 말 한 마디는 천금보다 더 값지다. 


1970년 말, 나는 경기도 파주군 광탄면 소재 금병산 일대의 무장공비 예상 침투로를 지키는 잠복초소장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 소대는 산 중턱에 토굴을 판 뒤 거기서 숙식를 하면서 올빼미처럼 낮에는 자고 밤에는 잠복근무를 섰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토굴 계곡에서 보이는 것을 빠끔한 하늘이요, 들리는 것은 바람소리뿐이었다.


당시 우리 소대는 대대 직할소대로 OO사단 수색중대에 배속으로 파견 근무를 하던 중이었다. 새해 설날을 앞둔 전날 밤, 배속 상관인 중대장에게 일일 결산(보고) 직후다. 그는 내게 내일 설날 아침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부녀회에서 위문단이 부대로 찾아가는데 가장 오지인 당신 소대는 특별히 면사무소에 근무 중인 여성 서기를 보낸다고 선심 쓰듯 말했다.


나는 그 말을 그날 야간 근무자들에게 그대로 전하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은 이튿날 아침 잠복근무 후 취침도 하지 않고, 더플백에서 휴가 갈 때 입는 A급 전투복을 꺼내 다리미로 다려 입었다. 그리고 전투화도 닦고, 면도하고, 내무반도 일대 청소하는 등 야단법석을 떨었다. 나도 물론 그랬다. 


▲  1952. 2. 25. 한국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부산항에 정박 중인 미 해군 Wisconsin 호에서 미 해군 장병들에게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 NARA


▲  날짜 미상. 경기도 파주 금촌의 봉일천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미 해병대 장병에게 감사의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 NARA


산중에 나타난 요정


나무꾼조차 좀처럼 만날 수 없는 깊고도 깊은 산중에 위문을 온다니. 얼마 만의 사람 구경인가. 그때 산중에는 군인만 있었을 뿐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튿날인 1971년 1월 1일 오전 10시, 사단 군목과 함께 부녀회 5인이 떡국 거리를 머리에 잔뜩 이거나 손에 들고서 산중부대에 도착했다. 우리 소대원들은 도열해 박수로 맞았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취사반에서 자기네들이 가져온 떡국을 끓이고, 두 사람은 내무반에서 소대원들과 기타를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날 그 떡국 맛은 유난히 좋았다. 그날 토굴 막사에서 부른 사무소 여성 서기의 노래 솜씨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목마와 숙녀> <그리운 사람끼리>를 불렀던 박인희의 노래 솜씨를 능가했다. 그것은 아마도 군 부대 산중 토굴 막사였기 때문으로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삼삼하다. 


이번 회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주로 미군)을 위문했던 우리나라 어린이들과 20세기를 대표하는 섹시미(美)의 심벌이었던 마릴린 먼로의 내한 전선 위문공연 사진을 공개한다. 


▲  1954. 2. 17. 20세기 최고 스타, 마릴린 먼로가 한국전선을 찾아서 USO Camp Show를 펼치고 있다. ⓒ NARA


▲  1954, 2. 16. 마릴린 먼로가 한국전선을 찾아 위문공연하다. ⓒ NARA


▲  1954, 2. 16. 마릴린 먼로가 한국전선을 찾아 위문공연하다. ⓒ NARA


▲  1954, 2. 16. 당대 최고 스타 금발의 미녀 마릴린 먼로가 군복을 입고서 한국전선에서 수고하는 유엔군 장병들을 위문하고자 무대로 나오고 있다. ⓒ NARA


▲  1953. 12. 23. 한국의 소녀들이 미군부대를 방문하여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 NARA


▲  날짜 미상. 부산, 한 초등학교 어린이가 국군병원에서 퇴원하는 상이군인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 ⓒ NARA


▲  1952. 12. 6. 인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미 해군병원을 찾아 부상병들에게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 NARA


▲  1952. 2. 25. 초등학교 한 어린이가 부산항에 정박 중인 미 해군 Wisconsin 호에서 미 해군 장병들에게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 NARA



덧붙이는 글 | 박도 기자는 현재(10월 22일 출국)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한국 현대사 관련 자료를 수집 중입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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