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62884.html?_fr=mt2


JSA 완전한 비무장화…민간인도 북쪽 구역 자유왕래 한다

등록 :2018-09-20 05:00 수정 :2018-09-20 10:35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합의

무장 해제한 민사경찰이 경비, 10월부터 지뢰 제거·화력 없애

남북 GP 22곳 연말까지 철수, 상호 1㎞ 이내 근접초소 대상

한국전 격전지 화살머리 고지서, 내년 4월부터 공동 유해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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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당국이 ‘완전무장 상태’인 현재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로 만드는 데 전격 합의했다. 비무장지대에서 상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감시초소’(GP·지피)를 없애기로 했다. 총을 든 군인이 아니라 무장해제한 민사경찰(DMZ police)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지키기로 했다.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에 묻혀 있는 한국전쟁 전사자의 유해를 함께 발굴한다.


■ 비무장지대에서 남북 지피 22곳 사라진다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서명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의 2조 1항에는 “쌍방은 비무장지대 안에 감시초소(GP)를 전부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상호 1㎞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 감시초소들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하였다”고 나와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비무장지대 안 모든 감시초소를 없애는 것이지만, 일단 시범적으로 올해 12월31일까지 서로 거리가 1㎞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서부·중부·동부의 지피 각 11곳, 모두 22곳을 철수할 계획이다. 이들 감시초소 사이 거리는 불과 580~1060m로 가깝다. 우발적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여태까지 남북 지피 사이에서 발생한 무력충돌은 80여차례나 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피에서는 24시간 상대를 향해 장전한 총을 조준하고 있다”며 “탄창을 갈아 끼우다가 우발적으로 상대의 지피를 타격하는 경우가 있고, 이에 상대도 같이 사격을 해 오인 사격이 교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철수 대상에 오른 지피 가운데는 3년 전 ‘목함지뢰 사건’이 발생한 지점 인근에 있는 문산 지역 지피 한곳도 포함됐다. 2015년 8월4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남쪽 군인 2명이 북한군이 묻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목함지뢰를 밟아 각각 발목과 다리를 잃었다. 사고 발생 지점은 북쪽 감시초소에서 불과 930m, 남쪽 초소에서 750m 떨어진 곳이었다. 남북이 비무장지대에서 감시초소를 순차적으로 철수해나간다는 것은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철수는 ①모든 화기·장비 철수 ②근무인원 철수 ③시설물 완전 파괴 ④상호 검증 등 네 단계로 진행된다.


■ 판문점 견학 때 ‘북쪽 땅’ 밟을 수 있다 


앞으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하는 남과 북,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이 남쪽, 북쪽 구역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판문점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자유의집 등 남쪽 구역만 돌아볼 수 있지만, 남북이 19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는 남북, 유엔군사령부 군인은 물론 일반인 관광객도 북쪽 구역을 돌아볼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판문점 안에서만은 군사분계선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를 위해 남북은 일단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를 구성해 한달 동안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화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 오는 10월1일부터 20일 안에 공동경비구역 안 지뢰를 제거한 뒤 5일 안에 쌍방 초소, 인원, 화력장비를 철수한다. 불필요한 감시장비는 치우기로 했다.


비무장화 조치가 모두 완료되면 1953년 정전협정 합의대로 공동경비구역에 주둔하는 병력은 각각 35명이 넘지 않게 된다. 현재 남북 경비병들은 공동경비구역에서 권총만 허용되는 규정을 어긴 채 소총,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권총도 차지 않는 완전 비무장 상태로 경비를 선다. 왼쪽 팔뚝에는 ‘판문점 민사경찰’이라는 노란 완장을 찬다. 또 북한에서 판문점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는 ‘72시간 다리’ 양쪽 끝과 판문점 남쪽 지역 진입로 일대에는 남북 각각 초소를 만들어 가까이에서 근무하기로 했다.


■ 한국전쟁 격전지에서 남북 함께 전사자 찾는다 


남북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화살머리 고지’에서 공동유해발굴을 하는 데 합의했다. 시범 발굴은 내년 2월 말까지 160~200명 규모의 공동유해발굴단을 구성한 뒤 내년 4~10월 진행한다. 남북 공동유해발굴이 남·북·미 3자 협력사업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남·북·미 공동유해발굴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비무장지대 안 공동유해발굴이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의 실질적 조치로 판문점선언과 센토사 합의를 동시에 이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강원도 철원에 있는 화살머리 고지는 한국전쟁이 멈추기 직전인 1953년 국군과 중공군이 2주 동안 치열한 고지 쟁탈전을 벌인 지역이다. 국방부는 이곳에 국군(200여구), 미군·프랑스군(100여구)뿐 아니라 다수의 북한군, 중공군 유해가 매장돼 있다고 추정한다. 남북은 공동유해발굴 지역에 있는 양쪽 감시초소, 장애물을 모두 철수하고 10~11월 지뢰와 폭발물을 각각 제거하고 연내 12m 폭 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평양공동취재단,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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