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아들’보다 ‘부자-서민’ 갈등 더 심각
[2012년 신년특별기획 - 세대에게 길을 묻다]
2012-01-04 오후 2:33:13 게재
한국 사회갈등 현주소 … 양극화가 20·30·40세대 하나로 묶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세대 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20~40대는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50대 이상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게로 쏠렸다.
당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박 후보는 20대에서 69.3%, 30대에서 75.8%, 40대에서 66.8%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경원 후보는 50대 56.5% 60대 69.2%로 고령층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그동안 이념이나 지역갈등에 묻혀있던 세대갈등이 선거에서 불거져 나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세대전쟁이 시작됐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그러나 심층조사 결과 세대갈등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신년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세대갈등보다는 이념갈등이, 이념갈등보다는 계층(빈부)갈등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갈등' 91.5%, '세대갈등' 87.9% = '다음 두 집단의 사이에 갈등이 얼마나 심각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1.5%가 '부유층과 서민층 사이의 갈등'(계층갈등)이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념갈등)을 꼽은 이도 87.9%나 됐다.
하지만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와의 갈등'(세대갈등)에 대해서는 77.0% 정도만 심각하다고 답했고, '영남과 호남'(56.4%), '수도권과 지방'(64.6%) 등 지역갈등은 더 낮았다.
갈등의 심각성 인식정도를 1(아주 미미)~4(아주 심각)로 수치화한 결과도 계층갈등이 3.32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이념갈등으로 3.36이 나왔다. 세대갈등은 2.81에 그쳤다.
2000년까지 우리나라 갈등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지역갈등'은 약화된 반면, '계층갈등'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또한 '세대갈등'이 본격화되기는 했지만 아직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게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일자리나 연금문제 등이 잠재적으로 세대갈등의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계층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26서울시장선거는 세대대결아닌 계층대결 = '계층갈등'이 최상위 갈등으로 자리잡은 것은 경제적 요인 특히 양극화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득권은 부에 부를 더하고, 서민들은 빚에 빚만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계층갈등'이 두드러지게 된 것이다.
결국 세대갈등의 외피를 썼던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가난한 아들과 부자 아빠의 대결' 양상은 '아들 대 아빠'의 세대간 격돌이 아닌 '가난한 사람 대 부자'의 계층갈등의 표출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세계를 흔든 '월가 점령시위(Occupy Wall street)'도 계층갈등의 세계적 표출인 셈이다.
경제위기와 양극화로 인한 계층갈등은 20·30·40세대를 하나로 묶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대는 취업이라는 문제로, 30대는 결혼과 자녀양육 문제로, 40대는 자녀교육과 부모부양, 그리고 자신의 노후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자연스럽게 '부유한' 아빠세대에 대한 '투표연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내일신문 여론조사에서도 계층갈등과 관련해서는 20·30·40대와 50·60대 이상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계층갈등 심각성 인식지수에서 20대(3.42), 30대(3.40), 40대(3.39)는 50대(3.22), 60대 이상(3.18)보다 훨씬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평균은 3.32)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안부근연구소 백왕순 부소장은 "양극화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이상 20·30·40세대의 투표연대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쉽지 않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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