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eekly.hankooki.com/lpage/sisa/201201/wk2012012307010312120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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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초대형 게이트' 될까 '정치권 태풍' 가능성에 조마조마
● 한국투자공사, 메릴린치 투자 '거액 리베이트' 의혹
2008년 20억 달러 투자 2조원 가까운 막대한 손실
투자 금액 일부 국내 유입설… 정치권 실세 친인척 관련돼
윤지환 기자 j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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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메릴린치 증권 본사.

KIC 메릴린치 투자 MB정부 최대 게이트 급부상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도마 위에 올랐다. KIC가 지난 2008년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가 2조원 가까운 손실을 낸 것으로 당시 국정감사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KIC가 투자원금 20억 달러 가운데 15억 달러를 까먹는 등 막대한 외환 보유고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같은 KIC의 부진은 민간 운용사에 비해 낮은 투자 경쟁력과 주식 투자에 대한 사후관리 실패가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에는 늘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원금의 4분의3을 까먹은 KIC투자 과정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명박 대통령 정권의 레임덕과 맞물려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해외자원개발전문 코스닥 업체 씨엔케이(CNK)인터내셔널의 주가 조작등 소위 ‘다이아몬드 게이트’가 MB정권 측근을 겨냥하고 있어 KIC투자 손실 역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초래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KIC의 메릴린치 투자에 MB측근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나아가 MB의 친인척이 이사로 재직해온 회사 00사가 KIC투자와 관련돼 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00사는 해외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끌어들였다고 한다. 해외 투자 유치 성공으로 잘 나가야 할 이 회사가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는 등 갑자기 투자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는 게 의혹의 단서다. 이 회사에는 MB정권 실세의 사위가 이사로 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대주에서 쪽박주로 

문제는 이 회사가 상장폐지된 시점이다. 미국으로부터 무려 5,000만 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회사가 2009년 중반 경 갑자기 상장폐지되니, 당시 증권가에서는 여러 추측들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이 회사의 이사로 MB 정권 실세의 사위가 있었다는 점등을 들어 사실상의 소유주가 그 사위이고, 친인척 관리차원에서 상장폐지했다는 정치적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그간 행적을 주요 시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이 회사는 2008년 중반께 유럽 등에 약 1,00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그리고 그 즈음 해외로부터 거액의 투자자금이 유입됐다. 대규모 수출계약 성사에 해외투자 유치라면 주가 띄우는 데는 그만한 호재가 없다.

그러나 이 회사는 그 다음해인 2009년 상장폐지됐다. 그해 중반 회사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를 위반해 수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영업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상장폐지 되는 게 이상할 게 없지만,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는데도 불구하고 상장폐지 됐으니 일반 투자자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은 KIC의 메릴린치 투자와 00회사의 해외 유치자금 간의 상관 관계에서 의혹을 제기한다. 00 회사가 해외에서 유치한 투자금이 KIC투자의 리베이트 성 자금이거나 해외에서 세탁된 정치 자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이 자금은 회사 회생에 쓰일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사정기관의 한 소식통도 “KIC가 메릴린치에 투자한 돈 가운데 일부가 리베이트 형식으로 다시 국내에 흘러들어 왔을 수도 있다”며 “이 돈을 국내서 처리한 곳이 00사 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대미문의 사건 발단 

KIC가 메릴린치 지분의 매입을 매입할 당시의 주가는 29달러 선이었으나 현재는 6달러 선이다. 반의 반 토막이 됐다.

투자가 이렇듯 참혹하게 실패할 리스크를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까? 일부 투자 전문가들은 막대한 손실 리스크를 경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투자가 추진됐던 것일까. 이 부분이 미스터리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국감에서 “메릴린치에 대한 투자와 추가 투자는 리스크 관리 부서의 의견을 무시한 채 투자운용본부장 전결로 처리됐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KIC의 메릴린치 투자가 이뤄진 것을 놓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미국에 건네진 돈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당시는 미국 월가를 발칵 뒤집어 놓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진행 중일 때였다.

그래서 리스크 전문가들은 KIC의 메릴린치 투자를 두고 “서브프라임 사태가 얼마나 더 확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20억 달러를 쏟아 붓는 것은 무모한 결정”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부는 투자를 강행했다. 당시 재경부 조인강 금융정책 심의관은 “메릴린치가 서브프라임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잠시뿐일 것”이라며 “이 투자는 몇 년 뒤 미국 금융산업까지 내다본 장기 투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사상 최대 투자 손실로 나타났다. 이 한번의 투자로 막대한 혈세를 허공에 날려버린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투자손실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어떤 문제 제기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MB정부의 임기 말이 가까워지면서 이 투자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흐름인지도 모른다. 

가장 그럴 듯한 의혹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메릴린치가 KIC로부터 2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유치하자, 그 일부를 다시 리베이트 형식으로 되돌려 줬고, 이를 00사의 해외투자금 형식으로 처리한 뒤 정권 실세에게로 흘러 갔다는 것이다. 정권 실세는 국내서 이 돈을 처리하기 어려워 또 다시 외국으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핵심실세의 아들과 친인척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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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주                                                        진영욱

투자 결정 과정 곳곳에 정권 실세와 긴밀한 이들이 포진해 있었다는 점도 이같은 의혹을 더욱 부풀린다. KIC는 MB 정권 실세의 측근들이 주축으로 구성됐다. MB 정권 인수위 당시 경제1분과에는 KIC를 잘 알고 있는 강만수 간사(현 산은금융지주 회장)와 KIC 법 제정을 주도했던 최중경 전문위원(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버티고 있었다. 또 KIC에서 메릴린치 투자를 추진한 인물은 KIC 투자운용본부장이었던 구안 옹(Guan Ong)씨로 알려지고 있다. 

구안 옹씨는 현 정권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구안 옹씨는 메릴린치 투자 건을 성사시킨 이후 KIC에 사표를 내고 싱가포르에 헤지펀드 회사인 블루라이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Blue Rice Investment Management: BRIM)를 차렸다. 이 회사에는 공교롭게도 이상득 의원의 아들 지형씨가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래서 야권 일각에서는 블루라이스가 메릴린치 리베이트와 연관돼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메릴린치 리베이트가 00사로 넘어왔고, 그 돈은 다시 ‘제 3의 장소’로 간 뒤 증권가에서 사라졌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특히 야권은 ‘제 3의 장소’로 블루라이스를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메릴린치 투자 건은 홍석주 전 사장 임기 때인 2008년 1월 결정됐고 그 해 7월 취임한 진영욱 전 사장이 관리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진영욱 전 사장은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으로 영전했다.

윤지환 기자 j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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