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992


동방항공, 한국인 승무원에 ‘언론 접촉 말라’

중국항공사가 한국인 승무원들 중국항편 배치한다는 기사 보도되자

관리자급 직원 “누구도 회사 소속 신분으로 언론 인터뷰 안돼”

박서연 기자 psynism@mediatoday.co.kr 승인 2020.01.31 19:13


중국의 민간항공사인 동방항공이 직원들에게 언론사를 접촉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중국항공사가 한국인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중국 내 위험 도시 비행을 배정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내린 조치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는 지난 30일 “‘위험지역 우릴 보내네’…떨고 있는 中항공 한국승무원”(정윤아 기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항공사에서 일하는 한국인 승무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일부 승무원들은 중국항공사들이 올 초부터 갑자기 중국 내 위험 도시로 한국승무원을 배정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지난 31일자 뉴시스 기사.

▲ 지난 31일자 뉴시스 기사.

 

뉴시스 기사에는 중국 동방항공 재직 20대 승무원 A씨 인터뷰가 있었다. A씨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직원들 걱정이 높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는 지난 30일 오후 1시20분 보도됐다. 이후 해당 기사는 동방항공 승무원들 단체 채팅방에 공유됐다. 그러자 18분 후인 오후 1시38분 동방항공 ‘한국승무원 업무방’에 관리자급 직원들이 승무원들에게 언론을 접촉하지 말 것을 공지했다.


관리자급 직원 B씨는 “승무원 여러분, 어느 누구도 공식적인 회사 소속 신분으로 언론 인터뷰에 참여할 수 없으며 중국 동방항공 명의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회사의 의사 결정을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회사는 법적 책임을 물을 권리를 보유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린다”고 썼다. 


이후 오후 1시51분 한 번 더 공지글이 올라왔다. 관리자급 직원 B씨는 “회사의 내용과 관련해 회사는 대외적으로 정보를 게시하는 부서가 있으며 모든 직원은 공식적으로 대표할 권리가 없습니다. 동방항공 이미지에 훼손되는 글, 정보, 특히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정보를 함부로 작성하지 않도록 주의 바란다”고 했다. 


▲ 동방항공 관리자급 직원이 한국승무원들에게 언론사를 접촉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

▲ 동방항공 관리자급 직원이 한국승무원들에게 언론사를 접촉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

 

동방항공 승무원들은 “한국 국적 항공사들은 중국항편 운항을 점차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국적 항공사는 프랑스, 일본, 중국인 승무원들을 제외한 한국인 승무원들을 중국항편에 스케줄을 배정하고 있다. 두렵고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동방항공 승무원 소속 A씨는 “회사 측에 어떠한 답을 요구해도 기다리라는 말만 돌아오고 있다”고 말한 뒤 “중국항편 스케줄을 소화하고 싶지 않으면 개인 연차를 써야 한다. 하루에 6만원 씩 월급이 깎인다. 전 세계적인 재난 사태인데 개인이 손해 보면서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감염이 의심되는 동료 승무원이 잠복 기간을 채우지 않고 복직해 일하는 점 △승무원들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 일본 승무원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문과 함께 호텔 이동 지시가 내려오는 점 △정확한 호텔 이동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중국 당국이 승무원들이 묵는 해당 호텔을 임시장소로 선정했다고 주장하며 호텔 이사를 강행한 점 등이 불안감을 증폭시킨다고 토로했다. 


취재원이 발언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동방항공 소속 승무원 C씨는 지난 27일 김포에서 상하이로 비행을 갔다. C씨는 중국에서 2박 3일을 머문 뒤 지난 29일 상하이 홍교 공항에서 다시 김포 공항으로 돌아왔다. 


이후 사측은 김포발 상해 비행편에 발열 여행객이 있었다며 C씨에게 2월10일까지 집에서 휴식을 취하라고 통지했다. 그런데 몇 분 후 사측은 발열 여행객이 감염되지 않았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다며 다시 비행할 것을 지시했다. C씨가 상하이도 상황이 좋지 않아서 걱정된다고 했지만, 사측은 이를 무시했다. 


미디어오늘은 동방항공 한국 지사에 승무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와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고 공지한 이유 등을 물었다. 동방항공 한국 지사 측 관계자는 31일 미디어오늘에 “말씀드릴 입장이 아니다. 지금은 답변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중국) 본사 측에 전달 드리겠다. (회사 측에서) 답변하지 말라고 하셨다. 전화를 주셨지만, 지금은 답변하기 곤란한 상황인 것 같다. 전달 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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