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849760.html?_fr=mt2
‘한미일-북중러’ 구도 해체 시작…주변 4강 ‘뜨거운 외교전’
등록 :2018-06-19 18:14 수정 :2018-06-19 22:25
북-미 관계 개선 움직임에 일제히 북한에 ‘러브콜’
미·중, 한반도 비핵화와 대한반도 영향력 확대 노려
일·러도 대북 관계 개선 또는 강화 나서
정세현 “새 질서 초입부터 지분 얻으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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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주변국들의 외교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북한에 적대적 또는 방관적 태도를 보여온 나라들까지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며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나섰다. 동북아 질서를 지배해온 ‘한-미-일 대 북-중-러’의 전통적 구도 해체에 대비한 전초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당사자인 남북을 제외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쪽은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의 지상 과제는 북한 비핵화, 구체적으로는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제거다.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가시적 조처를 끌어내고자 후속 협의에 속도를 내려 한다. 한-미 양국이 19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중단을 공식 발표한 것도, 북한의 성의있는 조처를 유도하려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조만간 3차 방북 등을 통해 북한과 후속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 행사의 주요 근거였던 ‘북한의 위협’이 해소된 이후에도 이 지역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과의 밀월 관계를 강화하면서 대한반도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에 전용기 2대를 제공해 ‘북한의 후견인’으로서의 위상을 키웠다. 또 19일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을 통해 이를 재확인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이행과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등 관련국과 협력하며 능동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2’(주요 2개국)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문제 외에도 양자 간 ‘무역 전쟁’이라는 거대 이슈를 지렛대로 삼아 동아시아에서의 헤게모니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남북-미-중의 잰걸음에, 일본과 러시아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미국과 손잡고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강조해온 일본은 동북아 정세가 변화 조짐을 보이자 ‘북-일 관계 개선’으로 기수를 급히 돌렸다. 아베 신조 총리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과 신뢰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사학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아베 총리는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 배제’ 논란을 불식하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러시아도 목소리를 키우며 틈을 파고들고 있다.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서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극동 지역 개발도 탄력을 받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21~24일 러시아에서 만나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 등 3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9월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등 북한과 가까워지려 하고 있다. 과거 6자회담의 일원으로서 동아시아에서 유지해왔던 러시아의 전통적인 영향력을 되찾는 동시에 경제적 실리까지 얻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 미국이 관계 개선에 나선 만큼 ‘북한 적대시’를 전제로 한 기존의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는 깨지기 시작했다”며 “미·중·일·러 등 주변국들이 동북아 질서 재편의 초입부터 각자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짚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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