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15658


"검찰이 덮은 삼부토건 헌인마을사업... 살생부 있다"

[단독 인터뷰] '20시간 조시연 대화파일' 녹음한 한중전 헌인마을 토지소유자 대리인

22.03.08 14:56 l 최종 업데이트 22.03.08 14:56 l 구영식(ysku)


20시간 조시연 대화파일'을 녹음한 한중전씨, 한씨는 현재 헌인마을 토지소유자 대리인을 맡고 있다.

▲  "20시간 조시연 대화파일"을 녹음한 한중전씨, 한씨는 현재 헌인마을 토지소유자 대리인을 맡고 있다. ⓒ 구영식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2011년 10월 삼부토건 본사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삼부토건 임직원들에 대한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사건을 수사했다. 당시 검찰수사대상에는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과 카자흐스탄 K-A프로젝트(주상복합건설), 헌인마을 개발사업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20개월 동안 진행된 특수부 수사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불기소'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20시간 조시연 대화파일'을 녹음한 한중전(헌인마을 토지소유자 대리인)씨는 지난 4일 <오마이뉴스>와 얼굴과 실명을 드러내고 인터뷰했다. 한씨는 "당시(2011년) 검찰이 주로 수사했던 것은 헌인마을 개발사업이었다"라며 "이 수사가 제대로 되면 더 큰 문제가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주장했다.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 일대(13만2523㎡)에 위치한 노후 주택·영세 가구단지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한씨가 주장한 '더 큰 문제'는 ▲지분쪼개기를 통한 3900억 원의 PF대출 ▲실행하지 않은 용역비 240억 원 지출 ▲철거도 하지 않은 업체 33억 원 지급 ▲용역직원들에 의한 살인·방화교사 의혹 ▲서울시·서초구의 잘못된 조합 설립 인가 등이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 한씨는 "(검찰이 삼부토건을) 봐준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해가 안된다"라며 "당시 무슨 짓을 해도 검찰 손에만 넘어가면 중간에 끝났다, 한 건도 제대로 수사된 게 없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씨는 당시 전·현직 검찰 간부였던 '두 H'를 통한 검찰로비와 시행사 대표 A씨의 '살생부'가 불기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한중전씨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헌인마을 개발사업이 15년 이상 표류한 이유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374 일대(13만2523㎡)에 위치한 노후 주택·영세 가구단지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374 일대(13만2523㎡)에 위치한 노후 주택·영세 가구단지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 오마이뉴스

 

- 조시연 전 삼부토건 부사장과의 대화파일에는 검찰의 삼부토건 봐주기 수사 의혹 등이 담겨 있는데 왜 녹음하게 됐나?


"조 전 부사장은 2009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헌인마을 개발사업과 관련해서 토지 매입이 원활치 않으니 좀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일을 계속 해줬는데 그 과정에서 조 전 부시장이 구속되고, 2015년에 삼부토건이 부도가 나서 헌인마을 개발사업이 중단됐다.


그러다가 2019~2020년 즈음에 우리은행이 가지고 있던 삼부토건 채권을 매각했는데, 미래에셋대우와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에서 매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과정에서 이상한 얘기가 나왔다. (채권을 매입했다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자금을 유치해 펀드를 만들었는데, 옛 삼부토건의 조남원(부회장), 정아무개(건설사업본부장) 등이 그 펀드에 돈을 넣어 뒤에서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지배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식사를 하면서 길게 얘기하다 보니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그때부터 녹음한 것이다."


- 헌인마을 개발사업의 '진짜 주체'가 누구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녹음한 건가?


"그렇다. 토지소유주는 채권을 산 사람과 사업을 해야 헌인마을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니까 토지(채권)를 누가 샀는지가 관심사였다."


- 헌인마을 개발사업이 이렇게 15년 이상 표류한 이유는 뭔가?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토지소유자가 조합을 결성해 각자 가진 땅을 개발해서 건물이나 땅으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당연히 조합원 자격은 사업구역 내 토지소유자여야 한다. 그런데 토지소유권이 없는 168명이 조합원으로 들어가 있는데도 2009년 서초구와 서울시가 조합 설립 인가를 내줬고, 2020년에는 조합 설립 변경을 인가해줬다.


지난 15년 동안 땅 주인들이 그것을 바로잡아 달라고 진정하고 고소했지만 전혀 바로잡히지 않았다.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지난 15년 동안 삼부토건과 우리강남PFV를 위해 말도 안되는 행정을 해온 것이다."


"수사가 제대로 되면 '더 큰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도시개발사업이 중단된 헌인마을의 현재 모습.

▲  도시개발사업이 중단된 헌인마을의 현재 모습. ⓒ 오마이뉴스

 

- 2011년 당시 헌인마을 개발사업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했던 핵심내용은 무엇이었나?


"토지소유자들의 경우 마을 공동 명의 토지 대금 400억 원을 어디에 썼는냐가 주요 수사대상이었다. 그런데 당시 삼부토건이 막고자 했던 것은 헌인마을 개발사업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금 횡령만이 아니다. 이 수사가 제대로 되면 더 큰 문제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더 큰 문제?


