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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안전당직자, 발견당시와 CCTV 복장 왜 다른가”
[항소심 공판] 발견시 검은색-영상은 녹색, 검찰 “아직 확인못해”…신상철 “추적60분에 동영상 공익위해 제공” 시인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2018년 05월 31일 목요일
천안함 침몰사건 직후 함수 선체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안전당직자 박성균 하사의 복장과 천안함 CCTV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박 하사의 복장이 다른 것이 항소심 법정에서 논란이 됐다.
지난 3월28일 방영된 KBS <추적60분> ‘8년 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에 나오는 천안함 CCTV 동영상은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위원(서프라이즈 대표)이 제공한 것이라고 시인했다.
피고인 신상철 전 위원은 31일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천안함 CCTV가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신 전 위원은 이날 공판에서 고 박성균 천안함 안전당직자의 복장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3월13일과 지난달 19일 법정에서 상영됐던 천안함 함미의 후타실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보면, 2010년 3월26일 고 박성균 하사의 복장은 녹색 전투복이다. 그러나 그해 4월24일 인양된 함수 자이로실에서 발견된 박 하사의 복장은 검은색 근무복이라고 국방부가 밝혔다. 당시(4월24일자) 연합뉴스와 YTN, MBC, 서울신문 등 많은 언론들은 박 하사 시신 발견때 검은 색 근무복을 입은 상태였다는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신 전 위원은 이날 법정에서 “(천안함 후타실의 CCTV) 영상에 대원들이 운동하는 부분에서 (고 박성균 하사가) 등장한다. 후타실 들어왔다가 나가는 장면이 잡힌다. 그때는 전투복이었다. 그러나 수분 이내에 함수로 이동해 사망했다는 것이다. 수분 이내에 근무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는 데 말이 안된다. 그래서 진위여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동안 법정에서 상영된 CCTV 동영상 시각을 분석해보면 의문이 남는다. 천안함 CCTV가 끊긴 시각이 사고발생 시각 보다 약 4~5분 가량 차이 나는 걸 인정해도 CCTV에서 박성균 하사의 마지막 모습이 나온 시각(CCTV 시각)과 CCTV가 종료된 시각은 1분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정부는 사고 시각을 2010년 3월26일 21시21분57~58초라고 발표했으나 CCTV의 최종 종료시각은 21시17분03초이다. 정부는 CCTV 시간이 4분 늦게 설정돼 있으며, 촬영종료 1분전까지만 저장된다고 주장해왔다.
고 박성균 하사가 CCTV에서 마지막에 사라지기 직전 시각은 21시15분59초였다. CCTV 최종 종료시각인 21시17분03초와 약 1분4초 차이밖에 안 난다. 즉 어뢰 폭발 1분여 전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박 전 하사가 1분 만에 후타실 부근에서 녹색 전투복을 검은색 근무복으로 갈아입었다는 얘기가 된다.
▲ 지난 3월28일 방영된 KBS 추적60분에 나온 천안함 CCTV 상의 안전당직자. 사진=KBS 영상 갈무리
▲ 천안함 후타실 CCTV 녹화장면에 등장하는 안전당직자 고 박성균 하사. 사진=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 천안함 후타실 CCTV 녹화장면에 등장하는 안전당직자 고 박성균 하사. 사진=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이를 두고 김형두 재판장도 “CCTV에 당직을 서면서 돌아다니는 안전당직자가 있는데, 나중에 발견됐을 때 근무복 입고 있었던 것은 맞느냐”며 “(변호인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이의제기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아직 확실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윤수진 검사는 “이번 기일에 확인하고 답변을 드리려 했으나 아직 확인은 못했다. 추측되는 것이 있지만 확인 뒤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윤 검사는 CCTV가 조작됐다는 근거로 박 하사의 근무복을 제시한 주장에 “피고인이 조작의 근거로 MBC 2010년 4월24일자 뉴스데스크 보도를 제시했는데, 안전당직자의 순찰 영상은 인양 당시에 CCTV가 복원되지 않았다”며 “이것을 좀 더 확인하고 밝히는 게 타당함에도 그냥 조작됐다고 하고 (외부 언론에) 제공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방송된 KBS 추적60분에 나오는 후타실 CCTV 영상의 입수경위도 논란이 됐다. 피고인 신상철 전 위원은 자신이 KBS 제작진에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신 전 위원은 “천안함 CCTV 영상은 1심 법정에서도 여러차례 방영됐고 (이번에 제기된 의문점이) 여러 쟁점으로 다뤄졌다”며 “그 동영상이 과연 항해중 영상이 맞느냐는 의문과 관련해 합조단의 조사보고서엔 스틸컷 한 장외엔 없다. 알 권리 차원에서 알려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외부 유출됐을 때 얼마나 위법적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신 전 위원은 “이 때문에 책임자들을 법적 고발했고, 사회적 고발을 위해 천안함 사건의 의혹을 방송했다가 5년간 재판 끝에 승소한 강윤기 PD에 영상을 제공했다. 검사가 수사 하겠다면, 조사와 처벌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CCTV 영상의 진위여부도 수사해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을 위해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 지난 2010년 4월24일 저녁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 고 박성균 하사의 시신이 희미하게 보인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이에 윤수진 검사는 “지난 기일(4월19일) 재판이 끝나고 KBS 추적60분 동영상을 검토한 결과 국방부에서 제출받아 법정에 증거로 제출한 것을 (피고인이) KBS PD에게 보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형두 재판장은 “피고인이 지난번 동영상을 피고인이 방송 PD에 넘겨준 것이라고 인정했는데, 이는 형사소송법 규정에 의하면 형사처벌하게 돼 있다. 공익상 목적이 있으면 괜찮다는 규정도 없다. 피고인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분명히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피고인 신상철 전 위원은 “앞으로 들어오는 증거물은 일체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재판부는 향후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신청한 후타실 CCTV 동영상 검증(국방부 조사본부 소재)과 천안함 선체 검증(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소재), 어뢰 검증 등을 양측의 전문가를 대동해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신청한 8명의 증인에 대해 검찰이 별도의 의견을 내놓지 않아 다음 재판 때 제출하기로 했다.
▲ 지난 2010년 4월24일 천안함 함수를 인양한 직후 방송된 YTN의 뉴스속보. 사진=YTN 영상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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