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113202705871?s=tv_news#none


의문의 '개성공단 폐쇄' 2년..주민센터가 대체부지?

이덕영 입력 2018.01.13 20:27 수정 2018.01.13 21:18 


[뉴스데스크] ◀ 앵커 ▶


2년 전 전격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한 뒤 남쪽으로 내려오는 기업인들의 차량 모습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슨 근거로 개성공단을 갑자기 폐쇄했는지,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습니다.


정부는 당시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게 보상금이나 대체부지 제공 같은 지원책을 내놓았는데, 과연 제대로 됐을까요.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북 익산의 평범한 2층 건물.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제공된, 이른바 '대체부지' 중 한 곳입니다.


원래는 주민센터였습니다.


[정진열/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우리가 쓰기에 충분치 않은 좁은 공간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급하니까…"


개성에서 3천3백 제곱미터에 달했던 공장이 순식간에 30분의 1로 줄어든 상황.


어디 하소연도 못했고, 그나마 6개월 만에 나와야 했습니다.


[정진열/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시에서도 오랫동안은 빌려줄 수가 없다, 그러니 비워달라고 해서 다시…"


대체부지를 스스로 포기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 업체는 정부가 제공한 시화공단 대체부지에서 나와 최근 빚을 내 김포에 공장을 마련했습니다.


대체부지로는 작업 공간이 좁아 생산 시설을 갖추기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박남서/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대량생산하거나 제대로 공장 가동한다고 하기 위해서 (대체부지에) 간 것이 아니고 마무리를 지어주기 위해서 우리 거래선들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서…"


명칭은 그럴듯하지만 대체부지란 게 이런 식이다 보니 지금까지 업체가 입주해있는 대체부지는 56곳 중 5곳에 불과합니다.


[이희건/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대체부지에) 대다수의 기업은 여러 가지 환경이 맞질 않았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그것 때문에 계속 망설여온 기업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이미 업체 10여 곳이 휴업 상태에 빠졌습니다.


창고에는 불량품을 교환해줄 옷을 담은 상자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 모든 게 멈춰 섰습니다.


스포츠 의류 등을 생산하며 정부를 믿고 공장을 통째로 개성으로 옮겼는데 남은 건 빈손뿐입니다.


[이은행/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멀쩡히 돌아가던 회사를 이렇게 망가뜨려 놓는 게 바로 국가라고, 전 정권이라고 생각하면 기가 막힐 노릇이죠."


누적된 빚더미는 더 심각합니다.


개성공단 등록 1호 공장으로 개성에 모두 25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공단 폐쇄 후 남북경협 보험금 20억 원, 유동자산 보상금 15억 원이 받은 돈의 전부.


나머지는 고스란히 빚으로 조여오고 있습니다.


[유창근/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그냥 수치상으로만 받은 거지…실제로 기업들이 회생하기 위한 자금으론 역부족이었죠."


피해를 입은 건 기업인만이 아닙니다.


개성공단의 한 의류업체에서 공장장으로 일하던 홍재왕 씨.


홍 씨는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고 50대 중반을 넘은 나이에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홍재왕/개성공단 입주업체 근무] "회사와 직장, 저의 직장과 이런 거를 한꺼번에 다 빼앗아 가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란 것도 찾을 수가 없고…"


생업을 잃은 이들은 일용직을 전전하기도 하고,


[김영복/개성공단 입주업체 근무] "일 있으면 가서 일 해주고 아니면 말고 거의 그런 상태지."


일자리를 찾아 해외까지 떠도는 실정.


[임기택/개성공단 입주업체 근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저는 나가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국내에서는 우리가 설 자리가 없기 때문에…"


입주업체들이 주장하는 피해금액은 1조 5천억 원에 달하지만, 폐쇄과정만큼이나 사후대책 역시 졸속이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이덕영기자 (deo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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