"우선 PF 대출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토지소유자 3분의 2 이상이 매매 계약을 하면 땅값을 주기로 했다가 토지소유자 170명 중에 토지매매자는 70명밖에 안됐다. 결국 '2분의 1 이상'으로 바꿨고, 이후 토지소유자들이 가지고 있던 자투리땅 두 필지를 우리강남PFV가 자기 직원들 33명을 동원해 지분쪼개기로 토지소유자를 (추가로)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말도 안되는 대출이 이뤄졌다(우리은행이 2006년 7월 삼부토건의 보증을 받아 우리강남PFV에 3900억 원을 대출해줌 - 기자 주). 검찰수사를 제대로 했다면 그게 걸리는 건이다.


위에 이야기했듯이 2009년에 조합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조합에 168명이 있었는데도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조합 설립 인가를 내준 것도 문제였다. 이와 함께 각종 횡령 사건들이 있다. 설립자본금이 50억 원인 우리강남PFV(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금융회사)를 만드는데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A씨(시행사 대표)의 지분 51%를 330억 원에 매입한 것, AMC(부동산투자신탁 및 자산관리회사)를 만들어 실행되지도 않은 용역비로 240억 원을 지급한 것, 철거도 하지 않은 철거업체(서초구청 추천 업체)에 33억 원을 지급한 것 등이 그렇다. 특히 2006년에 용역깡패들의 살인·방화교사사건도 있었다.


이런 것들이 검찰수사를 통해 다 드러나게 생겼다. 삼부토건의 몇몇 임직원들이 돈을 빼먹은 사건이었다면, 삼부토건이 죽기살기로 검찰수사를 막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막대한 돈을 들여 막았다. 이런 것들이 다 드러나면 삼부토건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기관도 문제가 되고, 서울시와 서초구도 문제가 되고, 검·경도 문제가 되는 등 상황이 상당히 심각했다."


- 그런데 왜 검찰이 불기소한 것인가?


"봐준 것이다. 검찰과 삼부토건은 친하니까. 그렇지 않고서는 이해가 안된다. 조 전 부사장과 얘기하다 보면 검찰 얘기를 많이 했다. '아무리 주민들이 고소·고발해도 안된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당시 무슨 짓을 해도 수사가 진행되다가 검찰 손에만 넘어가면 중간에 끝났다. 한 건도 제대로 수사된 게 없다."


"삼부토건에서 검찰에 돈 갔다, 여러 번 들어"

 

지난 2008년 8월 25일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의 희수연(77세)에 참석한 동생 조남원 부회장(사진 왼쪽)과 차남 조시연 부사장.

▲  지난 2008년 8월 25일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의 희수연(77세)에 참석한 동생 조남원 부회장(사진 왼쪽)과 차남 조시연 부사장. ⓒ 오마이뉴스

 

- 조 전 부사장과 오랫동안 만나면서 대화를 나눴는데 조 전 부사장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어떤 관계로 느껴졌나?


"아주 친한 선후배 관계로 보였다. 조 전 부사장도 그렇게(친한 선후배관계인 것처럼) 얘기했다. 조 전 부사장은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이 되기 전에는 무조건 '석열이형'이라고 불렀다."


- 윤석열 후보에게 '세 번 걸렸는데 세 번 봐줬다'는 것의 진실은 뭔가.


"'세 번 걸렸는데 세 번 봐줬다'는 얘기는 조 전 부사장에게 여러 차례 들었다. 2005년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 사건 때 걸렸다고 들었다. 그 다음에 2007년~2008년에 걸렸는데 조 전 부사장은 큰 건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2011년 건이 제일 크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저와의 대화에서) 윤석열 후보가 작은아버지(조남원 부회장)를 세 번 봐줬다고 했는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조남욱 회장, 조남원 부회장이 같이 걸렸고, 같이 봐준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삼부토건 전체가 문제될 수 있으니까 (검찰에서) 덮은 것이다."


- 세 번 봐준 것은 조남원 부회장만의 건이 아니다?


"(봐준 것은) 삼부토건이라고 봐야 한다. 조 전 부사장이 2011년 건이 제일 크다고 한 것은 임원들의 문제(횡령·배임)가 아니다. 헌인마을 개발사업에서 일어난 비위들이 드러나는 게 제일 두려웠을 것이다. 윤석열 후보가 '이번에는 안된다'고 했는데도 결국 불기소됐다. (이와 관련) '두 H'를 통해서 검찰로 돈이 건너갔다고 조 전 부사장이 얘기했다."


- 검찰에 돈이 얼마나 갔다고 들었는가.


"조 전 부사장에게 들은 게 삼부토건에서 130억 원이 갔고, 정아무개 본부장이 이와 별도로 자신의 횡령과 배임을 막는 데 50억 원이 썼다고 한다. 이 얘기를 조 전 부사장에게 여러 번 들었다."


- 누구를 통해 누구에게 전달했다는 건가.


"조 전 부사장 얘기에 의하면, (대검 간부출신 변호사) H가 그 돈을 또다른 H(당시 검찰고위간부)에게 갖다 줬다고 한다. 그리고 시행사 대표였던 A씨가 '살생부'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 '살생부'라면 돈을 준 사람 명단 말인가.


"그렇다. 검찰, 경찰, 법원, 구청, 시청,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 우리은행 등이 포함돼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A씨를 못 건드린다."  


[관련 기사]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의 지시 "윤석열한테 가서 작은아버지 봐달라 해" http://omn.kr/1xj4z
2005년 수사검사 윤석열-삼부토건 조시연 왜 만났나 http://omn.kr/1ximy
삼부토건 후계자 녹취록 ''윤총한테 세번 걸려... 가장 정확히 아는 게 윤총" http://omn.kr/1xhfy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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