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44440.html?_fr=mb3


[단독]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방어팀 ‘전관’들로 꾸렸다

등록 :2018-05-14 07:13 수정 :2018-05-14 10:13


김앤장 교수 11명 5개팀 조직

금융위 감리위원 출신 등 구성

“영향력 행사 가능…부적절 행동”


금융위가 업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 금융위 제공 사진

금융위가 업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 금융위 제공 사진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쪽에 서서 회계 처리가 적법하다는 의견서를 낸 회계학자들은 전직 금융위원회 감리위원이거나 지금도 금융위와 함께 일하는 등 금융당국과 밀접한 인물들로 파악됐다. 이들 중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회계학회 회장을 지낸 인사도 2명 포함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쪽을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회계업계의 ‘전관’ 권위자들로 ‘드림팀’을 꾸려 금융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회계학회 관계자 등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해 하반기 금융감독원에 의견서를 낸 회계학자는 모두 11명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특별감리를 벌였으며, 그 결과 이 회사가 ‘고의적 회계분식’을 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의뢰를 받은 의견서 작성팀은 모두 5개다. 해당 팀을 이끈 교수들은 모두 한국회계학회의 전·현직 고위임원이었으며, 금융당국과 함께 일한 경험도 풍부했다. 먼저 서울대팀(황이석·최종학·이우종)을 이끈 황이석 교수는 금융위 감리위원을 지냈으며 2016년 한국회계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도 금융위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연세대팀(손성규·최원욱·조은정)은 2016년 한국회계학회장을 지낸 경영대 손 교수가 이끌었다. 손 교수는 과거 금융위 감리위원과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또 다른 두 팀은 고려대 이만우 교수와 이화여대 한종수 교수가 다른 대학의 회계학 전공 교수(신현걸 건국대 교수, 김진욱 건국대 교수)와 짝을 맞춰 구성됐다. 이만우 교수도 2007년 한국회계학회장을 역임했으며, 금융위 감리위원과 한국거래소 상장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특히 이 교수는 2012년부터 삼성그룹 삼성꿈장학재단 이사를 7년째 맡고 있다. 한 교수는 2013년부터 5년 연속 한국회계학회 국제회계기준(IFRS) 담당 부회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 연강흠 교수(2014년 한국재무학회장)는 단독 의견서를 썼다. 연 교수는 14일치 <중앙일보>에 ‘금감원이 시장교란 책임과 주가하락에 따른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 한국회계학회의 한 인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에 의견서를 낸 교수의 명단을 보면 말 그대로 김앤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들로 ‘드림팀’을 꾸린 것 같다. 의견서 작성자의 네임밸류(이름값)를 염두에 둔 게 아니겠나”라며 “특히 의견서를 쓴 사실을 숨긴 채 언론에 인터뷰를 하거나 칼럼을 쓰는 건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쪽은 의견서를 써준 쪽에 상당한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회계법인의 한 임원은 “의견서 작성에 참여한 교수들의 평판 등을 고려하면, 한 팀에 적어도 2000만원 이상의 보수가 지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학교수는 “금감원에 의견서를 내더라도 그 이름이 통상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데다 들어가는 품에 견줘, 받는 보수가 크기 때문에 매력적인 아르바이트라는 인식이 학계에 다소 존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대 최종학 교수 등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보수에 대해 “많이 받지는 않았다”고만 밝혔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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