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정태근, 이미 다 밝힌 것”…CNK 의혹 ‘만시지탄’
네티즌 “단물 빠진 후 뒷북…박영준 등 제대로 밝혀라”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2.01.19 11:41 | 최종 수정시간 12.01.19 11:54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말 측근과 친인척들의 잇따른 비리연루 의혹으로 인해 국민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MB 정부의 실세 중 한명으로 꼽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등 고위 공직자들이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업체 CNK 인터내셔널의 주가조작 개입의혹에 휩싸여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언론과 야당은 이를 이른바 ‘다이아몬드 게이트’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들은 ‘만사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관련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이는 이미 지난해 8월 정태근 당시 한나라당 의원(현 무소속)과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를 통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트위터 아이디 ‘jsh****’는 “요즘 CNK에 관해서 엄청 떠드는데 우린 이미 다 알고있는 사실”이라며 “단물 다 빠진다음에 뒷북 치지 마시고 의혹이 있으면 처음부터 조사해서 피해자가 없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solid***’는 “작년 8월 나는 꼼수다 14회에서 다룬 CNK 주가조작 사건을 공중파에서는 이제야 다룬다”며 “이게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이라고 탄식했다. ‘beoxym****’는 “중앙언론사가 1년에 하나 하기도 힘든 대형 특종을 나꼼수는 벌써 몇 번째냐?”라고 지적했다. 

주진우 <시사iN>기자는 지난해 8월 11일 공개된 ‘나는 꼼수다’ 14회를 통해 지난 2010년 12월 외교통상부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언급하면서 “보도자료가 나오기 6개월 전 당시 국무총리실 (국무) 차장이었던 박영준 차관이 민관고위급대표단장으로 탄자니아와 카메룬을 방문해 한국기업이 다이아몬드를 좀 (개발)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주 기자는 “이 이야기를 하고 나서 외교통상부 보도자료가 나온다. CNK 인터내셔널이라는 상장사인데 12월 보도자료가 나오기 전에는 주가가 1000원데 였는데 2~3주만에 1만 7000원까지 뛴다. 그러자 회사측에서 자사주 29억원어치를 갑자기 팔아치운다”며 “전형적인 주가조작”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지난 2010년 12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C&K마이닝 사(대표:오덕균)는 카메룬 CAPAM과 공동으로 카메룬 동남부 Yokadouma 지역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을 추진했며, ‘10.12.16 개발권을 획득했다”며 “‘95~’97년 UNDP 조사 및 ‘07년 충남대 탐사팀 탐사 결과 Yokadouma 지역의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은 최소 약 4.2억 캐럿”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외교부는 △신성장 동력창출 △시장 양성화에 따른 세수 증대 등의 ‘장미빛 전망’을 내놓으며 “민간이 선도하고 정부에서 뒷받침하는 민간 자원개발협력의 바람직한 성공 모델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2009년 5월에는 김은석 당시 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이 민관합동대표단 단장으로 2010년 5월에는 박영준 당시 차장이 민관고위급대표단 단장으로 카메룬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다.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CNK 고문)과 이들은 CNK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휩싸여있다.

“카메룬 가면 한국사람 바보라고 비웃어”

국회에서 이 문제를 최초로 제기했던 무소속 정태근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문제에 대해 최초로 인지하게 된 것은 작년 2월”이라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외교부에서 보도자료를 내고 주가가 폭등해서 작년 2월 말에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문제를 제기했었다”고 전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정 의원은 “당시 고위관계자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 문제를 조사했고 박영준 차관이 이 문제와 관련돼 곧 경질될 것이라고 듣고 조사가 되겠구나 했는데 경질되지 않고 금융감독원이 처음 조사를 시작한다고 했다가 진행 되지 않고 검찰 내사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민정수석은 권재진 현 법무부 장관이었다. 

정 의원은 “그러다가 6월 28일 외교부에서 이 업체(CNK)를 뒷받침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다시 주가가 폭등한다”며 “국회의원인 저라도 조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보좌진들과 두달 가까이 이 문제에 대해 조사해 작년 8월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의원은 “오덕균 씨(CNK 회장) 주변 사람들이 오 씨가 내 배경의 힘은 박영준 차관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런 부분들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이 사건을 두고 “외교부 같은 경우, 이 문제를 상당히 조직적으로 축소, 은폐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뒷받침되는 자료가 UNDP 보고서인데 외교부에다가 UNDP 보고서를 가져오라고 얘기하니까 처음에는 UNDP 보고서 요청은 외교관례에 어긋난다고 하더라. 그래서 확인해봤더니 그것은 공개된 자료라고 하더라”며 “그때부터 이 문제가 상당히 조직적으로 은폐되는 과정들이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UNDP 보고서에는 매장량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자원개발을 할 때 경제적 가치가 있으려면 확정 매장량이나 추정 매장량이라는 게 있는데 예상 매장량이라는 것은 경제적 가치 판단이 안된다”며 “다이아몬드가 있다 하더라도 매장량이 어떻게 되고 실제 생산했을 때 경제걱 자치가 어떤지 나와야 의미있는데 보고서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날자 <한국경제>는 카메룬에서 자원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한 업체의 C모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한국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는 CNK의 다이아몬드 광산개발지 인근에서 금광을 개발하고 있다. 

C씨는 “신문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은 모두 사실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며 “검찰을 비롯한 사정당국에서 몇 년 전부터 CNK를 눈여겨봐왔던 것은 관련 업계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C씨는 “UNDP 자료 등에서는 이미 해당 광산의 채산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 있었는데 정부 브리핑 한번에 주가가 치솟더라”며 “(주가 급락에) 한강에 (자살하러) 갈 사람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카메룬에 가보면 한국 사람은 바보라고 비웃는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박찬종 “봉이 김선달이 웃을일”…민주 “국정조사 요구”

트위터 상에서는 이번 ‘다이아몬드 게이트’ 의혹에 대한 비난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러들은 “제대로나 다룰지...덮기 안하면 다행”(Goo****), “다이아몬드 게이트는 이 나라의 금융, 자원외교, 검찰, 국회, 국정감사의 총체적 시스템 부패를 입증해주는 비리종합셋트의 큰 축”(Rage****), “권력과 정보를 독점한 사기꾼들의 게걸스런 잔치!”(hang****), “나라 망하지 않은것에 고맙다고 해야하나”(kht****)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일벌백계 하라”(proj****), “CNK사건을 보니 부자되기 정말 쉽다. 젠장”(flyme****) 등의 글도 올라왔다. 박찬종 변호사(전 의원)은 “대동강물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 웃을일”이라고 촌평했다.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은 “CNK. 거물들 많이 걸렸다. 피래미들은 명함도 못 내민다. 덤프트럭 몇 대 동원해야 되겠다. 실어다가 어디다 버리나. 오염될까 겁이 나서 아무데나 버릴 수도 없구나. 정말 골치아픈 오물들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종식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9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가 공무원이 작전세력을 뺨치는 주가조작과 거래로 수억원의 차익을 가로채는 동안 개미 투자자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며 “검찰은 공무원의 신분을 망각하고 투기꾼으로 전락한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의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마디로 공직자들이 공무상 알게 된 정보로 사욕을 채우는데 혈안이 된 사건”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도입을 주장했다. 

한편, 증권선물위원회는 18일 오덕균 회장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조중표 고문 등 6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통보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에 사건을 배당하고 19일 수사에 착수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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