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91849


"우리 민식이가 협상 카드냐"

패스트트랙 막으려 '민식이법' 볼모 잡은 나경원

긴급 기자회견 열고 필리버스터 배경 설명... 현장 지켜보던 교통사고 피해자 유가족 '눈물'

19.11.29 16:41 l 최종 업데이트 19.11.29 17:38 l 글: 곽우신(gorapakr) 사진: 남소연(newmoon)


 민식·태호·해인 부모들이 29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관련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민식·태호·해인 부모들이 29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관련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기사 수정 : 29일 오후 4시 55분]


"기자 여러분들, 들으셨잖아요. 이게 이해가 됩니까?"

"무엇을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입니까, 대체?"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 유가족들이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분통을 터뜨렸다. 스쿨존 내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김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씨는 "우리 민식이가 협상 카드냐"라고 울먹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당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198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며, 이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필리버스터 대상에는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당은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어린이 생명안전 관련법들은 이번 필리버스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해당 법안 표결의 전제조건으로 '선거법 직권상정 철회'를 내건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도입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이번 필리버스터의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각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 처리된 법안 및 민생법안 등 비쟁점 법안마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볼모로 삼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나경원 "선거제 직권상정 안 하면 민식이법 통과 가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민식·태호·해인 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필리버스터 신청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민식·태호·해인 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필리버스터 신청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라며 "사상초유의 헌정무력화 폭거에 의해 어렵게 쌓아올린 자유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가 사정없이 유린 당하고 짓밟히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공수처 설치는 "이 정권의 추악한 비리와 부패를 덮고, 친문무죄 반문유죄 사회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공포수사처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혁도 "여당과 일부 야당의 끊임없는 이합집산과 밀실거래를 보라"라며 "대한민국을 망치려는 포퓰리즘 세력의 야합 선거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어이 입법 쿠데타를 완성시키겠다는 집권세력을 제1야당인 한국당이 막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막을 수 있겠나"라며 "헌정질서의 붕괴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도 필사적인 저항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역사의 큰 죄를 짓는 것, 민의의 전당에 불명예를 남기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계속되는 불법과 다수의 횡포에 이제 한국당은 평화롭고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을 시작하려고 한다"라면서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이번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수 있고, 저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버스터 철회의 조건으로 "이 저항의 대장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불법 패스트트랙의 완전한 철회 선언과 친문게이트 국정조사 수용일 것"이라며 두 가지를 제시했다.


나 원내대표는 비판을 의식한 듯 "민식이 어머님 아버님, 하준이 어머님 아버님, 태호‧유찬이 어머님 아버님, 해인이 어머님 아버님" 등을 호명하며 "저희 모두 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장께 제안한다"라며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에 앞서서 우리 민식이법 등에 대해 먼저 상정해 통과시켜줄 것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장께서 사회를 거부하시지 말고, 우리 민식이 어머님 아버님을 비롯한 우리 아이들 어머님들의 호소에 호응해주시라"라며 "민식이법을 통과시킨 다음 저희가 필리버스터 신청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할 기회를 달라"라고 호소했다. 또한 "한국당이 자유민주주의와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으로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저항을 할 수 있는 저항의 시간이 됐다"라며 "그 저항의 시간을 불법적으로 더 이상 막지 말고 이 부분에 대해서 응답해주시라"라고 덧붙였다.


"볼모로 잡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도망친 나경원

 

나경원 원내대표실 앞에서 오열하는 민식이 엄마 민식 군 부모 김태양 박초희씨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오열하고 있다.

▲ 나경원 원내대표실 앞에서 오열하는 민식이 엄마 민식 군 부모 김태양 박초희씨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오열하고 있다. ⓒ 남소연


나경원 원내대표가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나자,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없이 통과시킬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라면서도 "다만, 국회의장께서 약속해주실 부분은 '선거법을 직권상정 안 하겠다'라는 것"이라고 조건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 직권상정 안 하겠다고 약속해주시면, 안건 순서를 변경하는 것에 동의한다"라며 "국회의장께서 국회법에 반하여 (본회의) 개의를 마냥 지연하는 데 대해서 항의 방문하도록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뒤이은 기자들의 질문은 공격적이었다. 향후 '과거사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 처리 여부를 묻는 말에 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고,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라며 "과거사법은 위헌적 소지가 있다. 법의 조문에 불명확한 사유가 포함되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부분을 거둬주면 즉각 과거사법 통과에 협조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과거사법 관련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현장의 기자와 논쟁을 주고 받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질의응답을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사실상 민식이법 등을 볼모로 삼은 것 아닌가?", "비쟁점 법안들은 여야가 합의하여 통과시키기로 했는데, 피해 보는 건 결국 국민 아닌가?"와 같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질문들을 무시한 채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이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침묵에 결국 울분을 터뜨렸다.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