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79951


국정원 변호사 사망 관련 의혹들... "현장에 제3자 있었다"

사라진 휴대폰 2대는 어디에? 번개탄 피웠는데 손에는 아무 흔적도 없어

17.11.24 16:29 l 최종 업데이트 17.11.24 16:39 l 글: 배지현(creativebjh) 최지용(endofwinter) 손지은(93388030)


고 정치호 변호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기자회견 국정원 사법방해 사건 수사를 받다 사망한 고 정치호 변호사의 유족이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고 정치호 변호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기자회견 국정원 사법방해 사건 수사를 받다 사망한 고 정치호 변호사의 유족이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배지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를 방해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의 사망에 유가족 측이 의문을 제기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정 변호사 유족협의회 변호인단은 24일 오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고 정치호 변호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엔 김용민 변호사 등을 포함한 대리인단 과 정 변호사의 친형인 정아무개씨도 참석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13년 국정원의 '댓글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23일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지난 10월 30일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 인근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 변호사는 2차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정 변호사가 전날인 29일 강릉의 한 해안도로 다리에서 투신을 시도했고, 차량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 등을 이유로 자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국정원 측 또한 유족에 "정 변호사가 검찰 조사에 힘들어했다"는 말을 하는 등 정 변호사의 자살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족과 변호인단은 정 변호사의 죽음이 자살로 볼 수 없는 5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 정 변호사가 사망하기 전날 강릉 바닷가에 다리에서 투신한 것이 자살을 목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고, ▲ 평소 사용하던 3대의 휴대폰 가운데 2대가 사라졌고 ▲ 차 트렁크에 있던 서류를 싸는 보자기 3개 가운데 2개에 가위로 자른 흔적 남아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 정 변호사가 번개탄 연기를 마시고도 전혀 몸부림을 치지 않았고 ▲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던 점 ▲ 메모지에 서로 다른 필체로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던 것 ▲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보이지만 혈중 칼륨농도가 15mEq/l로, 5.5mEq/l 이상인 고칼륨혈증의 칼륨 농도를 훨씬 넘어 선다는 것도 자살로 보기 어려운 근거로 제시했다. 


이날 변호인단은 "(장 변호사는) 수사 대상이라기보다 수사를 지원하는 쪽에 가까웠던 사람"이라며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해서 갖다 주기로 한 다음에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에서 이런 게(잘린 보자기) 발견된 걸 봐서는 급하게 기록을 가져간 걸로 보인다"라며 "왜 이렇게 됐는지 상식적이지 않다. 충분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변호인단은 "제기된 의혹 외에도 디테일 한 여러 가지가 있다"라며 "현장에 정치호 변호사의 전화번호 두 개가 앞뒤로 적힌 메모지 필체를 보면 서로 다른 사람이다. 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일단 현장에 제3자가 있었던 건 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이 사건을 단순한 자살로 단정하고 종결할 게 아니라 의혹들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분명히 밝혀 줄 것을 수사기관에 요구한다"라며 "타살 가능성에 합리적 의심이 충족된다면 살인죄, 위계에 의한 촉탁살인, 자살교사, 자살방조 등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의 형 정아무개씨는 "국정원 직원에게 처음 전화를 받고 난 순간부터 영화에서나 본 이야기들이 제게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라며 "강원대학병원 영안실에서 시신을 확인할 때까지만 해도 자살이라는 경찰의 통보를 믿었는데 춘천경찰서에 보관된 동생의 차량 안을 살펴보고 얘가 이러고 죽었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 부모님은 직감적으로 '치호가 한 짓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라며 "동생이 친구를 만났다는 강원도 원주에서부터 (시신으로)발견된 소양강댐 주차장까지 여러 번 현장을 답사했다. 부검감정서, 변사현장 사진, CCTV 화면, 통화내역, 의료진료서 같은 모든 자료들을 봐도 죽음이 석연치 않다는 것을 하루하루 지나며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동생이 국정원에 입사하기 위해 여러 번 노력했는데 만약 그런 일을 시키는 곳이었다면 본인도 입사하지 않았을 거고 저도 말렸을 것"이라며 "자살인지 타살인지, 만약 자살이라고 하면 누가 동생을 죽게 만들었는지 꼭 밝혀 달라"라고 말했다. "동생이 너무 억울하게 죽었다. 제발 좀 도와달라"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유가족과 변호인단이 제기한 의혹들과 기자회견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의혹 하나, 자살 목적의 투신이라기엔 너무 얕은 바다


