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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녀산성
2018년 고구려답사 7월 29일 환인현 답사 (1)
김용만 2018년 6월 22일 오후 4:45
29일 답사 두 번째 날 오전 일정은 환인현에 있는 고구려 유적지를 답사하는 것입니다. 호텔에서 조식을 하고, 오녀산성 박물관으로 갑니다. 오녀산성 주차장에서 버스에 내려 박물관을 본 후, 오녀산성에 오르는 전용버스를 갈아타고 오녀산성 서문주차장으로 가게 됩니다. 오녀산성 박물관에는 오녀산성을 비롯한 환인현 지역의 여러 유적지에 대한 설명과, 현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복제품,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대략 20~30분 정도 둘러보고 산성에 오르게 됩니다.
오녀산성 답사경로
오녀산성 전경
오녀산성은 환인현 답사에서 가장 중요한 답사코스입니다. 서문주차장은 해발 약 600m로, 이곳에서부터 해발 800m 위에 있는 오녀산성 서문까지는 계단 1000개를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약간 힘들지만, 그렇게 어려운 코스는 아닙니다. 해발 800m 고지에 오르면, 놀라운 풍광이 펼쳐집니다. 800m 고지에 넓은 평지가 있고, 그 입구에 잘 쌓여진 성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벽은 서문 부근에 약간만 쌓고, 나머지 구간은 천연 절벽을 자연 성벽으로 이용했습니다. 정상부에 올라가 동남쪽으로 길을 걷다보면 건물 주춧돌을 볼 수 있습니다. 대형 건물지가 있는 곳은 3곳이나 되고, 곳곳에 군사들의 숙소가 있습니다. 또한 산 정상에 사시사철 마르지 않은 우물과 저수지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래서 둘레 2㎞ 공간이 넓은 평지이고, 그 가운데 연못이 있으니,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머무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고구려는 건국 한 직후에는 비류수 근처에 임시로 궁궐을 짓고 있다가, 나라를 세운 지 4년(기원전 34년) 만에 골령(또는 성산) 위에 성곽과 궁궐을 짓고 왕이 살았다고 『삼국사기』는 전하고 있고, 『광개토태왕릉비문』에는 추모왕이 비류곡 홀본 서쪽 성산 위에 도읍을 세웠다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골령, 성산을 오늘날 오녀산으로 보는 것에 대체로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오녀산성은 서기 3년 유리명왕이 수도를 현재 집안시에 있는 국내성으로 옮기기 전까지 약 37년 정도 고구려의 수도였던 곳이라고 하겠습니다.
중국에서는 2004년 7월 이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켰는데, 이에 앞서 대대적인 발굴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발굴 결과 고구려 시대에 만든 항아리, 화살촉, 마구, 수레부속과 같은 유물은 물론 많은 건물터, 특히 고구려의 특징인 온돌 유적들이 대량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발굴보고서에 따르면 오녀산성에는 신석기시대~청동기시대, 초기 철기시대 이전, 고구려 초기, 고구려 중기, 금나라 문화층 등 5개의 문화층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오녀산성은 워낙 특별한 지형으로 인해 일찍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고, 고구려를 거쳐 발해, 금나라에서 사람들이 살았던 것입니다.
천지
오녀산성 건물유지
오녀산성은 고려말에는 우라산성이라고 불렀는데, 1369년 11월 고려가 이성계를 보내 요동을 정벌할 때 이곳을 지나다가 적장 고안위와 싸워 승리하고 한번 점령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라산성은 쉽게 정벌하기가 어려운 천혜의 요새입니다. 오녀산성 성벽은 대체로 3세기 이후의 축성된 것으로 봅니다. 고구려가 천도를 한 후에도 이곳에 성벽을 쌓고 관리한 것은 이곳이 고구려의 첫 수도였다는 상징성도 있지만, 종교적 성지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비상시에 적과 맞서 싸우기에 좋은 곳이기에 지속적으로 관리했던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녀산성 동쪽에는 점장대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환인현이 내려다가 보이고, 혼강(비류수)를 막아 만든 인공호수인 환인호가 보입니다. 점장대 위에서 보는 모습은 대단한 장관입니다. 하지만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광경에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1970년대 초에 만들어진 환인호 물 속에는 고구려 초기 무덤떼인 고력묘자 묘지군과 장강유적이라 불리는 마을 유적도 함께 수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950년대 말에 조사된 바에 따르면 고력묘자 묘지군은 고구려 초기에 만들어진 적석총 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유적을 제대로 발굴하지 않고 수몰시켜 버렸기 때문에, 고구려 초기 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유물들도 함께 수장된 것입니다.
환인호
점장대를 본 후, 대형건물지 하나를 더 본 후에 올라온 곳과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옵니다. 동쪽을 향해 내려오다 보면 곳곳에 고구려 시대에 쌓았던 성벽 일부를 볼 수 있습니다. 해발 600m까지 내려오면 말이 다닐 수 있는 평탄한 길이 보이고, 음마지로 사용된 물웅덩이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잘 쌓은 동벽이 있습니다. 동벽은 최대 6m에 달하는데, 지금까지 약 1,700~2,000년 전에 축조된 것입니다. 고구려 초기에 축성된 성벽임에도 매우 견고하게 잘 쌓았음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끼가 낀 고색찬연한 성벽을 보면 절로 대단하다는 탄성을 올리게 됩니다. 이곳에서 동문지를 확인하고, 남문지를 지나서 남문앞 주차장으로 돌아옵니다. 이곳에서 차를 타고 성을 내려갑니다.
오녀산성 동문지
성벽
오녀산성 답사는 최소한 3시간 정도로 예상합니다. 호텔 8시 출발, 박물관 8시 30분 ~ 9시, 다시 산성 서문까지 이동 10분, 오녀산성 답사하고 내려오고 하는 모든 시간을 늦어도 오후 1시까지는 마치려고 합니다. 환인시내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2시 반 이전까지 시간이 허락되는 한 상고성자무덤떼와 하고성자성터도 보려고 합니다. 상고성자무덤떼는 고구려 초기 무덤형태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여름이라서 풀이 많아 무덤 형태를 제대로 보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또 하고성자성은 고구려 초기 평지 도성으로 보는 견해가 많지만, 강변에 위치하여 성벽이 많이 유실되어 남아있는 성벽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2곳 유적은 시간을 보면서 답사 일정을 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늦어도 환인시에서 3시 이전에는 출발해서, 집안시 서쪽 서대총에는 오후 5시 무렵에는 도착하려고 합니다. 오후 5시에서 6시 반까지는 집안시 서쪽에 위치한 서대총, 천추총, 칠성산 211호분을 모두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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