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china/848882.html?_fr=mt2


쌍중단·쌍궤병행 현실화…“중국, 원하는 것 모두 얻었다”

등록 :2018-06-13 14:39 수정 :2018-06-13 17:10


중 관영매체 “중요한 걸음” 북-미 회담 긍정 평가

“미, 중 필요로 할 것”…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시사 발언도

북-중 멀어지면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구체적 이행 방안 등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중국이 이번 결과를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회담 이튿날인 13일 사설에서 “이번 회담은 (북-미) 양쪽의 적대감 종식과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향한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중요한 걸음이었다”면서, “한반도 핵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북한의 안전감이었던 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무이한 안전 보장을 약속한 것은 평화협정과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길에 놓은 장애물 하나를 제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한 차례 회담으로 뿌리깊은 불신이 모두 제거될 순 없지만, “이같은 희망이 사라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 결과가 상징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국의 구실은 오히려 강화하는 결과가 됐다고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직접 회담에 개입하지 않았음에도, 중국의 영향력이 확실히 느껴지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청샤오허 인민대 교수는 “워싱턴과 평양 사이의 논쟁이 아직 크고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풀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중국 없이는 양쪽이 비핵화와 평화를 추진할 수 없다. 중국 뿐 아니라 일본, 러시아 등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반도 해법’으로 주장해온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의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 동시 추진)이 현실화하는 국면인 만큼, 중국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치평론가 덩위원은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만약 명확한 시간표나 구체적 핵무장 해제 방법이 없다면 미국은 북한 압박을 위해 중국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중국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외에 최고의 승자를 꼽는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을 “가까운 친구”라 부르면서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에 감사를 표시했지만, 한편으로는 사전에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회복시켰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도, 중국에는 고무적인 일이다. 중국은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도 격렬히 반대한 바 있다. 천펑쥔 베이징대 교수는 12일 <환구시보>에 실린 ‘주한미군 문제는 막을 내려야 한다’는 칼럼에서, 미군은 북-중의 철수 요구를 거부한 채 한국에 장기주둔하면서 “중국 철군 60년은 미군 주둔 강화 60년이 됐다”면서, 진정한 평화체제 전환을 위해선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핵 문제가 다시 교착에 빠져 한반도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 중국으로서도 좋을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펑 난징대 교수는 “타개할 기회가 있었는데 놓친다면 한반도 긴장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누가 장담하겠는가”라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주일미군 철수를 시사한다 해도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 약화될 조짐이 없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도전적 요소가 상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미가 접근하면서 북한이 과거 베트남처럼 중국과 멀어지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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