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604205105502?s=tv_news
'DMZ의 과거' 포성만 멈춘 대결의 공간
이동경 입력 2018.06.04 20:51 수정 2018.06.04 20:54
[뉴스데스크] ◀ 앵커 ▶
1953년 정전협정은 250킬로미터에 달하는 한반도의 허리를 가른 뒤에 위아래 2km씩은 남과 북이 총부리를 뒤로 물려 아예 무장하지 않는 완충지대, DMZ로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65년이 흐른 지금, DMZ에서는 서로의 코앞에서 총구를 겨누며 한반도에서 가장 긴장감 높은 대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그 이름의 취지와는 달리 중무장화된 비무장지대, 이 모순의 공간을 두고 다음과 같이 합의를 했죠.
2조 1항 "남과 북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하고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뉴스데스크는 여기에 주목해서 남북관계를 대결에서 평화로 전환시키는 첫 시험대가 될 DMZ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앞으로 사흘간 연속 보도합니다.
오늘(4일)은 과거에 초점을 맞춥니다.
DMZ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한국전쟁의 상처를 이동경 기자가 먼저 보여드리고, 그러고 나서 그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임경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북측 비무장지대를 망원렌즈로 더듬어 봤습니다.
능선을 따라가다 나무 사이로 북의 최전방 경계초소, GP가 포착됩니다.
인공기는 물론, 초소의 규모까지 식별 가능할 정도로 가깝습니다.
맞은 편 우리 GP와의 거리는 800미터.
가까운 건 양측간 거리가 채 600미터가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정전협정대로라면 남북의 무장 거점은 최소 4킬로미터 이상 벌어져야 하지만 1960년대부터 남측은 북쪽으로, 북측은 남쪽으로 한 걸음씩 전진해 GP를 짓다 보니 현재 실질적인 비무장지대 면적은 정전협정 때의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손기웅/한국DMZ학회장] "불신만 있던 상황에서 (남북이) 서로 은밀하게 군사적 전개를 했죠. 유리한 지점을 확보하기 위해서…"
평시엔 방어 임무를 수행하지만 전시엔 아군의 최전방 공격진지이자 적군에겐 제1타격점입니다.
DMZ는 말만 비무장지대일 뿐 사실상 중무장 지대입니다.
곳곳에 남북 경계초소가 세워져 있고 박격포 등 중화기도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 GP가 60개, 북한이 160개, 상주 병력도 6천 명이 넘습니다.
1965년 이래 무력 충돌이 수시로 발생했습니다.
[박명규 중/1992년] "즉각 수류탄과 개인화기를 사용해서 (북한군을) 사살할 수 있었습니다."
[정영무 합참의장/1997년]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총격과 포격을 가해옴으로써…"
종전이 아닌 휴전.
이 불완전한 결론 탓에 지난 세월 비무장지대의 무장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한국전 당시 북한 탱크에 속수무책으로 밀려 사흘 만에 서울을 내줬던 남한은 요충지로 이어지는 비무장지대 내 길목 곳곳에 높이 5미터의 대전차방벽을 세웠는데 총 길이가 23km에 달합니다.
이에 질세라 북한은 군사분계선 250킬로미터 전 구간에 3중 고압선을 깔았고 폭격에 대한 두려움에 갱도를 파고 GP의 무기 전력을 지하에 숨겼습니다.
[김대영/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전쟁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장시간 서로 대치하다 보니까 일종의 방어 기지로 굳어진 것입니다."
2000년대 들어 남북 간 평화 국면에 비무장지대 내 총성은 현저히 줄었지만 북한은 지금도 시야를 확보하겠다며, 혹은 심리적 타격을 주겠다며 비무장지대에 불을 지르곤 합니다.
이동경 기자 (tok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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