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모를 수 없는 인터넷매체 무시, 불편한 이유뿐이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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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모를 수 없는 인터넷매체 무시, 불편한 이유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 때 ‘윤우진 의혹’ 보도한 뉴스타파, 본인·배우자가 필요로 찾았던 기자들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승인 2021.09.09 10:3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보도한 곳을 ‘메이저 언론’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터넷매체’로 표현해 논란이다. 그러나 해당 매체는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유일하게 인터뷰한 매체 뉴스버스다. 뉴스버스와 뉴스타파가 어떤 곳인지, 윤 후보와 어떤 인연이 있는지 좀 더 살펴보자.

[관련기사 : ‘인터넷매체’ 대놓고 무시, 귀를 의심케한 윤석열의 언론관]

지난 6월29일 윤 후보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날, 뉴스버스는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김씨 사생활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의 인터뷰였다. 김씨 인터뷰 기사가 나오자 뉴스버스를 두고 윤 후보와 손발을 맞추려고 만든 신생매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 뉴스버스 김건희씨 인터뷰 기사 갈무리

언론의 보도 방향만을 두고 특정한 의도가 있다거나 정치공작이라는 식의 공격은 부당하다. 김씨를 인터뷰한 뉴스버스 윤진희 기자는 해당 인터뷰가 기획이나 의도가 있는 정파적 목적이 없고 여러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을 뿐이고 김씨가 의혹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쥴리가 아니다’는 발언도 했다며 취재과정을 따로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김씨 관련한 의혹도 보도했다.  

그러면서 뉴스버스 발행인이 TV조선에서 지난 정부 국정농단 관련 보도를 주도했던 이진동 기자로 알려졌다. 

이번에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보도한 전혁수 뉴스버스 기자는 윤 후보가 8일에도 문제 삼았던 채널A 검언유착 의혹을 주장한 제보자X(지아무개씨)에 대해 일찌감치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제기를 했던 기자다. 굳이 따지자면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전 기자는 윤석열 검찰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졌던 기자다. 전 기자는 이번 보도 이전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검증보도도 해왔다. 뉴스버스가 정치공작에 나섰다는 주장이 오히려 맥락상 맞지 않는다.

뉴스버스 자체는 신생매체일 수 있지만 윤 후보와 배우자, 윤 후보 캠프의 정치인들은 모를 수 없는 기자들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캠프는 뉴스버스가 허위보도로 정권교체를 막고자 윤 후보를 흠집내기에 나섰다며 해당 매체를 비난했다. 

8일 윤 후보는 김건희씨에 대한 주가조작 의혹 보도를 한 뉴스타파도 언급했다. 

뉴스타파는 주가조작 의혹 말고도 지난 2012년 벌어진 윤우진 당시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관련 당시 윤석열 검사가 윤우진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보도한 곳이기도 하다. 윤석열 검사는 2012년 당시 한상진 신동아 기자에게 ‘자신이 윤우진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고 전화통화로 설명했다. 윤석열 당시 총장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변호사를 소개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뉴스타파로 옮긴 한 기자가 2012년 당시 통화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 지난 7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관련 뉴스타파 보도

한 기자는 최근 윤우진씨를 다시 만났고 지난 7월 ‘윤우진 입 열다 “윤석열이 변호사 소개했다”’는 리포트를 보도했다. 검찰총장 청문회 당시 ‘변호사를 소개하지 않았다’는 발언에 대한 ‘국회 의증’과 ‘거짓말 논란’, 수사를 받던 윤우진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다면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윤 후보는 자신과 배우자 각각 직접 통화해 자신들이 모를 수 없는 언론이지만 자신과 배우자 관련 의혹을 보도한 ‘불편한’ 언론사를 상대로 ‘인터넷매체’로 폄하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곳에 들어가 던져 놓고 따라가지 말고 독자 많은 KBS나 MBC에서 바로 시작하라”라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관련 발언을 이어갔다. 조선일보가 ‘인터넷 매체 보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는데’라고 묻자 윤 후보는 “모든 인터넷 매체가 잘못됐다는 말을 하는게 결코 아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인터넷매체들이 많다는걸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기자회견 당시 발언을 정정하는 듯했지만 이어지는 발언에서 ‘인터넷매체’와 ‘메이저언론’을 구분하며 ‘정치공작’ 주장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작은 인터넷매체가 보도하면 그 보도를 인용해 친여 메이저 매체가 달라붙어서 그 보도를 따라가고 여당 정치인들이 같이 나선다”며 “그렇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관계가 확대재생산되는 구조로 흘러가는 거보면 (이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게 공작”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관련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이저 언론도 아닌 허접한 인터넷 언론이 정치공작한다고 언론과 국민앞에 호통치는 것은 든든한 검찰조직을 믿고 큰소리치던 검찰총장할 때 버릇 그대로”라며 “네거티브 대응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여긴 군림하는 검찰이 아니라 국민을 받들어 모시는 정치판”이라고 썼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윤석열 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