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80989&PAGE_CD=N0120

낙동강 보며 3시간 33분 동안 '333번' 절한 까닭은?
창원민예총 등, 창녕함안보 주차장에서 "언 강에 절하다" 행사 가져
12.01.07 17:13 ㅣ최종 업데이트 12.01.07 17:13  윤성효 (cjnews)

"우리의 죄를 고백하며 절을 올립니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333번 절을 했다. 시인·음악가·환경운동가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등 시민 30여 명이 3시간33분 가량 절을 한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파괴된 강을 향해 속죄하는 절을 올렸다.
 
창원민예총·생명평화결사·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운동본부는 7일 오후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전망대 주차장에서 "언 강(江)에 절하다"는 제목의 행사를 열었다.
 
▲ 창원민예총, 생명평화결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운동본부는 7일 오후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전망대 앞 주차장에서 '생태 파괴'에 속죄하는 의미에서 "언 강에 절하다"는 제목으로 '333번' 절하기를 했다. ⓒ 윤성효

낙동강을 바라보고 서서 '생명평화 100배 서원문'에 따라 절을 계속 했다. 절하기는 이날 낮 12시경 시작되어 오후 3시 33분경에 끝났다. 4대강사업으로 죽어간 강의 생명과 17명의 건설노동자들을 생각하며 '속죄의 절'을 한 것이다.
 
이들은 이성헌 작가가 펼침막 위에 검정색 물감을 칠해 놓은 설치미술 작품 위에 방석을 놓고 절을 했다. 검정색 물감이 칠해진 펼침막은 죽은 4대강을 의미한 것이다.
 
영산풍물단 '큰들'의 길놀이 공연부터 열렸다. 지역가수 김산·이경민·하제운씨가 '강의 노래'를 불렀고, 경상남도의원인 김경숙 시인(필명 김경)이 "2010, 낙동강-함안보에서"라는 제목의 자작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창원민예총 김유철 회장은 "지난 여름에 와서 강을 보니 얼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 강에는 인간의 욕심만 가득하다. 강 바닥이 파이고, 생명들이 죽어갔으며, 급기야 인간도 죽었다"면서 "강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는데, 우리라도 나서서 속죄를 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 창원민예총, 생명평화결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운동본부는 7일 오후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전망대 앞 주차장에서 '생태 파괴'에 속죄하는 의미에서 "언 강에 절하다"는 제목으로 '333번' 절하기를 했다. ⓒ 윤성효

왜 3시간33분 동안 333번의 절이냐는 물음에, 그는 "인간의 욕심으로 강은 이제 '사대강'이 되었다. '죽을 사(死)'자다"면서 "숫자 '3'은 상생이며 희망이다. 강을 원래대로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장 추운 날을 택해 절하기를 하려고 '소한' 다음 날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숙 경남도의원은 "지난해 창녕함안보 공사가 한창일 때 낙동강에 와서 보고 놀랐다. 그 때 쓴 시에서는 '겹겹의 물무덤'이라고 했다"면서 "강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한 속죄의 마음을 담아 절을 했다"고 말했다.
 
고승하 경남민예총 회장은 "인간의 욕심으로 많은 생명들이 사라졌다. 미안한 마음이다.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 사람이 가진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생명한테 미안함을 가지며 절을 했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쇼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것이라도 해야 하는 심정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안함이 풀리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창원민예총, 생명평화결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운동본부는 7일 오후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전망대 앞 주차장에서 '생태 파괴'에 속죄하는 의미에서 "언 강에 절하다"는 제목으로 '333번' 절하기를 했다. 사진은 생명평화결사 권술용씨가 두 손을 모은 모습. ⓒ 윤성효

제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활동을 벌이다 참석한 '생명평화결사' 권술용(대전)씨는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자 반대를 외쳤지만 좌절 속에 있다. 그러나 그런 활동이 큰 물결로 이어지리라 본다"면서 "4대강사업으로 죽어간 강을 보며 참회하는 심정으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조세현 진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낙동강을 보면 가슴이 먹먹하다. 절을 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고, 강이 제대로 흐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녕함안보 건설에 반대하며 고공농성을 벌였던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도 참석했다. 그는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과 함께 지난 2010년 7월 22일부터 8월 10일까지 20일 동안 창녕함안보 공사장에 설치돼 있던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던 것이다.
 
