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710213045166?s=tv_news
'거짓 공적' 50여 명 서훈 취소..'간첩조작도 첫 박탈'
홍화경 입력 2018.07.10 21:30
[앵커]
1980년대 간첩 조작 사건과 인권 침해가 밝혀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등의 피해자들은 누명은 벗었지만 지금껏 억울함이 한으로 남아있는데요.
이렇게 거짓으로 꾸며진 공적으로 훈장과 포장을 받은 50여명에 대해 정부가 서훈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산항에서 20여 km 떨어진 서해의 작은 섬.
1968년 납북됐다 돌아온 어부 정삼근 씨는 17년 뒤 군 보안사에 끌려갑니다.
모진 고문 끝에 수사관이 건넨 진술서를 그대로 베껴 썼고, 간첩이 돼 7년 옥살이를 했습니다.
정 씨는 재심 끝에 23년 만에야 누명을 벗었습니다.
[정삼근/간첩 조작사건 피해자/2016년/KBS 시사기획 '창' : "불쌍한 서민들 잡아다가 조작으로 때려서 고문시켜서 간첩 만들어 놓고 자기네들은 훈장 타고 보상 타 먹고 특진하면 그건 됩니까? 그건 절대 안 되죠. 그것은..."]
이 사건으로 훈장을 받은 고문 수사관은 2016년 KBS 취재진에 훈장을 반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OO/전 보안사 수사관 : "지금도 간첩이고 내일도 간첩이고 내가 죽어도 간첩은 간첩이에요. 훈장에 대해서는 반납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정 씨 사건 등 1980년대 간첩조작 사건 수사관 45명에게 수여한 서훈을 취소했습니다.
모두 12개 사건으로,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은 조작 사건입니다.
간첩조작 사건 서훈이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양기/간첩조작사건 피해자 : "그것(서훈 취소)만으로는 부족해. 그들이 30여 년 동안 국가로부터 얼마나 많은 특혜를 받고 살았어요.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그들을 처벌해야 해요."]
정부는 또 부산 형제복지원 원장 박 모 씨에게 내려졌던 국민훈장 등 서훈 2점도 인권 침해를 이유로 취소했습니다.
또 정부 표창 규정을 개정해 5.18 민주화운동 진압 유공자 9명에게 내려졌던 대통령과 총리 표창도 취소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대통령 재가를 거치면 최종 확정됩니다.
[김영진/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 전 조사관 : "재심을 통해서 150여 건이 무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데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확인된 사건 정도만이라도 재조사를 해서 서훈취소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고…."]
행정안전부는 앞으로도 부적절한 서훈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취소해 정부 포상의 영예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홍화경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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