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511
윤석열측 “김건희 ‘9억차익’ SBS 법적조치” 기자 “충실히 취재한 보도”
기자명 조현호 기자 입력 2022.02.23 17:23
한겨레 추가계좌 4개 확인에도 “왜곡보도” 기자 “답변할 만한 질문 안돼”
민주 “김건희 구속수사하라, 이것 때문에 낙선할듯”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명의의 증권사 계좌내역을 분석한 결과 주가조작이 이뤄진 때와 겹치는 시기에 9억원대의 차익이 발생했다는 SBS 보도가 논란이다. 이에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측은 불법 자료이자 출처불명의 자료를 보도한 피의사실 공표이며 김시에 불리한 부분만 자의적으로 보도했다며 법적 조치하겠다고 반박했다.
이 뉴스를 리포트한 SBS 기자는 충실히 취재해 확인한 보도라고 밝혔다.
또한 주가조작에 활용된 계좌가운데 김씨 명의의 계좌가 4건이 추가로 더 있다는 한겨레 보도에도 윤석열 선대본부는 왜곡보도라며 법적조치하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기사를 쓴 한겨레 기자는 이 같은 입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답변할 만한 질문이 안된다고 했다.
SBS “김건희 계좌 작전 의심기간 9억대 차익”
SBS는 22일 저녁 8뉴스 ‘[단독] 김건희 계좌 내역 입수…‘작전 의심 기간’ 9억대 차익’에서 “김건희씨 명의의 계좌내역을 입수해 살펴보니 주가 조작이 있었다고 검찰이 의심하는 시기인 2010년부터 2011년 초 사이에 주식 거래가 수십 차례 이뤄졌다”며 “그 기간 계좌에서 들고 난 돈을 비교해보니 9억 원대 차익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SBS는 “사정당국을 통해 작성된 김건희 씨 개인 명의 증권사 계좌 4개의 거래 내역을 입수했다”고 했다. 이 방송은 “김씨가 주가 조작 피의자인 이아무개씨로부터 계좌를 회수한 지 5개월 뒤, 2010년 10월28일부터 미래에셋대우 계좌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의 매수가 시작돼 11월 중순까지 한 번 1000주를 매도한 것 빼고는, 모두 47만 여주를 꾸준히 사들였다”며 “그런데 닷새 뒤 11월 하순부터는 돌연 매도로 전환해 이듬해 1월13일까지 미래에셋대우와 디에스 계좌로 모두 49만여 주를 내다 팔았다”고 전했다. SBS는 “이렇게 두 달 넘게 28차례에 걸쳐 사고팔고가 이뤄졌는데 총 매도금액과 매수금액의 차액은 9억4200만원 플러스였다”며 “매수 시점 도이치모터스 종가는 3130원, 두 계좌를 통한 주식 매도가 마무리된 이듬해 1월13일 종가는 6960원이었다”고 전했다. SBS는 해당 기간을 두고 “검찰이 발표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일당의 ‘작전 기간’ 가운데 2단계, 인위적 매집을 통한 주가 부양 시기와 일부 겹친다”고 해석했다.
▲SBS가 지난 22일 저녁 8뉴스에서 보도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부인 김건희씨 주가조작 의심 계좌 거래 내역 분석 보도. 사진=SBS 갈무리
SBS는 이에 윤 후보측이 “주가 조작과는 무관한 김건희 씨의 개인 거래”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한겨레 “추가 계좌 4건, 검찰 ‘김씨 명의계좌 284차례 시세조종’”
SBS 외에도 한겨레도 김건희씨 계좌 거래와 관련해 추가 의혹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23일자 1면 기사 ‘김건희, 또 다른 주가조작 ‘선수’에게 계좌 2개 맡겼다’에서 “김건희씨가 당초 알려진 주가조작 선수 이아무개씨(구속기소) 외에 또 다른 주가조작 가담자에게도 증권계좌를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썼다. 한겨레는 22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요청으로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공소장에 첨부된 주가조작 범죄일람표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한겨레는 “이미 공개된 주식거래 내역, 권 전 회장 등의 재판 증인 및 사건 관계자, 수사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 등을 교차 취재한 결과, 검찰이 주가조작 범행에 이용됐다고 판단한 157개 증권계좌 가운데 김씨 명의 계좌는 기존에 알려진 계좌 외에 4개가 더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확인된 김씨 명의 증권계좌는 △김건희가 주가조작 선수 이아무개(구속기소)에게 제공했다고 밝힌 신한증권 1계좌 △투자자문사 이아무개 대표(구속기소)가 범죄에 이용한 2계좌 △권오수(구속기소)의 매수 권유로 김건희가 직접 주식을 사는데 이용한 2계좌 등 5개”라고 소개했다.
