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3171544011
태극기집회의 동상이몽
류인하·정용인 기자 acha@kyunghyang.com 입력 : 2018.03.17 15:44:01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국저본 세 갈래로 갈라져, 다른 투쟁노선 내세우지만 속내를 보면…
모두가 같은 공간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지만 저마다 외치는 구호는 다르다. 한쪽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을 외치고, 다른 쪽에서는 “빨갱이들은 물러가라”, “미군 철수 반대”를 외친다. 행진하는 방향도 제각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가 다 같은 태극기 집회 참가자로 보이지만 내부를 좀 더 유심히 살펴보면 말 그대로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태극기 부대’의 뿌리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약칭 탄기국)’다. 탄기국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발의를 기점으로 박사모와 어버이연합, 재향군인회, 엄마부대 등이 모여 결성된 단체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대통령 탄핵 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약칭 국저본)’로 명칭을 변경했다.
국저본은 이후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대한애국당(대표 조원진 의원)이 이끄는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1천만 국민운동본부’와 ‘태극기 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대표 손상대·이두호)’, ‘문재인 정권 퇴진촉구 애국의병 혁명본부’ 등이다.
태극기 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는 지난해 4월 22일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발족식을 열면서 박사모와 거리를 뒀다. 당시 발족 선언문을 보면 “우리는 박사모가 아니다”라는 부분이 나온다.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아닌, 보수우파의 가치관 수호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의 정책에 대해서도 반대집회를 여는 등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로 강남역 코엑스 주변에서 집회를 벌여오다 최근 들어 대한문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요구도
문재인 정권 퇴진촉구 애국의병 혁명본부는 유튜브 동영상 ‘봉주르 방송국’을 중심으로 뭉친 집단이다. 이 집단은 정영모 정의로운시민행동 대표가 중심이 돼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희망제작소를 통해 불법모금한 기부금 148억여원을 불법사용한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 앞에서 대형 태극기를 들고 철거요구 집회를 하기도 했다.
국저본에서 갈라져 나오지는 않았지만 태극기 집회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는 집단이 조갑제TV를 중심으로 뭉쳐진 조직과 미디어워치 독자를 중심으로 모인 조직이다.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여러 단체들의 복잡한 분파는 외부적으로는 ‘투쟁노선’ 상의 차이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17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서는 집회참가자들 간에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집회참가자들은 “배신자 권영해, 정광택, 정광용!”을 외치며 고성을 지르다 조기해산했다. 집회참가자들은 애국신당 새누리당의 대표였던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이 홍준표 지지선언을 하고 돌아선 것을 두고 비난을 퍼부었다. 탄기국 집행부가 수십억원대의 기부금 횡령을 한 의혹이 불거진 시점이기도 했다.
‘태극기 부대’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국 돈 문제가 얽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정권 퇴진촉구 애국의병 혁명본부’ 정영모 대표 측은 각 조직으로 분화되기 전 당시 탄기국 사무총장이었던 정광용씨 등 집행부를 40억원대 기부금 횡령 및 사기·배임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내부갈등도 빚고 있다. 한 태극기 집회 참가자는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좌파도 아닌데 왜 이렇게 보수가 분열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돈이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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