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130200002482?s=tv_news#none


"'박종철 고문' 경관 더 있다..비망록 받아 법무부에 보고"

김종원 기자 입력 2018.01.30 20:00 수정 2018.01.30 20:45 


<앵커>


이번 달 14일이었죠, 박종철 열사 31주기를 맞아 저희 취재진은 당시 고문에 가담했던 경관들의 행적을 계속 추적해왔습니다. 지난 1987년 1월 사건 직후 구속된 경관 2명 가운데 1명인 강진규 씨를 접촉할 수 있었는데, 강 씨가 사건 수사 초기 고문에 가담한 경관이 3명 더 있다는 내용의 비망록을 10쪽 정도 썼고, 이걸 건네받았다는 당시 교도관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종철 열사 사망 직후 꼬리 자르기 식으로 구속된 경찰관 2명을 담당했다는 전 영등포 교도소 교도관 소영환 씨.


소 씨는 경사 계급이었던 갓 서른 나이의 강진규 씨가 수감 직후부터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합니다.


[소영환/1987년 당시 영등포교도소 교도관 : (강진규 경사에게) 지금까지 사실대로 조사를 안 받았느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그렇지 않다고 해서 그럼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진술을 해라(라고 설득했죠.)]


이 제안을 받고 강 씨는 편지지 5장, 앞뒤로 10쪽 분량으로 고문 치사 사건의 경위를 적어 소 씨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소 씨는 비망록 원본을 촬영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취재진에게 보여줬습니다. 글을 쓴 강진규 씨의 동의를 받지 못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영환/1987년 당시 영등포교도소 교도관 : 편지 원본은 이겁니다. 촬영은 하지 마시고.]


대신 31년 전 자신이 그대로 옮겨 적은 비망록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글에는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경찰관 5명이 서울대생 박종철을 어떻게 고문해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앞서 구속된 경관 2명 외에 고문에 가담했던 황정웅, 반금곤, 이정호의 이름도 적시돼 있습니다.


비망록을 전달받은 소 전 교도관은 바로 상부에 보고했고 법무부까지 전달됐다고 말합니다.


[소영환/1987년 당시 영등포교도소 교도관 : (비망록 내용을 알린 이후 담당 검사이던) 안상수 검사가 교도소로 와서 (은폐 사실에 대한) 얘기를 했다고 했어요. 그 뒤에 법무부 장관까지 오신 걸로 제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강 씨가 이 비망록을 써서 교도관에게 넘긴 건 1987년 1월 말에서 2월 초. 고문 경찰관이 더 있단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이 1987년 2월 27일이었다는 검찰의 주장보다 앞선 시점입니다.


검찰은 고문 경찰이 더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았으면서 진상 축소 은폐를 묵인·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SBS가 접촉한 강진규 씨는 역사의 죄인이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어렵게 심경을 밝혔습니다.


[강진규 前 경관/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 가담 경찰 : 우리는 그때 그렇게 교육도 받고, 그게 국가를 지키고, 그게 최고인 줄 알고 살았던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그게 잘못됐다는것을 알고 내 인생 송두리째 없어진 거 아닙니까. 그 뒤로 저는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안 했던 거예요.]


강 씨는 이 비망록을 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필적이나 대공분실 상황에 대한 상세한 기술을 근거로 여러 차례 묻자 비망록 작성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주용진,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김준호)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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