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entertain.v.daum.net/v/20190801201909258?s=tv_news


왜 왔는지도 모른 채.."6살 소녀까지 강제 노역 동원"

김미희 입력 2019.08.01 20:19 수정 2019.08.01 21:19 


[뉴스데스크] ◀ 앵커 ▶


지금 보시는 사진은, 1940년 일본이 철도공사를 하기 위해 광양에서 동원한, 남성 노무자의 모습입니다.


열서너살 정도 되는 앳된 아이들이 보이죠.


당시 나고야 미쓰비시 공장에서 찍은 사진에서도 어린 소녀들이 눈에 띕니다.


일제가 얼마나 많은 어린 아이들에게 강제로 일을 시킨 것인지, 김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945년 14살, 초등학교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일본행 배를 탔습니다.


일본인 교사가 일본에 간 뒤 소식이 끊긴 언니를 만나게 해주겠다며 데리고 간 겁니다.


[김정주/강제동원 피해자] "일본에 가거라… 언니가 (일본에) 중학교 다닌다 그러니까 너도 가면 중학교 다닌다…"


하지만, 할머니가 도착한 곳은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도야마 후지코시 공장.


하루 10시간 넘게 중노동에 시달렸습니다.


91살 양금덕 할머니도 14살 때 나고야 미쓰비시 공장으로 끌려갔습니다.


[양금덕/강제동원 피해자] "교장이 헌병을 데리고 왔어. 칼 차고. 우리가 무서워하니까 이분 따라가면 중학교도 보내주고 돈도 많이 벌어가지고 올 수도 있다…"


해방 소식도 듣지 못한 채 군용기에 페인트를 칠했지만, 어린 소녀는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2005년부터 11년간 피해 조사를 통해, 어린 시절 끌려간 50명의 생생한 증언 사례집이 처음 발간됐습니다.


최연소 피해자는 1939년 태평양 남양군도에서 가족과 함께 농장에서 노역을 한 6살 소녀, 10살 방적공장에서 일하다 성폭행을 당해 정신질환을 앓다 생을 마감한 소녀도 있습니다.


경북의 한 광산에서는 일한지 한 달만에 갱이 무너져 11살 소년이 사망했습니다.


[정혜경/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박사] "속인건 일본국가 권력이고…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속였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거나 어르거나 달래거나 이렇게 데려간 것도 강제동원이다…"


강제 징용자 중 미성년자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공식 집계는 없습니다.


다만, 조선인 여성 노무자 1059명을 분석한 결과, 436명, 무려 41%가 미성년자로 파악된 게 유일한 통계입니다.


제한적 집계지만 미성년 불법 동원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 가능합니다.


[김정주/강제동원 피해자] "한사람이 울면 한방에 있는 애들이 전부 다 울어버려요. 울음이 터져버려 '엄마엄마'하고. 왜 우리가 여기 왔는지 모르겠다고 막 울고 아리랑 부르고…"


당시 일제는 국제노동기구 ILO 가입국으로 미성년 동원은 명백한 위법입니다.


일제는 이를 피하려고 조선인들은 일본 공장법을 적용받지 않도록 예외 규정까지 만들었습니다.


[정혜경/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박사] "일본에는 공장법이 있으면 일본인은 적용받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어린이가 노동을 하지 않죠. 그런데 조선 아이가 일본을 가면 적용받는거예요."


일제의 핵심적 전쟁범죄임에도 미성년 강제 동원은 철저히 가려져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사진 제공 : 섬앤섬 출판사, 영상 취재 : 박지민, 영상 편집 : 정지영)


김미희 기자 (bravem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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