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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유지하려 국민 호주머니 털다니…"
언론계 "KBS 수신료 인상은 꼼수…한나라당 철회해야"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입력 : 2012-01-07  19:28:37   노출 : 2012.01.07  19:44:43
 
한나라당이 미디어렙 법안 처리에 앞서 KBS 수신료 인상을 시도한 날치기를 강행하자 시민사회와 언론계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이들은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며 결코 타협하거나 용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나라당 국회 문방위원들이 지난해 말 미디어렙 논의와 KBS 수신료 인상안을 연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가 지난 5일 돌연 KBS 수신료 인상 소위안 설치를 날치기 처리한 데 대해 “이번 소위가 2월 수신료 처리를 위한 요식 절차임을 반증해 주는 것이자 ‘수신료 처리없이 미디어렙법 통과도 없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찾는 후에 처리될 수 있는 문제이며, KBS가 보여준 그간의 행태는 수신료 인상의 근거 자체를 지워버렸다”며 “KBS가 ‘도청 의혹’에 관한 명확한 규명을 외면하는 한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을 받아들일 국민은 없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속셈이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 시도라는 게 드러나면서 미디어렙법만 ‘나쁜 법’이라는 인식이 심어지게 될 것을 두고 언론노조는 “이제 한나라당의 수신료 연계 처리 책동으로 인해 미디어렙법의 본회의 처리는 추동력을 잃고 불투명해졌다”며 “이번 임시국회 내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미디어렙법을 논의하고, 불비(不備)한 점을 보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뉴스9>

언론노조는 수신료 인상 문제에 대해 “공영성 복원 없이 미디어렙법과 수신료를 연계 처리하려는 한나라당의 책동은,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제도적 장치인 미디어렙법을 볼모로 삼아 어용방송으로 추락한 KBS를 위해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뜯어내겠다는 ‘협박’일 뿐”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에 대해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조중동 족벌을 위해 복무하며 양심적인 언론에 족쇄를 물린 이명박 정권을 계승할 것인가? 언론 생태계의 붕괴를 막으려는 진정성을 갖지 않는 한 박 위원장의 ‘쇄신(刷新)’은 아버지의 ‘유신(維新)’ 망령을 떨쳐버리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성명을 내어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현 정권 들어서 철저하게 자신의 입장을 대변한 관제방송 KBS에게 선물을 주고, 그럼으로써 다가오는 선거에서 더욱 충실히 서비스할 수 있도록 당근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언론연대는 “현 정권 들어 철저하게 공공성을 방기하고 저널리즘을 포기한 KBS가 집요하게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은 명명백백한 사실”이라며 “자사 이해관계 때문에 일방적 왜곡 보도를 서슴지 않는, 뉴스의 정도를 이탈한 MBC의 잘못된 행태 빼닮은 이기주의고 기회주의적 행태다. 1000원 수신료 인상을 시도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회를 엿보던 KBS 로비가 낳은 사악한 산물”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KBS수신료 소위원회 구성 관련 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하자, 김재윤 민주당 간사가 전재희 문방위원장(가운데)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최훈길 기자 chamnamu@

언론연대는 “수천만 시청자들이 절대 허락하지 않을 수신료 인상안 ‘논의’는 당장 멈춰라”라며 “수신료 인상안을 갖고 민주통합당과 ‘빅딜’을 꾀려는, 민주 시민들이 결단코 방관하지 않을, 한나라당의 궤멸만 자초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도 언론연대는 “한나라당의 회유나 KBS의 겁박에 굴복하여, 혹은 내부의 원칙 없는 기회주의 탓에, 우물쭈물 눈치 보는 짓을 관두라”며 “미디어렙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만 최선을 다할 것이며, 동시에 수신료 인상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 어떤 정치적 타협의 여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언론연대는 “한나라당의 그 어떤 수신료 인상 시도를 고발하며 그 어떤 꼼수에도 단호하게 반대하고 결사코 투쟁할 것”이라며 “수신료 인상 시도가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당장 그 음모를 폭로하고 해당 의원과 당 모두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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