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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내가 정치적이 아니라 정치가 코미디”
거제|김정훈 기자 입력: 2012년 02월 05일 19:55:00
거제 콘서트서 거침없는 정권 비판
4일 오후 6시 방송인 김제동(38)의 105번째 토크 콘서트가 열린 거제문화예술회관.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공연장은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이 꽉 찼다.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난 공연이었지만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었다. 공연은 김제동 소개 영상과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면서 시작됐다.
지난 4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김제동의 105번째 토크콘서트. 이날 김제동은 특유의 ‘뼈있는 유머’로 관객들의 폭소를 이끌어 냈다. 김기남 기자
■ KBS 대관취소 말도 안돼
김제동은 무대에 올라 “거제 공연 허락해줘서 고맙다. 오늘 정치인은 나가주시고, 화면 잡히면 안된다”고 인삿말을 했다. KBS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제동의 공연을 관람했다는 이유로 대관을 취소한 것을 비꼰 말이었다. 관람객들을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날 게스트로는 김C가 출연했다. 관람석에서는 <도가니>의 원작자인 소설가 공지영도 보였다.
게스트 김C “나도 (김제동과) 같은 (소속)회사인데, 나름 입바른 소리 잘하는데, 난 왜 (TV프로그램에서) 안 잘리지 생각을 한다”며 “<1박2일> 정말 잘리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었다. 안잘려서 그냥 그만뒀다”고 말해 청중들의 폭소를 유도했다.
■ 코미디 보다 정치가 더 웃긴 세상
김제동은 이날 작정한 듯 정치권을 비판했다. 김제동은 “9시 뉴스가 가장 재미있다”며 “예상치 않는 웃기는 얘기가 훅치고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100분 토론>도 재미있다”며 “멀쩡한 사람이 4명이 나와서 매주 토론을 하는데 단 한번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신기하지 않느냐”고 했다.
김제동은 또 “우리 회사 소속 연예인들은 경찰에 자주 끌려간다. 정태춘·박은옥씨가 원조인데 노래부르는 것보다 뉴스에 많이 나온다. 참여정부때도 끌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김C·윤도현·저 이렇게는 회식을 하지 않는다”며 “회식하면 남들이 집회하는 줄 안다”고 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자신을 정치적이라고 하는데 대해 그는 정치가 코미디라고 반박했다. 김제동은 “누구나 각자의 분야가 있다. 보온병을 보고 포탄이라고 한다. 애들한테도 물어봐도 안다. 개그계의 고전이다. 난 어떻게 저렇게 웃기지 못할까하고 자괴감을 가진다”고 했다. 공연장에서는 2~3분이 멀다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뼈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의 공연 콘셉트가 사회풍자이기 대문이다.
공연이 끝난 뒤 토크콘서트장을 찾은 시민들이 대형 포스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 “이대통령 당선시 사회 본 내가 정권실세”
김제동은 선관위의 투표 인증샷도 비꼬았다. 그는 “유명인들은 투표소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해서 투표소 가렸다. 그 다음에 얼굴 나오면 안 된다고 해서 얼굴 반을 가렸다. 다음에 눈을 가릴 생각”이라고 했다. 또 “인증샷을 올린 것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자신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기분파”라고 했다. 김제동은 “이명박 당선 당시 사회를 봤다”며 “‘함께 가요 국민 성공시대’ 저 영상에 있는 게 나인데 이 정권의 개국공신이며 고향이 경북 영천으로 포항 옆인데 정권의 핵심 실세”라고 말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왔다.
■ 반값등록금 운동 계속할 것
그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비정규직, 반값 등록금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 탱크가 한국 학생을 치었는데 아무 손도 못쓰는게 SOFA다. SOFA 없애자고 주장하는면 빨갱이냐. 국회의원·대통령 다 비정규직인데 왜 비정규직에서 신경을 쓰지 않습니까.”
김제동은 또 “내 아들 딸을 위해 반값등록 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마친 뒤 김제동은 앞으로 “불러주는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을 만나보려 한다. 트위터 등 SNS통해 신청을 받고 직접 방문해 아이들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안학교지원 등에 더 많이 동참할 계획이다. 기회가 되면 북한어린이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데도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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