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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악’ 비명 최순실, 오늘은 “독일 갔다 오든가” 특검에 핀잔

등록 :2017-12-20 11:59 수정 :2017-12-20 17:09


이재용 재판 증인으로 나와 적극 증언

증인신문 중 특검에 “독일 갔다 오든가…” 

재판부엔 “질문 하나 더 받고 쉴까요” 당당

“대통령에게 말에 대해 말하지 않아…

삼성이 유라만 지원하지 않았다” 주장


지난 1월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최순실씨.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 1월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최순실씨.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에게 말에 대해 얘기한 적 없고, 삼성이 유라만 지원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 14일 검찰의 징역 25년 구형에 충격받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은 “독일을 갔다 오든가 말을 좀 연구해라”, “뭐를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질문이 이해가 안 된다”며 특검과 증인신문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재판부를 향해서도 “좀 쉬어야 할 것 같은데요”, “한 가지 더 질문받고 쉴까요?”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여 방청석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의 재판을 열고 최씨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최씨는 지난 7월 이 부회장의 1심 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딸 정유라씨의 ‘깜짝 증언’에 “특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하지만 최씨는 이날 재판에서 진술을 피하지 않았다.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에게 말에 대해 말한 적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최씨는 “대통령에게 말값이나 말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2016년 1월12일자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이재용 부회장 인사-현명관 회장, 승마협회장-현 회장 연결, 승마협회 필요한 것 마사회 지원’ 등이 적혀있었다. 특검은 삼성의 승마지원 시기 전후로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적힌 삼성 관련 메모가 있어,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한 말을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의 수첩 관련 질문이 계속되자 최씨는 “수첩에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2016년 7월25일 이 부회장의 단독면담 전후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주고받은 네 차례 전화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특검이 “단독면담 사실을 알았느냐”고 묻자 역시 부정했다. 최씨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무시하는 이야기다. 저는 총수들 면담 관심도 없다. 거기서 뭐 들을 게 있다고 관심이 있냐”고 말했다. 차명 휴대전화로 박 전 대통령과 자주 통화한 이유를 묻는 말에도 최씨는 “개인적인 이유라 말씀드릴 수 없다. 40년 지기니까 그런 통화를 할 수도 있다. (통화내용을) 물어보는 건 실례인 것 같다”면서도 “업무 관련 내용을 할 관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씨는 이날 특검과 자주 맞서 재판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삼성에서 말 구입 계약 체결해 줄 테니 말을 알아보라고 해서 정유라씨가 비타나·라우싱을 탄 게 아니냐”는 특검의 질문에 최씨는 “삼성 로드맵에 의해 진행된 건데 검찰은 유라 위주로 묻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재판부에도 “시승을 했다고 해서 유라 것이 아니고 로드맵에 따른 것”이라고 억울하다는 듯 말했지만, 재판부는 “쟁점이 되는 부분이니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제지했다.


특검이 최씨가 “그랑프리급 말을 사야 한다”고 했다는 정유라씨의 증언을 재확인하자, 최씨는 “검찰이 유도한건지 걔가 생각한 말인지 모르겠다. 뭘 물어보는 지 모르겠다. 걔 신문사항을 봤는데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나서 최씨에게 “질문을 잘 들어달라. 질문을 정확하게 하고 있는데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느냐”라고 되물었다.


최씨는 증언을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나자 재판부에 “잠깐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 시작했고, 재판부가 주저하자 “한 가지만 질문받고 쉴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10분간 휴정하려 했으나 “15분만 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최씨의 요청에 오전 11시45분 재판이 재개됐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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