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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전대 주인공은 청와대” MB 남자들이 돈·조직 주도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입력 : 2012-01-12 03:04:33ㅣ수정 : 2012-01-12 03:04:39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이 ‘MB(이명박 대통령)의 남자들’로 향하고 있다. 

“2008년 전대의 주인공은 청와대다.”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한 의원이 기자와 만나 한 말이다. 박 후보 추대부터 자금 모금 등의 선거를 기획·주도한 인물이 권력 핵심부라는 뜻이다.

박희태 후보 추대는 2008년 4월 총선 후 이 대통령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결심으로 알려진다. 이런 뜻은 5월 초쯤 당 지도급 인사와 박 후보에게 전달됐다. 당시 “박희태는 MB 뜻이다. 배지(국회의원)도 아닌데 세다”는 말이 청와대에서 돌았다. 문제는 또 다른 권력축인 이재오 의원이었다. 그는 측근인 ‘안상수 대표’론을 점화했다. 이 대통령이 5월16일 청와대 정무팀을 불러 “이재오 책동을 분쇄하라”며 격노한 것이 곧바로 여당에 알려지면서 분기점이 됐다.

청와대가 박희태 후보로 정리하면서 전대 선거 캠프는 이상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실세 ‘MB맨’으로 구성됐다. 6월 초 정두언 의원의 ‘권력사유화 발언’으로 촉발된 이상득계와 정두언계의 권력투쟁도 중순이 되면서 사그라졌다. 후보 추대에서 뜻이 좌절된 친이재오계는 6월 말쯤 실질적으로 캠프에 결합했다. 친이직계, 친이상득계, 친이재오계, 친이소장파까지 총결집한 것이다. 당시 친이 소장파 의원은 “박 후보가 질까봐 도와주는 것이다. 청와대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뭉친 범친이계는 전대를 코앞에 둔 6월30일 대규모 회동을 준비하다 언론에 노출되자 접기도 했다.

고승덕 의원(55)에게 전화를 걸었는지를 두고 의혹이 제기된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60)도 박 후보 캠프 상황실장으로 선거 실무를 주물렀다. 친이 직계인 김 수석은 대선캠프 상황실에서 ‘형님’으로 불렸다.

돈 살포를 전후해서도 청와대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당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정몽준 후보가 무섭게 추격하면서 박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청와대로서는 정권 초반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박 후보의 당선이 절실했다. 고 의원이 밝힌 대로 “전대 2~3일 전”에 돈이 살포됐다면 박 후보의 당선 굳히기를 위한 권력 핵심부의 ‘오더’에 따른 것일 수 있다. 여권에선 돈봉투 출처로 친이계 핵심부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여권 관계자는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례대표 후보에게 받은 ‘헌금’의 일부가 전대 자금으로 흘러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모아둔 대선자금의 잔여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돈을 전달한 비서진을 겨누고 있는 검찰의 칼끝이 ‘자금과 몸통’을 겨눈다면 권력 핵심부와 청와대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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