고 정치호 변호사가 떨어졌던 다리 유가족 측은 고 정치호 변호사가 익사를 위해 떨어졌다는 다리 아래 수심은 고작 1.5M정도였고, 평소 정 변호사는 수영을 매우 잘했기에 익사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 고 정치호 변호사가 떨어졌던 다리 유가족 측은 고 정치호 변호사가 익사를 위해 떨어졌다는 다리 아래 수심은 고작 1.5M정도였고, 평소 정 변호사는 수영을 매우 잘했기에 익사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 배지현


변호인단은 정 변호사의 자살을 위장한 행동이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뛰어내린 바다의 수심이 1.5m 내외로 깊지 않은 데다 정 변호사가 수영을 매우 잘한다는 이유다. 또, 정 변호사의 형인 정씨는 "이미 구조될 당시 스스로 교각을 잡고 있었고, 제보자에 따르면 다리 주변에 뭘 찾으러 간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며 "(정 변호사에게) 투신 이유를 묻자 그냥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용민 변호사 또한 "이후 주유소에 들른 CCTV를 보면 주유 내내 정 변호사는 뒤를 돌아보며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의혹 둘, 사라진 휴대폰 2대 


변호인단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휴대폰 3대를 사용했다. 2대는 본인 명의인 2G 폴더폰, 나머지는 누구 명의로 개통한 지 알 수 없으나 누나와 친한 변호사들에게 연락할 때 사용한 휴대폰 1대였다. 유족 측은 정 변호사가 사망한 뒤 명의를 알 수 없는 휴대폰 1대와 폴더폰 1대를 찾지 못했다. 유족은 연락을 시도했으나 누군가 "정 변호사 휴대폰이 아니다"라고 받은 뒤 현재까지 전원이 꺼져있는 상태다. 김인숙 변호사는 "사라진 휴대폰의 수신·발신내역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혹 셋, 가위로 자른 흔적이 있는 보자기


고 정치호 변호사 차량에서 발견된 보자기 타살의혹을 제기한 유가족 측은 고 정치호 변호사가 사망한 차량에서 검찰에 제출한 자료가 담긴 3개의 보자기가 발견됐는데, 그 중 두개는 고의로 잘려나간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 고 정치호 변호사 차량에서 발견된 보자기 타살의혹을 제기한 유가족 측은 고 정치호 변호사가 사망한 차량에서 검찰에 제출한 자료가 담긴 3개의 보자기가 발견됐는데, 그 중 두개는 고의로 잘려나간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 배지현


정 변호사의 차량에선 서류를 싸는 보자기 3개가 발견됐다. 보자기는 법조인들이 서류를 가지고 이동할 때 자주 사용하는 도구다. 그런데 발견된 보자기 3개 중 2개는 매듭이 묶여져있으나 가위로 자른 흔적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김필성 변호사는 "누군가 급하게 무슨 기록들을 풀어간 것 같다. (정 변호사는) 수사대상이라기보다는 수사 지원하는 쪽에 가까워 검찰에 자료를 정리해서 가져다주기로 한 다음에 죽은 것"이라며 "충분한 수사가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의혹 넷, 번개탄 연기를 마셨는데 몸부림친 흔적은 없어


유족과 변호인단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잠자는 듯한 모습으로 사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한 사람에게 몸부림친 흔적이 없었다는 걸 지적했다. 김인숙 변호사는 "아까 야외에서 1분 동안 번개탄을 피우면서 연기를 맡았는데 아직까지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슥거린다"며 "그런데 1시간 동안 번개탄을 피운 사람이 아기가 잠을 자듯 얌전하게 있고, 소주병이 얌전하게 그대로 있었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혹 다섯, 유서는 없고 필체가 다른 메모지 있어


또한, 정 변호사의 차량에선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정 변호사의 전화번호가 앞뒤로 적힌 메모지가 발견됐다. 변호인단은 앞뒤 전화번호를 적은 필체도 다르다고 보고 있다. 우선 변호인단은 "정 변호사의 필체인지 먼저 의뢰해볼 필요는 있으나 한 사람이 쓴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의혹 여섯, 지나치게 높은 칼륨 농도


정 변호사의 부검 결과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그러나 사체의 칼륨농도가 15mEq/l로, 고칼륨혈증의 농도인 5.5mEq/l를 훨씬 넘어섰다. 변호인단은 정 변호사가 평소 지병을 앓거나 칼륨과 관련된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김필성 변호사는 "칼륨 농도가 높으면 심정지가 오는데 사망한 이후에 신체변화 과정에서 농도가 올라갈 수도 있으나 납득할 만한 설명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 고발한다고 밝혔는데, 고발 대상은 누구인가?

(변호인단)"더 검토할 필요성은 있으나 현재 상태에서는 성명불상자다. 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태라 그렇다. 범죄 혐의가 의심되면 수사 의뢰할 수 있고,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특정할 수 있을 것이다." 


