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806141803001&code=920100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 ‘숨은 성공 방정식’ 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입력 : 2018.06.14 18:03:00 수정 : 2018.06.14 18:22:08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14일 새벽 경남 창원시 성산구 STX 빌딩에 있는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3일 개표 막바지까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경남지사 선거는 단연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였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지으면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51)은 전국구급 정치인으로 급부상 했습니다. 김경수 당선인은 경남 총 투표 수 181만9357표 중 94만1478표(52.8%)를 획득하면서 76만5795표(42.9%)를 얻은 2등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제치고 여유롭게 승기를 잡았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10%포인트 차의 승리였지만, 과정은 치열했습니다. 투표 종료 직후 KBS·MBC·SBS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김경수 당선인(56.8%)이 김태호 후보(40.1%)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표율 20%대까지 김태호 후보가 많게는 5%포인트까지 앞서며 판세를 이끌었습니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①오후 10시 개표가 12.5% 진행된 상황에서 김경수 당선인은 45.3%, 김태호 후보는 50.5%로 박빙을 펼쳤고 ②오후 11시 개표가 20.39% 진행됐을 때 김경수 후보는 47.73%를 득표하며 김태호 후보(48.2%)에게 1700표 뒤지고 있었습니다. ③이날 자정 개표율 32.39%에 이르러 김경수 당선인은 49.19%를 득표하며 김태호 후보(46.73%)에게 1만4000표 이상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김경수 당선인의 승리 요인으로 가장 먼저 꼽히고 있는 것은 ‘인구’입니다. 개표단위별 시·군·구의 갯수나 면적만 놓고보면 김태호 후보가 밀리지 않지만, 김경수 당선인이 이긴 지역의 많은 인구 수가 표 수를 끌어올리며 당선을 이끌었다는 겁니다. 투표 결과를 놓고 보면 김경수 당선인이 경남 동부권의 표심을, 김태호 후보가 경남 서부권의 표심을 사로잡았다는 게 확연히 드러납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상남도 개표현황.
■사람 수
실제 숫자를 따져볼까요. 경남 내에서 김경수 당선인이 더 많은 표를 얻은 개표단위는 창원시(의창구·성산구·마산회원구·진해구)와 진주시, 김해시, 거제시, 양산시, 고성군, 하동군 등 총 10곳입니다. 올해 5월 기준 이들 지역의 20대 이상 인구 수는 194만617명으로, 경남 전체 20대 이상 인구(272만2949명)의 7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김태호 후보가 앞선 개표단위는 창원시(마산합포구)·통영시·의령군·남해군 등 12곳으로 김경수 당선인보다 더 많지만, 이들 지역의 20대 이상 인구는 78만2332명으로 전체의 28.3%에 그칩니다.
이같은 추이는 표 수를 봐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김경수 당선인이 앞선 지역 10곳의 총 투표 126만5277표 중 김경수 당선인은 56%를 득표하고 70만8668표를, 김태호 후보는 38.1%를 득표하고 48만2332표를 얻었습니다. 반면 김태호 후보가 앞선 12곳의 총 투표 55만4080곳 중 김태호 후보는 51.2%를 득표했지만 28만3463표를, 김경수 당선인은 42%를 득표하고 23만2810표를 얻었습니다. 득표 비율이 앞선 곳은 김태호 후보가 많았지만, 득표 숫자가 많은 것은 김경수 당선인이었습니다.
■인구 구성
김경수 당선인이 더 많은 표를 얻은 10개 지역은 인구 구성도 더 젊었습니다.
경남 총 22곳 개표단위를 20~30대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순대로 나열해볼까요. 창원시 성산구(38%), 거제시(37%), 창원시 의창구·진해구, 양산시(35%), 김해시(34%), 진주시(32%), 창원시 마산회원구(31%) 등입니다. 상위 8곳 모두 김경수 당선인이 더 많이 득표한 개표단위와 일치합니다.
거꾸로 60대 이상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남해군·합천군(51%), 의령군·산청군(49%), 함양군(4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태호 후보가 더 많이 득표한 곳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고성군과 하동군은 각각 20~30대 인구 비중이 21%, 18%로 낮고 60대 이상 인구 비중은 43%, 46%로 높았지만 김경수 당선인이 더 많은 표를 얻은 곳입니다. 고성군은 김경수 당선인이 태어난 곳입니다. 미스테리로 남은 하동군 우세 이유에 대해 김경수 당선인 선거대책본부 측은 “올해 1월 제윤경 의원이 사천·남해·하동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바닥 민심을 잘 다져놓은 영향(?)”이라고 밝혔습니다.
■투표율
김경수 당선인이 앞선 곳은 사람 수가 더 많고, 인구 구성이 더 젊을 뿐만 아니라 투표한 사람이 늘어나는 폭도 더 컸습니다.
투표율 자체는 김태호 후보가 앞선 12곳이 더 높았습니다. 하동군(79%)를 제외하고 투표율 상위 5개 지역(의령군(80%), 함양군(78%), 남해군·합천군(77%), 산청군(76%))이 모두 김태호 후보가 이긴 곳이었습니다. 김경수 후보가 이긴 10곳의 투표율은 64.1%, 김태호 후보가 이긴 12곳의 투표율은 69.9%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했을 때 투표율이 증가한 폭은 김경수 당선인이 이긴 지역이 가팔랐습니다. 올해 김경수 당선인이 앞선 10곳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투표율 57.4%, 김태호 후보가 이긴 12곳은 투표율 65.4%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김경수 당선인이 이긴 지역의 투표율은 6.7%포인트 상승했고 김태호 후보가 이긴 지역의 투표율은 4.4%포인트 올랐습니다. 투표에 참가한 사람이 늘어난 건 둘 다 똑같지만, 늘어나는 폭이 김경수 후보 측이 더 컸다는 얘기입니다.
겨우 2%포인트 차이 아니냐구요? 다시 한 번 첫번째 인구 얘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6.7%포인트 투표율이 늘어난 김경수 당선인의 10곳 투표 수는 2014년 107만3206표에서 올해 126만5277표로 19만2071표 늘었습니다. 4.4%포인트 오른 김태호 후보의 12곳 투표 수는 같은 기간 51만6467표에서 55만4080표로 3만7613표 늘었습니다.
선거의 판세를 결정짓는 민심이 비단 인구 수나 세대 구조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닐겁니다. 비슷한 구조였던 4년 전 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 홍준표 당선인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으니까요(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는 창원시 성산구, 김해시 2곳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번 선거를 움직인 진짜 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경남에서 처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선거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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