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Event/Premium/at_pg.aspx?CNTN_CD=A0002586052
지뢰 묻혔는데 직진 명령? 중국인 병사는 이렇게 한다
중국 사람들에게 계약이 계약이 아닌 이유
김기동(kimkidong) 등록 2019.11.14 08:49 수정 2019.11.14 08:49
중국에서 유행하는 군인 이야기가 있다. 지휘관이 병사들에게 앞으로 가라고 명령했는데, 병사들 앞에는 큰 웅덩이가 있다. 지휘관은 웅덩이의 존재를 모른다. 병사들은 명령대로 직진하면 모두 웅덩이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상황을 조금 더 극단적으로 만들어 보자.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에서 지휘관이 병사들에게 전진하라고 명령했는데, 병사들 앞에는 적군이 설치한 지뢰가 묻혀 있다. 대열 맨 뒤에서 명령을 내리는 지휘관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병사들 입장에서는 앞으로 갈 수도, 뒤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가면 지뢰밭에 들어가 죽을 수 있고, 전진하지 않으면 명령 불복종으로 지휘관 총에 맞아 죽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보고하기엔 지휘관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 중국의 병사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중국에서 유행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중국인이 주변국 사람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얘기이기도 하다.
정지, 직진, 제자리걸음
▲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 모습. ⓒ 연합뉴스/AP
이야기에 따르면, 미국 병사들은 지휘관이 전진하라고 명령했지만 일단 멈추고 지휘관에게 보고한 후 행동한다. 평상시의 상황이라면 합리적일 수도 있지만, 전쟁 상황이라면 병사들의 대응 방안에 문제가 있다. 지휘관의 명령을 기다리는 동안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 모르고, 그 경우 병사들은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병사들은 앞에 지뢰밭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휘관의 명령에 따른다. 죽더라도 그냥 전진한다. 전쟁터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 병사 개개인의 생각이란 있을 수 없고, 무조건 지휘관의 명령에 따른다는 것이다.
중국 병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까? 중국 병사들은 제자리걸음을 한다. 그러면 지뢰밭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있고, 맨 뒤에 있는 지휘관이 보기에는 병사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 명령 불복종도 아니다. 긴박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휘관이 전진하라고 한 명령은 실제로는 실행되지 않았다.
중국인 친구가 한국 사람인 나에게 이 유머를 이야기하면서, 한국 병사들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 같냐고 물었다. 내가 대답을 머뭇거리자 중국 친구는 한국 병사들은 아마 이렇게 했을 거라며 자기 생각을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반응을 살폈다. 참고로 이 중국인은 한국 사람을 비교적 많이 겪어봤다.
친구는 한국 병사는 개개인의 판단으로 앞에 있는 지뢰밭을 피해 옆으로 우회할 거라고 했다. 그렇게 지뢰밭을 건넌 다음 다시 모여서 앞으로 전진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병사들은 죽음을 피했고, 우회하는 잠시 동안을 제외하고 전진하라는 지휘관의 명령도 따랐다.
내가 겪어본 바로, 중국 사람은 꽤나 현실지향적이다.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목표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인 '현실'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목표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반면 한국 사람은 목표 지향적이다. 자신 스스로의 목표이든 자신이 속한 조직의 목표이든 일단 목표가 설정되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목표는 절대로 변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합리적인 과정은 어쩔 수 없다고 여기기도 한다.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의견이다.
한국의 계약과 중국의 계약
▲ 중국 계약서 ⓒ 바이두
한국의 사전은 '계약'을, 관련되는 사람들이 서로 지켜야 할 의무를 정하는 약속이라고 정의했다. 또 법률 용어로는 법률 효과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의사표시라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계약이란, 관련되는 사람들이 어떤 사항에 대해 서로 이행할 것을 약속하고 거기에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일이다.
중국 바이두 백과에서 '계약(契约)'이란, 관련되는 사람들이 협의하여 어떤 사항을 정하고 그 사항을 이행할 것을 서로 '신뢰'하는 일이라고 한다. 즉, 이 단어에는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 사람은 서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사항을 처리할 때, '계약'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합동(合同, 허통)'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이 단어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은 '둘 이상의 조직이나 개인이 모여 행동이나 일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민사(民事)와 관련된 사항을 협의하여 확정, 변경, 종결한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래서 중국 사람은 '합동서(한국 계약서)'에 쓰여 있는 문구의 각 사항(계약 내용)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 변경하면서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약'하면 완전히 마무리된 것으로 생각하는 한국 사람과 달리, 중국 사람은 어떤 사업을 '합동(허통)'하면 이제부터 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계약 내용은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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