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62719


[팩트체크] KBS, 황교안 담화 메인뉴스 배제는 방송법 위반?

박대출 "7시 뉴스에서만 면피성으로 보도"... 전문가들, '균형성 유지' 조항 놓고 이견

19.08.16 20:26 l 최종 업데이트 19.08.16 20:26 l 김지현(diediedie)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KBS가 8월 14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대국민담화 뉴스를 메인뉴스에서 배제했다"라면서 "이는 방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KBS가 8월 14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대국민담화 뉴스를 메인뉴스에서 배제했다"라면서 "이는 방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 김지현

 

자유한국당이 연일 공영방송, 특히 KBS에 대한 불만을 토로중이다. 급기야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16일 오후 한국당 언론장악 저지 및 KBS 수신료 분리징수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시갑)은 'KBS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대국민 담화 보도를 메인뉴스(뉴스9)에서 다루지 않아 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중략) 그러나 9시뉴스에서는 황 대표의 발표 내용은 없다. 7시 뉴스에는 면피성으로 보도하더니 정작 메인뉴스에는 슬그머니 뺐다. 야당 탄압이고, 보도통제이고, 국민 알권리 침해다. 황 대표의 대국민 담화 9시뉴스 배제는 방송법 위반이다."


제1야당 대표의 기자회견을 메인뉴스에 보도하지 않은 것은 방송법 위반일까?


[주장] "KBS, 황교안 대국민 담화 메인뉴스 배제는 방송법 위반"


기자회견 현장에서 박대출 의원이 제시한 방송법 위반 근거는 "방송법 제5조 제9항"이다. 하지만 박 의원이 근거로 든 방송법 제5조 제9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방송법 제5조는 '방송의 공적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는 총 5개의 항으로 구성돼 있다.


박 의원이 말하고 싶었던 법 조항은 제6조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으로 보인다. 제6조 제9항은 아래와 같다.

 

⑨ 방송은 정부 또는 특정 집단의 정책 등을 공표함에 있어 의견이 다른 집단에게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또한 각 정치적 이해 당사자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함에 있어서도 균형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KBS는 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서는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라면서 "이러니 정권이 장악한 홍위병방송,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접수한 노영방송이란 말을 듣는 게 아닌가, '청와대 방송공사'로 전락한 것인지 개탄스럽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방송법 위반문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8월 14일 KBS 7시뉴스의 보도 기사 목록.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대국민담화문 발표 소식이 실려 있다. 참고로 이날 7시뉴스는 주로 한일갈등 뉴스를 내보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주어가 '민주당'인 뉴스는 없었다.

▲  8월 14일 KBS 7시뉴스의 보도 기사 목록.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대국민담화문 발표 소식이 실려 있다. 참고로 이날 7시뉴스는 주로 한일갈등 뉴스를 내보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주어가 "민주당"인 뉴스는 없었다. ⓒ KBS 갈무리

 

[사실 검증] "방송법 6조 9항은 단일 사안에 대한 찬반 균형을 말한다"


박 대출 의원의 'KBS 방송법 위반' 주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어떨까.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대출 의원에게 방송법 제6조 제9항을 꼼꼼히 살펴볼 것을 권했다. 그는 "해당 조항은 특정 사안에 대해 찬반 여론이 갈릴 경우 이를 균등하게 다루라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황교안 대표의 담화문 발표는 어떤 정책 등에 대한 찬반의 성격을 띄지 않는다, 그냥 개인의 기자회견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최 교수는 "야당 대표가 기자회견 하는 것을 보도해야 한다는 법 같은 건 없다"라면서 "어떤 뉴스를 보도 하느냐 마느냐는 그 언론사가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대출 의원의 말대로라면 한국당부터 시작해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우리공화당, 민중당 뉴스를 모두 기계적으로 다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박준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특위 위원장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방송법 6조 9항의 앞부분(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은 선언적 규정으로 볼 수 있고, 뒷부분(각 정치적 이해 당사자에 대한 균형성 유지)은 단일 사건에 대한 이해가 다를 경우 반론보도를 염두에 둔 조항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KBS는 이미 7시뉴스에 황교안 대표 소식을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9시 뉴스에 반드시 뉴스를 내보내야 할 필요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방송법상 방송편성에 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각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만 의견제시 또는 시정요구를 할 수 있다"라면서 "박대출 의원의 기자회견 자체가 방송법상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제4조)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검증 결과] 대체로 거짓


KBS는 8월 14일 7시뉴스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 소식을 전했다. 다만, 9시 뉴스에 이 뉴스를 편성하지 않았을 뿐이다. 즉, KBS의 보도 행위는 존재했다. 또한 박 의원이 방송법 위반 근거로 제시한 제6조 제9항은 '특정 사안에 대한 찬반 여론을 균형있게 다뤄야 한다'는 조항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자당 대표에 대한 뉴스가 방송사 메인뉴스에 보도되지 않은 것은 방송법 위반'이라는 박대출 의원의 주장은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factcheck [대체로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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