한겨레는 “검찰 공소장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하면, 주가조작 선수 이씨는 2010년 1월 김씨 신한증권 계좌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67만여주(17억3200여만원어치)를 대량 매수했다”며 “또 다른 주가조작 가담자 이 대표는 2010년 10월~2011년 1월 김건희씨 명의 증권계좌 2개를 통해 49만여주(18억4600여만원어치)를 샀고, 이 외에도 권 전 회장 범죄일람표에는 김씨가 증권계좌 2개를 통해 직접 8만5천여주(4억9000여만원어치)를 매수한 사실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2022년 2월23일자 1면
한겨레는 검찰이 이를 두고 ‘호재성 정보를 은밀하게 알려주는 식의 비정상적 매수 권유 행위’에 의한 거래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를 종합하면 검찰이 기소한 주가조작 혐의 거래 가운데 125만3800여주(40억7150만원)가 김씨 계좌를 통해 이뤄졌다”며 “검찰 판단에 따르면, 2010년 1월~2011년 3월 김씨 명의 계좌로 통정매매(106건), 고가매수(113건), 물량소진(45건), 허수매수(16건), 종가관여(4건) 등 284차례 시세조종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윤석열측 “불법 자료로 SBS 자의적 보도, 주가하락 때 판건 왜 보도않나” “한겨레도 왜곡보도”
이 같은 보도가 잇달아 나오자 윤석열 후보 측은 일일이 반박자료를 내어 법적조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했다. 이양수 윤석열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22일 밤 출입기자 단체 SNS메신저에 올린 SBS 보도에 대한 입장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사정당국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출처 불명의 자료를 토대로, 김건희 대표의 거래내역, 규모를 자의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보도 출처와 자료가 불법임이 명백하므로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대표는 주가가 낮았던 기간에도 손해를 보면서 상당한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했다”며 “김건희 대표가 주가조작 공범이라면 굳이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손절매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이것이 김건희 대표가 공범이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인데, 왜 이 부분 거래내역은 보도에서 제외한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왜 하필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의 구간의 내역만 따진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론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 분산 매매해왔다고 소개하면서 “거래 구간에 따라 수익을 보거나 손해를 봤고, 특정 기간을 임의로 설정하면 매수량과 매도량이 일치하지 않아 수익 계산이 부풀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그 전후로 손실을 본 거래들은 손익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주가 하락기간에도 거래를 많이 했는데 상승 기간의 거래내역만 발췌하여 보도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대선 직전에 사정당국의 출처 불명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것은 피의사실공표, 금융실명법위반 등 현행법을 위반했고, 정치적 의도로 자료가 발췌되어 유출되다 보니 내용이 왜곡되었다”며 “법적 조치를 통해 유출 경로와 자료의 진위를 가리겠다”고 했다.
▲SBS가 지난 22일 저녁 8뉴스에서 보도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부인 김건희씨 주가조작 의심 계좌 거래 내역 분석 보도. 사진=SBS 갈무리
이 수석대변인은 한겨레의 의혹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자료를 내었다. 그는 23일 오전 ‘한겨레의 ‘김건희 신한 계좌, 시세조종 흔적’ 보도에 대한 입장’에서 “한겨레 기사는 출처가 불법이고, 김건희 대표에게 ‘유리한 부분’만 제외하고 잘못된 해석을 붙인 허위·왜곡 보도”라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대표 수사 중에 함께 고발된 권모씨의 공소장을 김남국 의원이 언론사에 유출한 행위는 ‘피의사실 공표’의 공범이며 형사고발을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이러한 피의사실 공표는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며 악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대표가 신한증권 계좌를 이모씨에게 일임하여 거래를 했다는 부분을 쏙 뺐다”며 “기사만 보면 마치 김건희 대표가 직접 시세조종을 한 것처럼 읽힌다”고 반론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기사 내용 자체로도 김건희 대표 결백을 증명한다”며 “김건희 대표는 이 씨에게 계좌를 일임한 후 구체적 매매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그 사실 또한 증권사 녹취에 정확히 남아 있다. 공범이라면 시세조종 과정의 손해를 보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정산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한겨레가 자체 분석을 했으나, 그 내용으로도 시세조종성 거래인지 알 수 없다”며 “통정매매가 있었고 그로 인해 얼마나 주식이 올랐는지 구체적 내용이 없다”고도 반론했다. 그는 “한겨레가 피의사실 공표의 대상물을 보도하면서 김건희 대표에게 유리한 일임매매라는 사실을 빼고 보도하고, 자체 분석 결과를 마음대로 붙인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추가 입장문에서 ‘1년2개월간 김건희씨 계좌에서 시세조종성 주문이 284회’라는 한겨레 보도내용에도 “그 근거도 알 수 없지만 하루에 한 번꼴도 안 되는 전화 주문으로 시세 조종은 불가능하다”고 반론했다.
해당 기자 입장은? SBS 기자 “충실히 취재해 보도” 한겨레 기자 “답변할 질문 아냐”
이에 의혹보도를 한 기자들도 입장을 밝혔다. ‘작전 의심기간 거래로 9억 차익설’을 보도한 강청완 SBS 기자는 23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충실히 취재해서 확인 다했고, 그에 따라서 보도했다”며 “기사로 다 말했다. 기사내용을 참조해달라”고 밝혔다.
강 기자는 윤석열측 해명에 재반박하거나 추가 후속 보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가부를 얘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강재구 한겨레 기자는 ‘일임매매했다는 사실을 뺐다, 피의사실 공표다, 한겨레 분석만으로 시세조종성 거래인지 알 수 없다’ 등의 이양수 수석대변인의 반론에 대한 입장을 묻자 SNS메신저 답변에서 “저희가 답할만한 질문이 안된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명측 “김건희 구속수사하라” “윤, 부인 주가조작으로 낙선할 것”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측은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김건희씨를 즉각 구속수사하라’, ‘윤 후보가 부인 주가조작 문제로 낙선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23일 오전 중앙선대위 본부장단 회의 모두발언에서 SBS 9억원 차익 보도를 두고 “누가 봐도 주가 조작에 김건희씨가 개입한 정황과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단언컨대 윤석열 후보는 김건희씨의 주가 조작 때문에 낙선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 백혜련 선대위 수석대변인 등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이미 김건희 씨의 거래 계좌 내역을 통해 주가 조작 범죄를 확인했으나 한 차례 비공개 소환 조사를 통보했을 뿐, 이에 대한 김씨의 소환 불응에 어떠한 대처도 하지 않고 있다”며 “주가 조작 혐의자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는데도 검찰은 검사 출신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라는 이유 때문인지 봐주기와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은 9억 원대 막대한 차익을 남긴 김건희 씨를 즉각 구속 수사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