- (전화번호가 앞뒤로 적힌) 메모지가 한 장 나왔다고 했는데, 각각 (다른 필체로) 쓰여 있다고 했다. (해당 번호는)정치호 변호사 명의로 개통된 폰인가 아니면 명의 확인되지 않은 번호인가? 

"둘 다 정치호 변호사 명의다." 


- 필적은 누구 것인지 확인됐나? 

"현재는 알지 못한다. 정 변호사 필적인지 확인받아볼 필요가 있고, 앞뒤 필적이 육안으로 봐도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쓴 건 아닌 것 같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 부검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dl)였다." 


- 부검에서 바늘이라던가, 다른 흉터 소견은 없었나? 

"허벅지 안쪽에 주삿바늘 자국이 나와서 처음에 그 부분이 의심스러웠는데, 검안의가 혈액을 그쪽에서 채취했다고 간접적으로 들었다. 직접 확인한 건 아니다. 여전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이유로 따로 말씀드리진 않았다." 


- 사망현장에서 검찰에 제출하려고 했던 자료는 전혀 발견 안 됐나? 

"보자기 총 3개가 발견됐다. 사진으로 찍었던 건 2개가 고의로 잘린 흔적들이 있었다." 


- 원래 세 개였는데 두 개에서만 잘린 흔적이 발견됐나? 

"세 개가 발견됐고, 두 개가 잘려있었다. 여행용 가방도 발견됐는데 비어있는 상태였다. 추측건대 기록을 넣었으면 그 여행용 가방에 보자기 3개를 넣어놓고 다니지 않았을까." 


- 국정원 파견검사라는 건 현재 파견가 있는 검사를 말하는 건가? 

"현재 파견돼 있는 검사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상급자다." 


- 2013년 '현안TF'(사법방해TF) 소속 검사와 통화내역은 없나? 

"통화내역 분석이 덜 돼 있긴 한데, 저희가 그분들 연락처를 모르기 때문에 현재로선 확인이 안 된다." 


- 칼륨 농도는 치사량이 있나? 

"대충 7(mEq/l) 이상이면 심정지 올 수 있다고 한다. 지금 15(mEq/l)가 넘기 때문에 치사량이 충분했다." 


- 술을 마신 파견검사랑 통화한 파견검사는 동일 인물인가? 이 사람은 법률보좌관실 소속인가? 

"동일 인물이고, 감찰실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다. 바로 상급자인 것으로 안다." 


- 국정원 최근 입장 내놓은 게 있나? 

"유족이 말한 정도 수준이다. 수사 압박을 강하게 느껴 자살한 것으로 국정원은 몰고 가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전달받는 수준이다. 그 부분도 상당히 의심하고 있다."


-10월 26일에 '초주검이 된 상태였고, 죽고싶다' 이런 발언은 사망 직전에 국정원 권 과장이 형에게 얘기했다는 건가? 

(유가족) "그렇다. 26일 아침에 산책하면서 이미 죽겠다고 얘기하고 그게 너무 심해서 동료직원이 과장한테 보고해서 같이 모여서 한 시간 회의하고, 살다 살다 그런 얼굴은 처음 봤다, 죽은 사람 같더라고 얘기했다. 저한테 계속 죽으려고 마음먹은 것 같다며 암시를 했다. 마지막으로 헤어지면서 결정적 멘트는 혹시 가족들이 국정원에 전달할 말씀이 있냐고 했던 거다. 그 상황에서 할 질문 아니라 당황했다. 


전날 춘천 IC 들어간 게 포착됐으니 '운전병하면서 사법고시 봤는데 그분(군복무 당시 상급자)을 아마 만나러 간 것 같다. 그분 수배해서 꼭 찾아 달라. 그분이랑 같이 있을 것 같다. 실종된 것 덮지 마시고 공명정대하게 조사해주실 것 부탁드린다'고 하니까 더 전할 말씀 없냐고 했고, 25분 뒤에 사망했다고 전달받았다. 제 생각에 국정원 직원은 도착하기도 전에 알고 있었거나 들었을 것 같다. 저는 집으로 가는 길이었고 그분은 회사에 도착한 것 같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주 빠르게 연락이 왔다." 


- 10월 30일 형이 통화한 내용(통화 내역은 삭제 상태)은 뭔가? 

(유가족)"핸드폰은 누구랑 통화하면 내역이 계속 남아 있는데, 공교롭게도 국정원 과장과 통화한 내역은 삭제돼있고, 전날 지인이 알려주셨던 통화내역도 지워져 있다. 통화 내역 뽑아 비교해보니 거기엔 남아있었다. 제가 지울 리는 없다. 중요한 자료인데."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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