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81091


이철호·김현태, '세월호 유골' 추측마저 틀렸다

[해설] 허다윤·조은화양 아닌 이영숙씨 유골로 판명, '위험한 판단' 책임 묻게 될 듯

17.11.28 22:29 l 최종 업데이트 17.11.28 22:30 l 소중한(extremes88)


 16일 오후 전남 목포 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앞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수색 종료 방침을 수용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16일 오후 전남 목포 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앞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의 수색 종료 방침을 수용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이철조 전 본부장과 김현태 전 부본부장의 추측은 결국 틀렸다. 


두 사람은 지난 17일 세월호에서 발견된 유골을 조은화·허다윤양(세월호 인양 후 수습)의 것으로 추측해 발견 직후는 물론, 20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질책 후에도 미수습자 5인(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권혁규 부자)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해수부는 28일 2차 조사 결과 발표에서 발견된 유골을 DNA 검사한 결과 이영숙씨(세월호 인양 후 수습)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장 우려했던 상황, 즉 발견된 유골이 미수습자 5인의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일단 다행인 상황이다. 그러나 이 결과가 이철조 전 본부장과 김현태 전 부본부장의 판단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줄곧 발견된 유골을 조은화·허다윤양의 것이라 확신했고, 그에 따라 21일 조은화·허다윤 가족에게만 발견 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잘못된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내린 두 가지 위험한 판단


 세월호 유골 은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해수부 김현태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 전 부단장이 24일 오후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  세월호 유골 은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해수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의 김현태 부본부장과 이철조 본부장(왼쪽부터)이 지난 24일 오후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 이희훈


17일 유해가 발견된 후 이철조 전 본부장과 김현태 전 부본부장이 취한 조치는 아래와 같다.


17일 유해 발견 사실 인지 후 함구 →18일 미수습자 5인 장례식 후, 20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유해 발견 사실 보고 →김영춘 장관으로부터 "매뉴얼대로 하라" 지시받았지만 21일 오후 2시께 조은화·허다윤양 가족 및 선체조사위원회(아래 선조위)에만 전달(미수습자 가족은 21일 오후 6시께 선조위로부터 유해 발견 사실 전달받음)


이를 두고 김영춘 장관은 지난 23일 1차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철조 전 본부장과 김현태 전 부본부장이) 17일 발견된 유골을 허다윤·조은화양의 것이라고 예단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풀어보면, 두 사람은 두 가지 잘못된 판단을 했다. 하나는 '유골이 나온 폐지장물의 출처는 세월호 4층 객실이다'라고 판단한 점이고, 다른 하나는 '4층 객실 폐지장물에서 나온 유골은 무조건 조은화·허다윤양의 유해다'라고 판단한 점이다. 실제로 세월호 선미 4층 8인 다인실은 조은화·허다윤양이 사용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이날 목포신항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는 굉장히 위험한 판단이었다. 


관계자들은 통상 세월호에서 꺼낸 폐지장물을 특별한 구분 없이 목포신항 한 편에 쌓아 놓는다고 밝혔다. 대략 세월호 선체 어느 곳에서 나온 것인지 예상할 수는 있지만 그 장소를 명확히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얘기였다. 해수부 역시 공식 발표에서는 폐지장물을 꺼낸 장소를 '4층'이 아닌 '객실구역'으로만 밝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본부장과 김 전 부본부장은 폐지장물의 출처를 4층 객실로 특정하고 발견된 유골을 허다윤·조은화양의 것이라고 오판한 것이다. 


때문에 유골의 실제 주인으로 밝혀진 이영숙씨(지난 5월 22일 세월호 3층 선미 좌현 객실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채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견)도 정작 유골의 주인일 가능성에서 자연스레 배제됐다.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이영숙씨의 유가족은 유골이 이영숙씨의 것으로 밝혀진 이날(28일) 오후에서야 처음 해수부의 연락을 받았다. 이영숙씨의 유가족 또한 미수습자 가족처럼 이번 사태의 또 다른 피해자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매뉴얼대로 조치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논란이었다. 두 사람이 "유골이 세월호 어디에서 발견됐든 특정 희생자로 가정해선 안 된다"는 명제를 월권과 독단으로 어기면서, "17일 발견된 유골을 미수습자 5인의 것이 아니라고 가정하면 안 됐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더구나 두 사람의 추측과는 다르게 유해의 주인이 이영숙씨로 밝혀지면서 그들이 그 동안 내놓은 해명의 정당성마저 타격을 입게 된 상황이다.


전 특조위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폐지장물의 출처를 세월호 4층으로 추측한 것, 그리고 4층 폐지장물에서 유해가 나왔다고 해서 그것을 조은화·허다윤양의 것으로 예단한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판단이었다"라며 "해수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자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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