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80910203415205?s=tvnews#none


[단독] 공분 불렀던 '은행 채용비리'.."우리 아직 다녀요"

김재경 입력 2018.09.10 20:34 수정 2018.09.10 20:36 


[뉴스데스크] ◀ 앵커 ▶


작년 이맘때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불거진 은행들의 채용비리 사태.


학력차별, 성차별에 성적조작까지, 각종 비리가 터져나오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졌죠.


그런데 채용 실무진만 처벌받고 정작 부정 채용 의혹의 최정점에 있는 은행 회장들은 무사합니다.


무엇보다 그렇게 부정 채용된 당사자들은 여전히 은행에 다니고 있습니다.


김재경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취재진이 입수한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수사 문건입니다.


지난 2014년 채용 당시, 응시자 2명은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지만 합격으로 뒤바뀌었고 4명은 1차 면접 점수가 미달이었지만 합격 처리됐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추천인 JT.


하나은행 인사부가 만든 청탁 리스트의 추천인에 같은 글자가 적혀있었습니다.


하나은행에서 JT는 다름 아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지칭하는 이니셜입니다.


2013, 14년에 이어 2016년에도 청탁 리스트가 조직적으로 관리된 사실도 검찰 수사에서 새로 드러났습니다.


리스트에는 지원자 성명과 수험번호, 추천한 임원, 임원과의 관계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은행은 또 이른바 'SKY 대학' 출신을 뽑으려고 합격 점수를 받은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들을 탈락시켰는데 당락을 조작한 건수가 검찰 수사에서 11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비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인사 실무자들은 구속됐지만, 김정태 회장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증거 부족.


다음은 국민은행 수사 문건입니다.


윤종규 금융지주 회장이 비서실을 통해 청탁자 명단을 채용팀에 전달했고 성적 조작을 통해 일부 청탁 지원자들이 합격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윤 회장 역시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결정을 받았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지주 회장님들은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지도 못하고 봐주기 수사로 끝났고요. 지시받은 인사부장만 처벌을 받고 있거든요."


신한은행은 금융감독원 조사 때는 없다던 채용 비리가 뒤늦게 검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2013년부터 16년까지 은행 임직원 자녀에게 특혜를 주는, 현대판 음서제도가 적발됐습니다.


우리은행에서 시작된 은행 채용비리가 결국 4대 시중은행 모두에서 광범위하게 확인된 겁니다.


검찰은 지금까지 외부청탁 367건, 성차별 225건, 임직원 자녀 특혜 53건, 학력차별 19건의 채용비리를 적발했는데 현재 진행 중인 신한은행까지 포함할 경우 규모는 더 커집니다.


[최병민/취업준비생] "내가 노력을 한다고 해도 그게 꼭 성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면이 보여서 좀 실망했습니다."


청년들에게 분노와 좌절감을 안긴 은행 채용 비리, 1년이 지나는 사이 회장을 포함한 고위 책임자들 상당수는 법망을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수백 명에 이르는 부정 입사자들, 은행이 해고하지도 않았고 스스로 그만두지 않은 채 고액 연봉을 받으며 은행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김재경 기자 (samana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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