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5039617
한 검찰청의 두 검사, 증거 위조 의혹에 '2개의 의견'
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2018-10-04 05:00
쇼트트랙 선수 하반신 마비 사고…아이스링크 책임 핵심증거 두고 엇갈린 판단
제출된 대관신청서에 "믿기 힘든 자료" 항소 vs "위조 증거는 불충분" 무혐의
1차 무혐의 처분했다가 재수사 명령에 기소로 결론 바뀌기도
쇼트트랙 (자료사진=이한형 기자)
쇼트트랙 선수가 훈련 도중 미끄러져 하반신이 마비된 사고를 당했는데, 아이스링크 관리 책임에 대한 핵심 증거를 두고 한 검찰청에서 다소 엇갈린 취지의 검사 판단이 나와 논란이 될 전망이다.
◇ 한 검찰청의 두 검사, 증거 위조 가능성에 다른 의견
광운대 아이스링크에서 쇼트트랙 훈련하던 선수 K씨는 지난 2013년 미끄러져 패드로 불리는 펜스에 허리를 부딪친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검찰은 광운대 아이스링크의 패드 두께가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에 미치지 못했고, 제때 정빙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1심은 하지만 정빙 작업이 없었던 부분은 아이스링크 관리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아이스링크는 '50분 훈련에 10분 정빙'이 일반적 원칙이다.
아이스링크 관리자들은 당시 대관신청서를 내밀며 대관 시간이 1시간 30분이었고, 이런 경우 정빙을 생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사고 직후 작성된 보고서와 피해 선수의 일관된 진술 등에 비춰 2시간 대관이 이뤄졌다고 맞섰다.
중간에 정빙을 한 번은 해야 했다는 것이다.
서울북부지검이 무혐의 처분하기 전 대한빙상연맹으로부터 받은 안전패딩 규격에 대한 답신
검찰의 지난 2월 항소이유서를 보면, 1시간 30분짜리 대관신청서는 관련 문건의 작성 시점, 실제 지급된 대관료, 사고 직후 관리자들의 진술 등에 비춰 믿기 어렵다는 게 항소 담당 검사의 판단이다.
사실상 대관신청서 조작 가능성을 의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검찰청의 또 다른 검사는 하지만 증거 위조 혐의로 고소된 아이스링크 관리자 등에 대해 지난 8월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대관신청서 작성일자 사고 발생 이후였다는 것만으로는 위조했다고 보기 부족하고, 대관료 입금내역 등을 다르게 계산하면서다.
대관신청서를 믿기 어렵다는 검사, 그렇다고해서 증거 위조 혐의가 인정되는 건 아니라는 또 다른 검사의 상반된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K씨는 "피의자가 상황에 따라 유리한대로 말을 바꿔서 검찰 처분도 앞뒤가 바뀌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북부지검 관계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위조했다고 보기엔 안 맞는단 취지"라며 "특별히 더 할 얘기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 사고보고서. 학교 측도 초반엔 2시간 대관을 했었다고 파악했다.
◇ 아이스링크 패드 두께, 국제 규격 아닌데도 1차 무혐의 처분 논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아이스링크 패드 두께가 국제빙상연맹 기준에 미치지 못했는데도 검찰이 과거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고검에서 재수사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검찰이 대한빙상연맹을 통해 안전패딩이 40~60㎝ 라는 ISU 규정을 확인해놓고도, “일반대회에서 폭은 20㎝/40㎝로 구분할 수 있다”는 관리자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다.
사고가 난 광운대 아이스링크에 설치돼있던 패딩은 20㎝였다. 경찰도 국제 규격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을 달아 송치한 것을 검찰이 한때 뒤집었던 것이다.
경찰의 기소의견 송치 → 검찰의 무혐의 처분 → 고검의 재수사 명령 → 기소 → 1심 일부 무죄 → 항소 → 증거 위조 고소 사건 무혐의 처분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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