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ocutnews.co.kr/news/5195983
日 기능실습이라 속이고 원전 오염 제거에 베트남인 투입
CBS노컷뉴스 황효원 기자 2019-08-09 15:50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파괴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전경(사진=연합뉴스)
일본 기업들이 베트남의 20~30대 청년들에게 기능을 알려준다면서 불러들여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Nan TV'에는 '꼭 봐주세요! 일본에 속아서 동원되는 베트남 노동자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명의 베트남 젊은이들이 인턴십 프로그램(TITP)이라는 명목하에 후쿠시마 원전 주변 오염제거작업을 했다고 폭로한 내용이 담겼다.
유튜버들에 따르면 일본 이와테현에 본사를 둔 한 건설회사는 2015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베트남 남성 3명을 기능실습생으로 채용해 후쿠시마현의 주택지 등에서 오염 제거 작업을 시켰다. 애초 3명의 기능실습생들은 회사로부터 "거푸집 설치 및 철골 배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 전해들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업무는 방사능 오염 지역에서 오염 제거 작업이었다. 회사 측이 기능실습생들을 속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3월, 3명의 기능실습생들은 일본 건설회사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년간 원전 사고로 오염된 지역의 낡은 건물을 청소하고 철거 작업을 강요했다"면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오염된 지역을 청소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이들이 받은 임금은 정부가 제염작업자에게 지원하는 하루 특수근무수당 6600엔 중 2000엔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의 기능실습생들은 보상을 요청했지만, 건설회사는 "제염에 실습생을 사용하는 회사가 많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사진=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폐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제1원전의 방사선 관리 구역에서 일한 근로자는 1만1109명이다. 이 기간 763명이 연간 10~20밀리시버트(mSv), 888명은 연간 5~10mSv의 피폭량을 기록했다. 일본은 원전 노동자의 피폭 선량 한도를 연간 50mSv, 5년간 100mSv로 정해 놓고 있다.
이같이 방사능 노출이 우려되는 위험한 곳에 20~30대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들여 원전 오염 제거 작업을 시키는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방사능 노출이 우려되는 위험한 곳에 일본인 대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인을 보낸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올해 4월 후쿠시마 제1원전소 폐로작업 현장에 '특정기능'을 가진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는 대책을 내놨다. 이들이 정한 '특정기능'이란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건설·간호·농업 등 14개 업종에 대해 일정 이상의 일본어 능력을 갖추고 시험에 합격할 경우 최대 5년간 일본에서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폐로 작업이 '건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정기능 재류자격자를 활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이 이같이 외국인력을 활용하려는 것은 향후 수십년간 계속할 수밖에 없는 폐로 작업을 하는데 자국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의 이같은 결정에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 법무성은 그간 기능실습생 자격의 외국인력에 대해서 기능실습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전 폐로 작업에 투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폐로 작업이 진행되는 제1원전 구내에서는 하루 평균 4000여명이 작업에 동원되는데 작업 구역 대부분은 방사선 관리 지역이어서 일정 피폭 기준을 초과하면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일본 정부는 향후 5년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특정기능 재류 자격으로 약 34만명을 받아들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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