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76544
청년 기자 4명이 중국의 폐허 찾아가 눈물 흘린 까닭
[현장]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 열려... '임정투어 가이드북'도 출간 예정
18.10.02 18:09l최종 업데이트 18.10.02 18:09l김경준(kia0917)
"대한민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정말 성대한 잔치 한 번 치러보자."
지난 9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청년문화공간JU에서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습니다.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오마이뉴스>에서 올여름 야심 차게 진행했던 'How are you 임정'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알리는 행사였습니다.
현장에는 무려 200명 넘는 관객들이 참석했습니다. 수원에서, 대구에서, 저 멀리 제주도에서 온 이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이는 지각할까 봐 울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급하게 왔습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황금 휴일을 반납하고, 하늘을 날아오면서까지 이 행사에 오려고 했던 걸까요.
▲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 포스터 ⓒ 김경준
▲ 참석자들로 북적이는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 현장 ⓒ 김경준
웃다가 울다가... 재미와 감동이 가득했던 로드다큐 <임정>
이날 현장에서 최초 공개된 로드다큐 <임정> 감독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러닝타임만 1시간에 이르는 다큐멘터리 속에는 우리가 몰랐던,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우리의 '뿌리'가 담겨있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가 거사 직전 마지막 아침 식사를 함께 하며 시계를 교환했던 '원창리(元昌里) 13호', 윤봉길 의거 후 피신 생활을 하던 자싱의 '김구 선생 피난처', 충칭 연화지(蓮花池)에 자리잡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 등 대륙 곳곳에는 여전히 임시정부 선열들의 숨결이 살아있었습니다.
중국어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청년 기자들의 좌충우돌 로드다큐를 지켜보면서 객석에서는 중간중간 큰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냥 웃기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곳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장소들이 방치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잡화점으로 변해버린 '의열단 김원봉 장군의 거주지', 조선의용대가 군사훈련을 했던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터'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아 흔적조차 희미해져 버린 그곳. 현지인들조차 과거 그곳에 뭐가 있었는지 모른다는 말에, 청년 기자들은 연신 눈물을 흘렸습니다. 스크린 넘어 객석에서도 어느 순간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 찾는 이가 없어 폐허처럼 방치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터"를 찾은 로드다큐 <임정> 팀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오마이TV
다큐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일제히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 박수 속에는 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 20박 21일 동안 중국 대륙을 돌아다니며 역사 속에 묻혀있던 유적지들을 찾아낸 청년 기자들의 열정에 대한 격려와 우리의 뿌리를 방치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표창원 의원 "청년들과 임정 투어에 나서겠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정말 먹먹한 심정으로 다큐멘터리를 봤다"며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청년들과 함께 임시정부 투어에 도전하겠다"라고 공개적으로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에서 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 김경준
또 이 자리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참석했습니다. 바로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역임한 독립운동가 차리석 선생의 아들 차영조씨, 만주 국민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김진성 선생의 아들 김세걸씨, 광복군 장이효 선생의 아들 장병화씨 등 실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현장을 찾은 것입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뿌리를 찾으려는 <임정> 프로젝트 팀의 노력을 격려하면서 관객들에게 잊힌 역사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독립운동가 후손 분들의 모습(왼쪽부터 국민부 참사 김진성 선생의 아들 김세걸씨·광복군 장이효 선생의 아들 장병화씨·임시정부 국무위원 차리석 선생의 아들 차영조씨) ⓒ 김경준
곧이어 열린 로드다큐의 주인공 <오마이뉴스> 청년 기자 4인(김종훈·정교진·김혜주·최한솔)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는 듯,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릴 수 있다면 어느 부분을 되돌리고 싶나', '답사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곳은 어디였나', '건국절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답사를 하며 만난 독립운동가 중 누가 제일 인상 깊었나',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등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하던 김종훈 기자는 당시 생각에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지 눈물을 쏟기도 했습니다.
▲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의 주인공인 오마이뉴스 청년기자 4인(김종훈·정교진·김혜주·최한솔)이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김경준
▲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 현장 모습 ⓒ 김경준
▲ "로드다큐 <임정>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참석자들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 ⓒ 정교진
최초의 임시정부 여행 안내서 <임정투어 가이드북>
이날 열린 행사를 끝으로 오마이뉴스 <임정> 프로젝트팀의 100여 일 간의 대장정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주도한 청년 기자들에게는 끝나지 않은 마지막 과제가 남았습니다.
바로 중국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활동 루트를 따라가는 여행 가이드북 <임정투어 가이드북>(가제)의 출간입니다. <임정투어 가이드북>은 중국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활동했던 전체 루트를 독자들이 직접 보고 따라갈 수 있게끔 안내하는 최초의 임시정부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이 책의 출간을 위해 청년 기자들은 스토리펀딩을 통해 시민들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무려 312명의 시민들이 1000만 원의 성금을 모아주었습니다. 이러한 청년 기자들의 열정과 책 출간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정성에 부응하기 위해 필로소픽 출판사에서는 <임정투어 가이드북>을 출간하기로 계약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책에는 임정에 관련된 도시별, 인물별, 장소별 스토리를 기본으로 관련 유적지를 찾아가는 법, 중국 여행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골고루 담을 예정입니다. 또 이승만·박정희 정권에 의해 훼손되었던 효창공원 내 임시정부 선열 묘역 등 교과서에서도 가르치지 않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임정투어 가이드북>의 출간 상황은 필로소픽 출판사의 공식 채널(블로그·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시로 공유할 예정입니다. 또 이 책의 출간을 위해 정성을 모아주신 시민들의 뜻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책의 제목과 표지 선정에 있어서도 누리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자 합니다.
내년 대한민국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만들어지게 될 <임정투어 가이드북>이 우리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순례길 위에서 올바른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세요.
▲ "로드다큐 <임정>"의 주인공이자 <임정투어 가이드북>의 저자인 오마이뉴스 청년기자 4인(김종훈·정교진·김혜주·최한솔) ⓒ 김종훈
"시민들의 걸음이 임정의 역사적 고리가 되고 그것이 우리의 뿌리를 제대로 찾아가는 과정이 되리라 믿습니다." - <임정투어 가이드북> 저자 4인(김종훈·정교진·김혜주·최한솔)
덧붙이는 글 | * 이 기사를 쓴 김경준 기자는 필로소픽 출판사에서 <임정투어 가이드북>을 기획한 담당자입니다.
* 책 제목과 표지 선정에 의견을 남기려면 - 필로소픽 블로그: https://blog.naver.com/philosoph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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