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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노무현도 못한 것을 MB가 해내다니
(서프라이즈 / 흑수돌 / 2012-02-10)

1. 종편 무더기 허가로 조중동 몰락의 위업을 달성하다

당대 최고의 방송작가 김수현(조선TV ‘아버지가 미안하다’)과 노희경(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에게 거액의 원고료를 주며 시나리오를 맡겼고, 중량감과 안정감을 겸비한 김영철-양미경,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정우성-한지민을 캐스팅했는데도 그 시청률은 1%대. 그나마 요 정도가 상위권 프로그램이고 나머지 프로그램은 모조리 0.5%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야심 차게 기획한 아침드라마와 프라임타임 드라마는 총회차의 절반만 소화하고 조기 종방했고, 대대적인 광고를 했던 듀엣(가수와 연예인의 팀 대결)도 4회 만에 내렸다.

그러다 보니 이미 조중동 종편 프로그램 편성은 누더기에 가깝게 되어버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프로그램 편성 시간이 조정되고, 후속편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땜빵 프로그램이 투입되고, 급기야는 제작비용을 받지 못한 외주제작사로부터 고발과 소송 압박을 받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오죽하면 국내 최대 기업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종편, 운영비도 못 벌어 정착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상 사망선고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겠는가?

실제로 광고업계에서는 조중동 종편이 내보내고 있는 방송광고의 절반 이상이 ‘대포 광고’(광고비 받지 않고 내보내는 편법 광고)로 보고 있다. 자신들 임의대로 대포 광고를 내보내 놓고 이를 빌미로 광고비 내놓으라며 기업을 협박하고 있고, 그나마 적정절차를 밟아 수주하는 광고도 실제 광고비 수준은 종편 주장과 달리 케이블방송의 50%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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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편 주별 평균시청률 추이 (자료 한국신용평가)

한신평은 “종편 4사의 기대 시청률을 0.5~1.0%로 추정하면 4사를 합산해 연간 2000억~4000억 원의 광고수입이 예상된다”며 각 사당 평균 연간 광고수입을 500억~1000억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연간 최소 운영비가 2,000억임을 감안할 때 최소한 매년 천 억대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참고로 후발 공중파 방송인 SBS의 2010~2011년 연간 평균 광고수입은 5,137억 원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것조차도 한신평이 그나마 봐줬다는 느낌이다. 지금 이들이 사실상 공중파 방송 연간 예산의 80%에 버금가는 수준의 운영비를 계속 투입하고 있으니 그나마 몇 개라도 1%대 시청률이 나오는 거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각자 살 길을 찾기 위해 운영비를 아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프로그램의 질은 더욱 떨어지고 시청률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연간 광고수입 500억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그나마 이들 조중동 종편의 마지막 희망이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연말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죽기 살기로 버틸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그만큼 손절매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결국 수천억 원대의 막대한 적자를 안은 채로 M&A 시장에 헐값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렇게 천문학적 적자를 떠안으면서 종편을 처분하고 나면 종이신문 또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 엄청난 구조조정과 콘텐츠 질 저하의 악순환을 고스란히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 예상치 않았던 조중동 종이신문의 몰락 시나리오가 ‘트로이의 목마’ 이명박-이상득-최시중 덕에 현실화되는 거다.

이것이야말로 김대중-노무현 두 전임 대통령이 10년 동안 싸우고도 털 하나 건드리지 못한 것을 우리 위대한 가카가 한 방에 보내버리는 쾌거인 셈이다.

2. 고소영(명문대-개신교-영남) 카르텔을 드디어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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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3당합당이 한국사회에 미친 후폭풍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서울대-개신교-영남이라는 기득권 카르텔이 공고하게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권의 출범은 기득권 카르텔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고려대와 대구·경북(TK)까지도 주류로 다시 복원시키는 역할을 했다. MB 정부 초기에 ‘고소영’ 내각이 연일 회자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 또한 상당수의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느껴왔던 대한민국 사회의 기득권 카르텔을 명쾌한 키워드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소영’으로 시작한 MB 정부가 ‘고소영’ 라벨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몰락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카르텔의 붕괴다.

YS 정부하에서 기득권 냄새를 물씬 풍겼던 개신교가 MB 정부에 들어와서는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마치 하이에나처럼 닥치는 대로 권력과 이권을 다 먹어치워 버렸다. 개신교 목사가 청와대 비서관으로 임명되었다가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되고, 개신교 목사가 종교활동과 전혀 상관없는 권력지향적 시민단체를 만들어 사실상 권력 실세의 역할을 하고, 급기야는 개신교의 본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 자리가 권력의 중심임을 간파한 목사들이 계파 간 싸움을 벌이고 대의원 표를 매수하기 위해 돈봉투를 뿌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일들을 목격한 유권자들 입장에서 볼 때 이제 개신교는 ‘깨끗한 종교’로 보이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수십 년간 기독교 목사나 장로가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혹 현재 대권 후보 중 개신교 장로나 안수집사 직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리어 그 사실을 숨겨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 어떤 내부의 자정노력과 외부의 압박으로도 개신교의 권력지향성과 도덕적 타락을 막을 수가 없었는데 이것 또한 MB가 한 방에 해결해버렸다. 김대중-노무현 두 전임 대통령도 손대지 못했던 한국사회의 치부를 우리 위대한 가카가 결정적인 자살골로 한 방에 보내버렸다. 이것 또한 역사적인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사회적 위상도 MB 정부 들어 급격하게 추락했다. 서울대는 탐욕적 의도를 가진 ‘서울대 법인화’를 MB 등에 올라타 밀어붙여 국민적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했고, 고려대는 고대출신 장관 후보자들의 비리와 탈법 사례가 잇따라 밝혀지면서 기회주의적 출세주의자 양성소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을 뿐만 아니라 의대생 동료 여학생 성추행 사건으로 도덕적으로도 사망선고를 받았다. 모르긴 몰라도 MB 정부 끝나고 나면 고대 동문회 내부적으로 대대적인 자성과 참회 움직임이 일어나게 될 거다.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그러면 더 좋다. 더욱 빠른 속도로 골로 갈 가능성이 높을 테니…. 이것 또한 엄청난 일을 한 거다.

영일대군 이상득 할배의 지나친 포항 예산 몰아주기 때문에 TK와 PK 모두 열을 받아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우리 가카 패밀리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다. 문재인-문성근-김정길-김영춘-김경수 등이 PK에서 당선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 또한 가카와 형님의 결정적 자살골에 힘입은 바 크다.

결론적으로, 잇따른 자살골로 명문대-개신교-영남의 공고한 카르텔이 깨졌으니 한국 사회를 위해 이보다 좋은 일도 없다.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의 공고한 야권연대로 이들에게 확인사살까지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데….

민주통합당이 이 같은 절호의 기회에 제발 찬물을 끼얹지 않기를 바란다.

흑수돌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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