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_w.aspx?CNTN_CD=A0002618630


"신천지, 2007년 대선 때 신도들에게 한나라당 가입 지시"

[인터뷰②] 변상욱 전 CBS대기자 "이만희는 바지사장, 후계 놓고 내부 각축전"

20.03.04 20:05 l 최종 업데이트 20.03.04 22:14 l 글: 강연주(play224) 오연호(oyh) 사진: 권우성(kws21)


대담 - 오연호 / 글 - 강연주 / 사진 - 권우성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변상욱 YTN앵커 대담.

▲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변상욱 YTN앵커. ⓒ 권우성

 

"이만희 총회장은 이제 바지사장 정도의 역할만 한다고 본다. 그가 사라지면 신천지 전체가 흔들릴 테니 상징적 역할만 하는 거다... 지금 신천지 내부에서는 후계 권력을 놓고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신천지 전문가' 변상욱 전 CBS대기자(현 YTN앵커)의 말이다. 그는 2006년부터 15년간 신천지 문제를 취재해왔다.


3일 오전 <오마이뉴스> 서교동 사무실에서 변상욱 기자를 만났다. 변 기자는 전날인 2일 경기도 과천에서 열린 이만희 총회장 기자회견과 관련해 "신천지 내부 실세가 크게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변 기자는 신천지와 정치권 간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신천지는 전체 신도에게 한나라당 가입을 지시했다"면서 "일부 간부는 당직을 맡기도 하고 대선캠프에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오연호 대표기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1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아래는 변 기자가 신천지 지도부의 내막과 정치권과의 연관성에 대해 답한 것을 정리한 내용이다. 


[인터뷰①] 20대가 신천지에 빠지는 4가지 이유 (http://omn.kr/1mrk3)


이만희 회장 의식은 과거에 멈춰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 2일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을 보았을 텐데, 느낌이 어땠나?

"신천지의 상징 정도 역할만 한다고 본다. 바지사장 느낌이다. 기자회견 때 이 회장은 콜레라와 코로나의 구별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독감주사와 코로나 검체 체취 간의 차이도 잘 몰랐다. 뿐만 아니라 본인의 행적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스스로 판단하지 못했다. 이만희 회장이 과연 신천지 5000억 자산을 휘두르면서 신도 약 31만 명(국내외 24만 5605명과 교육생 6만 5127명)과 국내외 수백개 교회 및 해외 지사를 다룰 수 있을까? 이제는 아니라고 본다."


- 이 회장이 바지사장이라면, 내부 실세는 누구인가?

"이 회장은 자신의 측근들 3,4명만 곁에 남겨둔다. 그런데 2일 기자회견 때 이 회장 옆에 있던 사람들은 이전에 확인된 사람들과 달랐다. 여기서 두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첫 번째, 실세 그룹이 바뀌었다는 거다. 새로 등장한 사람들이 권력을 이어받은 사람들이라는 해석이다. 두 번째는 진짜 실세는 겉으로 드러난 이들 뒤에 따로 있다는 접근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자에 해당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 신천지 내부에서 후계자가 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봐도 되나?

"권력을 두고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신천지의 권력구조를 알아야 한다. 신천지는 24개 부처 소속 부장들이 중앙에서 권력을 잡고 있다. 정부 조직으로 치면 각 부처의 장관들과 같은 사람들이다. 지방에는 12지파의 수장들이 있는데 최근 그들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 싸움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만희의 두 부인들이다. 본부인 유천순과 두 번째 부인 김남희다. 24개 부처 부장들과 각 지역 책임자 중 누가 어떤 부인에게 붙을 건지, 혹은 이 가운데 독립할 사람은 누구인지가 싸움의 요지다. 현재 흐름은 본부인 중심으로 뭉쳐지고 있는 듯하다."

  

- 신천지 세력 일부가 독립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신천지에서 떨어져 나온 15개의 작은 조직들이 이미 독립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중 제일 영향력이 강한 게 '새천지(새로 언약한 신천지)'다. 신천지 교리는 그대로 따라가되 기존의 신천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만희 회장의 영력이 다했다고 지적한다. 이런 것 때문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이만희 회장이 최근 교인들 모아놓고 시험을 보게 한 적이 있다. 구원 받을 수 있는 14만 4천 명을 이 시험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끊어버리겠다며 엄포를 놓은 거다. 물론, 누가 합격했고 탈락한 건지는 안 가르쳐 준다."


