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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토부 간부 이사 때 스타렉스 제공한 아시아나항공···국토부는 ‘봐주기 감사’ 의혹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입력 : 2018.07.11 17:18:00 수정 : 2018.07.11 17:18:51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시아나항공 본관에 A380여객기가 전시되어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시아나항공 본관에 A380여객기가 전시되어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국토교통부가 현 제주지방항공청장 ㄱ씨와 아시아나항공의 유착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ㄱ씨 부인이 아시아나항공 측이 제공한 차량을 이용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별다른 징계없이 자체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ㄱ청장 부인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게 점심을 샀다는 진술을 영수증 확인 없이 받아들였고, 당시 조사 관련 서류도 거의 남기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토부가 최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재벌 항공사의 외국인 등기이사 불법재직 사실을 묵인한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는 가운데 국토부와 대형항공사간 유착 의혹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11일 국토부에 따르면 2012년 11월 국토부 운항안전과장을 맡고 있던 ㄱ청장은 그 달 13일 오전 연가를 내고 서울 강북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세종으로 이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때 아시아나항공 사내 정비품질관리 부서 직원 3명이 이사를 거들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마크가 찍힌 박스를 들고 ㄱ청장 아파트를 찾았다. 


이미 이삿짐 포장이 끝난 상황에서 ㄱ청장은 잔금을 치르기 위해 자신의 차로 따로 이동했다. 하지만 ㄱ청장의 부인은 아시아나 직원들이 몰고온 9인승 스타렉스를 타고 세종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아시나아항공과 ㄱ청장 사이에 유착 의혹이 제기되자 국토부 감사담당관실은 팀장, 사무관, 주무관이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당시 ㄱ청장으로부터 “이사비가 국비로 지급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을 부를 이유가 없고, 오라고 한 적도 없다”, “돈을 받은 사실도 없다”는 진술을 들었다. 이후 국토부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서류도 남기지 않은 채 사안을 자체 종결했다.


국토부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11일 “관련 서류가 없어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ㄱ청장이 직접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을 부르거나 돈이 오간 것이 아니어서 구두 종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ㄱ청장의 서울 아파트 주소를 알게 된 경위와 ㄱ청장 부인이 아시아나항공 제공 차량을 이용한 점을 문제삼지 않은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ㄱ청장이 직접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파트 주소를 알기 어렵고, ㄱ청장 부인이 아시아나항공 차량을 이용한 부분은 국토부 업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대기업에게서 편의를 제공받은 것이어서 징계 대상이라는 것이다. 당시 이런 관행이 만연해 있어 국토부 감사담당자들이 별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당시 ㄱ청장의 부인은 세종에 도착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게 점심을 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사담당자들이 영수증도 확인하지 않은 채 넘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실 감사’ 의혹도 나온다. 국토부 감사담당관실은 ㄱ청장이 제출한 이삿짐 센터 계약서를 제외하고는 당시 조사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몇몇 지점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며 “당시 조사 과정 전반에 대해 감사담당관실에서 다시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ㄱ청장은 국토부 운항정책과장, 항공안전정책과장, 운항안전과장 등을 거쳤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부의장도 맡았던 항공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1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왔을 때 바로 돌려보냈어야 하는데 조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ㄱ청장은 “점심은 부인이 산 게 맞고 당시 감사담당관실에 영수증을 제출했다”며 “아파트 주소는 (같은 과) 직원이 아시아나항공 측에 ‘이사하려고 연가냈다’고 설명하면서 노출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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