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67571
'최저임금 킬러' 김성태, 과거에는 이렇게 달랐다
2015년에는 성명서까지 발표... "최저임금 인상은 비용 아닌 투자"
18.08.29 18:31 l 최종 업데이트 18.08.29 18:31 l 곽우신(gorapakr)
▲ 모두발언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원장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서 가계소득을 늘리고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국정연설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나? 근로소득자의 임금이 늘어나서 소비가 늘어야만 양적완화로 힘겹게 살린 경기회복의 불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게 미국정부의 판단이었다."
"임시직 근로자들은 대폭 감소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써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의 수혜를 받았으면, 전체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가계 소득도 늘어나고, 일자리도 늘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특히 숙박업체 취업자 수는 14개월째 연속 감소 중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상반된 두 주장. 놀랍게도 둘 다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주인공은 현재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 다른 것은 시점이다. 위는 2015년 3월 5일 KBS 제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하여 한 말이다. 그리고 아래는 지난 28일 JTBC <긴급 대토론회-'고용쇼크 한국 경제, 출구는'>에 나서서 한 발언이다.
[2018년] 소득주도성장 '한 놈만 패는' 김성태 의원
▲ 원내대책회의 주재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그 주요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김성태 의원은 일관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JTBC 토론회에서 김성태 의원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반기업 행위로 기업들의 투자가 꽁꽁 얼어붙었다"라며 "정부가 국가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착오를 하는데 일자리는 기업에서 만든다"라고 강조했다.
2018년만 놓고 봐도 김성태 의원의 비슷한 발언은 무수히 많다. 지난 1월 8일 원대대책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라면서 "작년 연말 압구정 현대 아파트의 경비원 94명이 일괄 해고되고 주요 대학의 청소 용역직도 단기 알바로 대체되고 있다. 편의점, 주유소, 미용실도 알바 고용을 줄이는 등 새로운 일자리가 막히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7월 11일 원내대책 회의에서도 "최저임금 근로자가 자신의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고, 소득주도성장에 얽매여 임금을 올리는 데만 급급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 놈만 패는' 끈기와 집중력을 보여드리겠다"라며 "그 한 놈은 바로 '소득주도성장'이다"라고 천명했다. 그는 기회가 되는 공개석상마다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 26일에는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소득주도성장 예산으로 경제 망치고 일자리 망치는 이 불장난은 하루속히 손 털어야 한다"라고 썼고, 27일에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즉각 폐기하는 길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계를 조금만 돌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김 의원은 잘 알려진 것처럼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정계 입문 전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노사정 위원회에서 노동계 대표를 맡은 적도 있다. 이후로 보수 정당에 입당하여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노동 현안과 관련해서는 전향적 입장을 표한 적도 꽤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경험도 있다.
대표적인 게 '최저임금' 이슈였다. 지난 2015년, 김성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최저임금 결정요소에 물가상승률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발의할 만큼 최저임금 인상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김성태 의원의 최저임금을 향한 태도는 정반대라고 할 만큼 바뀌었다.
[2015년] "최저임금 인상, '비용'이 아닌 '투자'이다"
"대기업보다는 중소, 영세기업의 부담이 커지는 게 최저임금 인상인데 이게 원청 대기업들이 하청 단가를 과도하게 내리고 중소, 영세기업 업체 측까지 침범하고 있으니까 대기업과 중소, 영세기업들이 진정한 상생협력을 통하여 동반성장이 될 수 있도록 대기업에 인식이 바뀌어야 된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 김성태, KBS 제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2015년 3월 5일)해서
"사용자 측의 경제적 비용부담도 충분히 고려하되 피고용된 이들의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적정수준을 찾아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즉각적인 영향을 받게 될 영세사업장의 현실도 간과하거나 가볍게 볼 수 없지만,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영위하는 계층이 노동의욕을 상실하게 될 우려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경우 노동의욕을 상실한 이들이 수급자로 전락하게 된다면 그 책임과 부담은 고스란히 정부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사회적 보장 차원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면 이는 '비용'이라기보다는 '투자'이다." - 김성태,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성명서(2015년 3월 9일) 중에서
"201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으로 김밥 한줄, 라면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시급(時給)이 안 된다. 그동안 경제부처가 임금인상 자제만 요청해오다 이번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실질적인 최저임금 상승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한 건 상당히 고무적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계층이 노동 의욕을 상실하고 복지혜택을 통해 연명하고자 한다면, 그 비용이 국가로 전가되고 사회적 부담이 커진다. 우리 당이 최저임금을 6000원대로 올리는 당론을 확정하면 좋겠다." - 김성태,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2015년 3월 10일) 중에서
"최저임금 빅맥지수(BigMac index)를 따져봐도 햄버거 가게 알바생이 햄버거 세트 하나 제대로 사먹기 어려운 가격이라면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24시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삼시세끼 편의점 도시락만 사먹어야 하는 수준에 있는 것이 현행의 최저임금 수준이다.
OECD가 지적한 대로, 지속성장의 열쇠가 노동생산성 향상에 있다면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나 사회지출의 확대는 충분히 고려해야 할 일이다." - 김성태, <머니투데이> 기고 칼럼 "최저임금 6000원, 비용 아닌 투자"(2015년 3월 12일) 중에서
다시 2018년
물론 과거 김성태 의원도 '무조건'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한 건 아니었다. 그 당시에도 민주당, 정의당 등 진보 정당의 급격한 인상안(7000~8000원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6000원대'가 적절한 인상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그가 최저임금 인상 자체에는 찬성한다고 밝힌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가 3년 전 성명서까지 내며 적극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했던 건 엄연한 사실이다. 당시 최저임금은 5580원이었고, 현재 최저임금은 7530원이다. 김성태 의원의 논리에 따르면, 5580원(2015년)의 시급이 6030원(2016년)으로 오른 건 '적절한' 인상이었고, 6470원(2017년)이 7530원(2018년)으로 오른 건 '부적절한 인상'이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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