- 15년 간 신천지를 취재한 사람으로서, 이만희 총회장은 어떤 사람이라고 보나?

"이만희 회장의 의식은 1950년대에서 1970년대 말, 그 사이에 묶여있다. 그래서 신천지 내부에 군대식 문화나 독재식 문화, 권력에 의한 감시체계 같은 게 녹아든 거다. 같은 이유로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도 높게 평가한다. 이 회장의 의식 상태는 과거에서 멈춰있다."


신천지와 정치계의 연관성

 

'박근혜 시계' 찬 신천지 이만희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봉황 무늬가 새겨진 '박근혜 시계'를 차고 있다.

▲ '박근혜 시계' 찬 신천지 이만희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봉황 무늬가 새겨진 '박근혜 시계'를 차고 있다. ⓒ 이희훈

    

-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 때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와 주목을 받았다.

"그 시계를 차고 나온 것은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으로 본다. 허세를 부리려고 한 것 같다. 그 시계가 진짜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말이 많지만, 나는 진짜라고 추측해본다."


- 이 시계를 시작으로 정치계와 신천지와의 연관성도 언급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새누리당 당명과 신천지를 연관시키기도 했다.

"관련성이 일절 없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조금 묘한 부분이 있다. 신천지는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신도 전원에게 한나라당 당원 가입을 지시한 바 있다. 당시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기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놀란 정치권이 먼저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신천지 간부 일부는 당원에 가입했다."


- 이 내용은 어떻게 확인된 건가?

"신천지에서 탈퇴한 사람이 본인이 받았던 당원가입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제보했다. 당시 신천지 교인 수는 약 5만 명 정도였다."


- 당시 신천지 일부 간부들이 한나라당에 가입했다는 내용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미 여러차례 확인된 사실이다. 2007년 당시 신천지 청년회장 출신이 한나라당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던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당은 그를 제명처분했다. 이밖에 신천지 장로가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게 드러난 일도 있었다. 새누리당은 '우리는 그가 신천지 장로였던 것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당이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라 이미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2007년 신천지는 '신천지 대외활동 협조 안내문'이라는 문건을 전국 12지파에 내리면서 신도 1만 670명을 대상으로 한나라당 특별당원으로 가입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어 2012년에는 신천지 수석장로인 황아무개씨의 새누리당 상임고문 활동 이력과 박근혜 후보 캠프 행정자치조직위원장 이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변상욱 YTN앵커

▲ 변상욱 YTN앵커 ⓒ 권우성

      

- 이번에 신천지가 보건당국에 23만 명의 교인 명단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우리가 알만한 정계 인물도 있을까?

"사실 명단에 누군가가 있더라도 애매한 점이 많다. 서청원 전 의원만 해도 본인의 '신천지 고문설'에 대해 '고문을 허락한 적도 없고 본인 이름을 도용하고 있다'고 반박하지 않았나. 실제로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연루된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신도 명단에 포함된 이름만으로 신도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신천지 행사에 축전·축하 화한 등을 보내거나 행사에 참석해서 축사를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고문직에 이름을 올리게 됐을 수도 있다."


- 이번에 신천지가 전국적으로 이슈화 됐다. 신천지는 이후에 어떻게 될까?

"신천지에 대한 대중들의 경각심은 높아질 것이다. 신천지 내부는 계속되는 세력 싸움으로 인해 더 세분화 될 것으로 보인다. 15개의 소조직은 이미 떨어져나간 상태다. 중앙에서도 분열 조짐이 보인다. 가장 확실한 건 본부인 측 세력이 독립할 것 같다는 거다. 두 번째 부인 쪽에도 기존 신천지에 불만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이밖에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중앙의 24개 부처 소속 부장들도 각자의 세력을 구축할 거다. 이렇게 신천지가 세분화 될 경우 사회적인 제재가 더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변상욱 YTN앵커 대담.

▲ 변상욱 YTN앵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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