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차벽에 가로막힌 "트럼프 물러가라" 외침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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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에 가로막힌 "트럼프 물러가라" 외침

[현장] 문재인 정부 첫 도심 차벽 등장, "문재인 정부, 촛불 민의와 멀어지고 있다" 비판 나와

17.11.07 16:58 l 최종 업데이트 17.11.07 20:57 l 글: 신지수(clickjs) 사진: 이희훈(leeheehoon) 편집: 홍현진(hong698)

국빈 방한을 한 도날드 트럼프 미 대통령 차량 행열이 7일 오전 서울 광화문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 이희훈

▲ 차벽에 가로막힌 트럼프 규탄 시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오후 트럼프 일행을 태운 차량이 청와대로 갈 때 지나갈 예정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한 규탄 시위가 벌어지자 경찰이 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보이지 않도록 막고 있다. 트럼프 규탄 피켓을 든 시위자들이 경찰버스 보다 높이 올라가 트럼프 일행 차량에서 볼 수 있도록 피켓을 들고 있다.ⓒ 이희훈

▲ 차벽에 가로막힌 트럼프 규탄 시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오후 트럼프 일행을 태운 차량이 청와대로 갈 때 지나갈 예정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한 규탄 시위가 벌어지자 경찰이 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보이지 않도록 막고 있다. 트럼프 규탄 피켓을 든 시위자들이 경찰버스 보다 높이 올라가 트럼프 일행 차량에서 볼 수 있도록 피켓을 들고 있다.ⓒ 이희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7일 오후 3시 12분께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나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하며 광화문광장 남쪽에 모인 'NO트럼프 공동행동' 회원들과 시민들은 이 모습을 보지 못했다. 경찰이 이들 주변에 차벽을 세웠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에서 2시간을 기다린 시민들은 허공을 향해 "트럼프 반대, 전쟁 반대", "트럼프가 국빈이냐", "물러가라"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다.

NO트럼프 공동행동은 이후 논평을 통해 "촛불항쟁 이후 처음으로 차벽이 등장했다"라고 비판했다. "스스로 '촛불'로 세워졌다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차벽을 동원하여, 전쟁위협과 무기강매, 강도적 통상압력을 일삼는 트럼프의 방한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전쟁반대 평화실현의 민의를 국민들, 그리고 트럼프로부터 격리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어 "트럼프에 대한 경호를 이유로, 트럼프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집회와시위의 자유를 봉쇄한 것"이라면서 "차벽과 집회 금지의 본질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며, 이는 박근혜 정부가 자행했건, 문재인 정부가 자행했건 아무런 차이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의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경찰의 광화문광장 봉쇄, 시민들 거센 반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오후 트럼프 일행을 태운 차량이 청와대로 갈 때 지나갈 예정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한 규탄 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오후 트럼프 일행을 태운 차량이 청와대로 갈 때 지나갈 예정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한 규탄 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오후 트럼프 일행을 태운 차량이 청와대로 갈 때 지나갈 예정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한 규탄 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당초 공동행동은 오후 1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세종대왕상으로 가는 길을 철제 펜스와 경찰력으로 막았다. 결국 공동행동 회원과 시민 등 500여 명은 광화문광장 남쪽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전쟁 반대, 무기 강매 중단하라", "트럼프 반대", "트럼프는 오지마라" 등을 외쳤다. 이들은 'No War', 'No Trump' 등이 적힌 비닐 깃발을 흔들며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은 한 시민은 "트럼프는 오늘 공항도 아니고 미군기지를 통해서 우리나라로 들어온다고 한다. 1박 2일 동안 국빈 대접을 받으면서 다른 아시아 나라로 가는 것을 볼 수 없다. 트럼프를 반대한다"라고 소리쳤다.

이후 경찰은 시민들에게 "시민들의 통행로를 막고 있으니 광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 여러분의 의견을 표현하십시오"라고 말하며 경찰력을 투입했다. 시민들은 "나가"라고 소리치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시민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강하게 항의하는 시민 2명은 경찰에 의해 팔과 다리가 들린 채 격리되기도 했다.

오후 2시 경찰은 시민들에게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로 해산할 것을 요청했다. 시민들은 "오후 1시 전부터 길을 막아 세종대왕상 쪽으로 가지 못해서, 세월호광장(광화문광장) 남쪽에서 집회를 한 것 아니냐"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실제로 기자가 오후 1시 세종대왕상 쪽으로 가려했지만 경찰이 펜스와 경찰력으로 막았다. 광장 안에서 움직일 수 없었고, 횡단보도와 연결돼있는 광화문광장 남쪽으로만 움직일 수 있었다.

▲ 차벽에 가로막힌 트럼프 규탄 시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오후 트럼프 일행을 태운 차량이 청와대로 갈 때 지나갈 예정인 서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트럼프 환영집회가 열리고 있다. 트럼프 환영집회는 반트럼프 집회와 달리 차벽을 세우지 않았다. ⓒ 이희훈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반대하기 위해 춘천에서 온 오주성(32)씨는 "경찰은 트럼프를 환영하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해주고 있는데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차벽으로 막고 있다. 경찰이 여기를 열어줬다고 주장하는데, 거짓말이다. 트럼프가 이 장면을 못 보게 하는 의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 나는 것이고 죽어도 한국 사람이 죽는 것이다. 전쟁불사를 외치는 트럼프가 국빈으로 오고 아무런 저항 없이 국회 연설을 하면, 우리 국민이 트럼프의 한반도 전쟁 발언에 동의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비춰질 수 있다. 트럼프에게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국민의 목소리 들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