▲ 창원민예총, 생명평화결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운동본부는 7일 오후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전망대 앞 주차장에서 '생태 파괴'에 속죄하는 의미에서 "언 강에 절하다"는 제목으로 '333번' 절하기를 했다. 사진은 김유철 시인이 강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모습. ⓒ 윤성효

이 사무국장은 "고공농성을 벌였지만 보 건설을 막지 못했다. 완공된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작은 정성이지만 오늘 절하기를 계기로 해서 강이 다시 복원되기를 바란다"면서 "보 공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성찰과 반성으로 절을 했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 저지 투쟁을 벌였던 이경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절을 해야 할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다시는 생명파괴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절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을 뽑은 국민이 잘못이고, 우리 모두의 잘못이기에 성찰하는 의미에서 절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노창섭 창원시의원과 윤덕점 마루문학회 회장,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또 고등학교 3학년인 정화윤(18)․우경민(18)․김용희(18)군도 절을 했다. 현장에는 창녕경찰서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도 나와 지켜보았다.
 
▲ 창원민예총, 생명평화결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운동본부는 7일 오후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전망대 앞 주차장에서 '생태 파괴'에 속죄하는 의미에서 "언 강에 절하다"는 제목으로 '333번' 절하기를 했다. 사진은 창원민예총 회장인 김유철 시인과 경남도의원인 김경숙 시인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윤성효

다음은 김경숙 시인이 쓴 "2010, 낙동강-함안보에서"라는 제목의 시 전문이다.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 허둥거리는 너는/이미 강이 아니다/처음의 제 물길을 따라 들짐승처럼 그렁그렁 흘러갈 때/너는 낙동강이다/갈겨니에게도 수다를 놓고/입자 고운 물꽃살 흩날리며/무장무장 흘러온 너는/별이고 구름이고 자유/재잘거리는 아이들이고, 고봉 밥상 차려내던 어머니/들일 마치고 귀가하던 아버지였다/그들이 떠나고 기어코 강은 귀가 멀었다/길을 잃어버리고/발목이 퉁퉁 부었구나/썩은 천민자본만이 가득 하구나/하루치의 일몰이 건너와 울타리를 치는 저년, 그러나 친구여/힘내라 구름양조장/너는 이미 공평무사의 물길을 잃고/어제까지 자유였지만/나는 맨드라미보다 먼저 죽고 맨드라미보다 오래 살아/이 판정에 개입해/너의 물길을 기억할 것이다/겹겹의 물무덤 지켜볼 것이다."
 
▲ 창원민예총, 생명평화결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운동본부는 7일 오후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전망대 앞 주차장에서 '생태 파괴'에 속죄하는 의미에서 "언 강에 절하다"는 제목으로 '333번' 절하기를 했다. ⓒ 윤성효

▲ 창원민예총 회원 이경민씨가 7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전망대 주차장에서 열린 "언 강에 절하다"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윤성효

▲ 경상남도의원인 김경숙 시인이 7일 오후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전망대 주차장에서 열린 "언 강에 절하다" 행사에 참석해 자작시 "2010, 낙동강-함안보에서"를 낭송하고 있다. ⓒ 윤성효

▲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공사가 완공된 가운데, 고정보 위쪽은 물이 흐르지 않으면서 추운 날씨 속에 얼음이 얼어 있었다. ⓒ 윤성효

▲ 낙동강사업 18공구 창녕함안보. ⓒ 윤성효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