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205201315232?s=tv_news


[바로간다] "내가 누군줄 알아!"..前 총리 '보좌관'이 사는 법

이지수M 입력 2020.02.05 20:13 


[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이지수 기잡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보좌관이라며 술집에서 난동을 부렸던 한 남성이 경찰 조사에 불응하다가 체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 국무총리 보좌관이라는 명함 한 장 파고 다니면서 온갖 갑질을 일삼았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인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신림동의 한 술집.


지난해 11월 24일 새벽, 술집 내부 CCTV 영상입니다.


손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사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항의를 합니다.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손으로 테이블을 내려치더니 잔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기까지 합니다.


손님이 화를 낸 이유는 황당했습니다.


[술집 사장 A씨] "같이 있었던 (여성) 바텐더 친구한테 '밖에 나가자'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퇴폐적인 업소나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안된다고 정중히 말씀을 드렸더니…"


다른 손님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 경찰한테도 막무가내로 행동합니다.


[손님] "뒷짐 지지마. 내 앞에서." ("알겠어요. 제가 5분만 설명할께요.") "뒷짐 지지말라고."


욕설을 해대자 참다못한 경찰이 남성을 제지합니다.


[손님] ("저한테 삿대질 하지 마세요. 욕하지 마시고…") "내가 뭔 욕을 했어. 당신한테 뭔 욕을 했냐고." ("저한테 XX이라고 안하셨어요?") "XX이 욕이야?" ("그럼 그게 욕 아니에요?")


남성은 급기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전화를 하겠다며 윽박지릅니다.


[손님] "기다려봐 욕인지 아닌지 물어보자고. 당신 서장한테 물어볼게." ("물어보세요.") "5분, 5분만 기다려. 내가 OOO이한테 전화할테니까." ("전화하세요.")


도대체 이 손님, 누구길래 이렇게 기세가 등등할까요?


남성이 술집 사장 A씨에게 건넨 명합입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이름과 함께 김 모 보좌관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술집 사장 A씨] "전 총리의 보좌관이라고 저희한테 자기를 소개했고요. 자기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고… 전 총리님이라고 하는 분이랑 한 통화도 저희한테 자주 들려주고…"


김씨는 난동 사건 이후에도 계속 술집 주인을 괴롭혔다고 합니다.


[술집 사장 A씨] "(김 씨가) 내가 고소를 했고 너는 벌을 받을거고, 벌을 받기 싫으면 합의를 해라. 가만 안둘거라고 죽일거라고. 내가 대단한 사람인데 네가 나를 감히 건드렸다(고 했어요.)"


행패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이후에도 영업장을 찾아오거나 전화나 메시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협박했습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나가니 조심하라"거나 "사기 탈세 혐의로 형사고소할 테니 법정에서 보자"고 협박합니다.


또 현직 부장 검사와 나눴다는 대화 내용을 캡쳐해 보여주면서 인맥을 과시했습니다.


몇 차례 연락 끝에 김 씨를 만났습니다.


김 씨는 만나자마자 명함을 들이밀며 자신을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보좌관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김 모 씨] "보기만 하쇼. 제가 드릴순 없고. 현직에 안계셔서. ("아, 전 총리님?") 모르시나 하하하. 선거용이야 총선이든 대선이든."


김 씨는 신림동 술집에서 잔을 던진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모 씨] "'우리 바텐더 아가씨랑 같이 (밖에) 가서 20분만 있게 해줘' 그런데 사장이 화를 내는거야. 그정도 팔아줬으면 그렇게 무리한 부탁은 아니라고. 아가씨랑 OO하자고 한 것도 아니고."


경찰서장에게 전화하겠다고 한 게 뭐가 문제냐고도 되물었습니다.


[김 모 씨] "(경찰관이) 와가지고 막 이래. 주머니에 손 딱 넣고. '술먹고 잘못 하셨구만' 요래요래. 내가 관악서장한테 전화하면 안됩니까 민원인이? 일반 시민이? 그게 협박입니까?"


김씨는 과연 이완구 전 총리의 보좌관이 맞을까?


과거 이 전 총리의 재판과정에서 김 씨가 옆에서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습니다.


하지만 이 전 총리는 국회의원이었을 당시 비서관의 소개로 김 씨를 알게 됐고, 심부름을 몇 번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재판 과정에)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일일이 나타나기가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내 심부름을 했던 거를 본인은 그거를 무슨 전 국무총리 보좌관 이렇게 써 가지고 다닌다는…"


김씨가 자신과의 관계를 과시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해 말 집으로 불러 경고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걸 내가 알게 됐어요. 나쁘게 얘기하면 정신병자고. 본인과 함께 그 부인을 오라고해서. 당신이 내 보좌관인가. '아닙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김 씨는 이 전 총리가 식사자리에서 자신을 격려해줬다고 주장합니다.


[김 모 씨] "(전 총리가) 우리 내외를 부르시더니 밥 한끼 먹자고. '내가 4년간 저친구 고생 많이 시켰다 미안하다. 급여를 준 것도 아니고 설령 내가 들은 말이 사실이라하더라도 나 너 못친다'(고 하셨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술집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김씨를 체포해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바로간다, 이지수입니다.


(영상취재 : 배우람 / 영상편집 : 문명배)


이지수M 기자 (first@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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