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ewsverse.kr/news/articleView.html?idxno=470
[의견] 법조인들 고발장 뜯어보니, “딱 봐도 검사가 썼다”...검찰문서 형식
기자명 윤진희 기자 입력 2021.09.07 16:41
윤석열 캠프가 지난 2020년 4월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고발장 파일의 작성자가 검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스버스가 공개한 고발장 전문을 확인한 다수 법조인들은 “딱 봐도 검사가 쓴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발장의 문서 형식과 내용 모두 ‘검찰 스타일’이 진하게 묻어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캠프는 6일 저녁 고발장 내 특정 표현을 언급하며, “이 같은 표현을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엔 너무나 투박하다. 시민단체나 제3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1, 고발장 형식에 드러난 ‘검찰 스타일’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전달한 고발장 형식은 전형적인 ‘검찰 스타일’이다. 고발장 목차 구성이 검찰의 공소장과 동일한 것은 물론 서류 작성 방식도 검찰 문서와 동일하다.
고발장이 검찰 공소장과 같이 1. 가. (1) 스타일로 작성돼 있다. 약칭 사용 방식도 검찰 공소장 약칭 사용 방식이랑 동일하다.
검찰의 공식문서는 1. 가. (1) ‘스타일’을 활용한다. 반면 법원은 1. 가. 1) ‘스타일’을 쓴다.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전달한 고발장은 검찰이 공식문서에서 활용하는 스타일인 1. 가. (1) 순서로 작성돼있다.
고발장에 기재된 약칭 기재 방식은 검찰이 공소장등에 약칭을 기재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검찰은 공식문서에 약칭을 사용할 때 (이하 ‘~~’ 이라고 약칭함)이라고 쓴다.
다른 직역의 법조인들은 쓰지 않는 검찰만의 문서 작성법도 고소장에 등장한다. 바로 문장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줄을 바꾸는 것이다. 이는 검찰 공식 문서만의 특징이다.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전달한 고발장에도 아래 문서에 나타나듯 '게시하고,' 처럼 문장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줄을 바꿔가며 문장을 기술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문장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줄바꿈을 하는 것은 검찰만의 독특한 공식 문서 작성 방법이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검찰 관련성을 배제하기 위해 시민단체나 제3자 작성 문건이라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고발장 형식이 ‘검사’ 아니면 검사 생활을 오래한 법조인이 작성했을 개연성을 드러내고 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따져봐도 공안검사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관련기사: [분석과 해설] 고발장 작성 누가...적용혐의 공안검사 흔적 물씬)
2. 고발장 내용에 묻어나는 검사의 흔적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전달한 고발장에는 비 법조인과 구별되는 법조인들의 언어 용례가 반영돼있다.
첫째, 일시를 표기할 때 연, 월, 일을 온점(.)으로 약칭하고, 날짜가 정확하지 않을 때는 ‘~경’을 쓰도록 하는 것은 표준 행정 서식 표기 방법이다. 시민단체 등이 썼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임의로 요약한 내용을 작은따옴표에 넣고 '~취지로' 를 덧붙이는 것 역시 검찰의 공소장 작성 방식이다.
둘째, 사안을 임의로 요약한 내용 앞뒤에 작은따옴표를 치고, 작은따옴표 뒤에 ‘~취지로’라고 쓰는 방식 또한 전형적인 검찰 방식이다.
고발장을 확인한 다수 법조인들은 “딱 봐도 검사가 쓴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방 법원 소속의 한 판사는 “이 고발장은 공안이 쓴 것 같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 법조를 보면 검사가 쓴 것 같다.변호사들도 공직선거법 적용 법조 찾는 걸 이렇게 잘 못한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변호사들은 “진짜 공소장처럼 쓰여 있다” “문건 제목을 고발장이라고 써 놨을 뿐 공소장 그 자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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