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62542


'김건희 지시' 보도 후 대통령실 해명, 핵심이 빠졌다

[분석] 주가 조작 의혹 세 개 사안 중 하나만 해명... '직접 거래지시·관계절연 뒤 거래' 해명 없어

22.09.05 20:07 l 최종 업데이트 22.09.05 20:07 l 박성우(ahtclsth)


보도 갈무리.">

▲  지난 2021년 10월 20일 윤석열 캠프 법률팀이 공개한 김건희씨의 신한금융투자 계좌내역들. 사진은 <뉴스타파> 보도 갈무리. ⓒ 뉴스타파 갈무리

 

"윤석열 캠프는 (2010년) 1월 12일부터 시작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내역 전체가 주가조작 선수 이씨가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에서 공개된 녹취록을 통해 이 가운데 첫 날, 1월 12일은 이씨가 아니라 김건희 여사가 직접 증권사 담당 직원과 통화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전화로 주문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날 김건희 여사가 사들인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15만 5천 주, 3억 8천만 원 어치다." - 9월 2일 <뉴스타파> 보도 중


2일 <뉴스타파>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가 증권사 담당 직원과의 통화 녹취록을 보도했다(기사보기). 해당 녹취록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수에 깊이 관여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당일 적극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일부 매체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녹취록을 왜곡 해석한 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식으로 날조, 허위 보도를 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런 대화는 주식매매 절차상 지극히 정상적인 것" "(그런데도) 마치 거짓 해명을 한 것처럼 왜곡 보도한 데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라는 반응이었다.


대통령실, '김건희 직접 지시' 녹취관련 해명 안해 

  

김건희 여사와 신한금융투자 직원간의 대화 내용(2010년 1월 13일). 이미지는 뉴스타파 보도 갈무리.

▲  김건희 여사와 신한금융투자 직원간의 대화 내용(2010년 1월 13일). 이미지는 뉴스타파 보도 갈무리. ⓒ 뉴스타파 갈무리

 

대통령실이 날조·허위 보도라고 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김건희씨와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 녹취록은 일임매매(투자자가 증권회사나 제3자에게 자산 운용을 위탁하는 경우)의 의무 사항이며 녹취록 대화를 살펴보아도 정상적인 절차라는 것이다. 실제로 증권업감독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고객이 전화로 일임매매주문을 하는 경우 주문접수자는 이를 녹음한 후 일임매매주문표를 작성하고 기명날인을 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통령실의 해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뉴스타파>의 보도를 보면 여전히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 해명은 해당 보도가 문제 삼은 세 가지 사안 중 하나만 반박한 것이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수, 김건희 '직접 지시' 증거 나왔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공개한 녹취록 내용은 다음과 같다. ▲ 2010년 1월 12일 김건희씨가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의 구매를 승인한 녹취록(김건희씨의 "네, 그러시죠") ▲ 2010년 1월 13일 김건희씨가, 현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선수' 이아무개씨의 거래내역을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확인하고 승인한 녹취록("사라고 하던가요? 그럼 좀 사세요") ▲ 2010년 6월 16일 김건희씨가 증권사 직원에게 본인과 선수 이씨를 제외하고는 거래를 못하게 하도록 지시한 녹취록("저하고 이OO씨 외에는 거래를 못하게 하세요"), 이렇게 모두 세 가지다.


이중 대통령실이 반박한 사안은 두 번째, 즉 2010년 1월 13일의 녹취록 관련이다. 대통령실 해명을 요약하면, 이게 '이아무개씨가 일임을 받아 주문을 하더라도 증권사 직원은 계좌 명의인과 직접 통화해 그 내용을 확인'한 절차라는 것.


그러나 대통령실은 김건희씨가 2010년 1월 12일에 증권사 직원과 직접 통화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3억 8000만 원 어치를 매수한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박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피고인들의 공소장에 첨부한 '범죄일람표'에 2010년 1월 12일자 거래 내역이 총 51건 포함돼 있다.


"관계 끊었다"더니... 6월 16일 거래 허용, 해명 안해 

 

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계좌 이동 이후인 2010년 6월 16일에 김씨가 본인과 함께 이씨 역시 거래를 허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  윤석열 대통령은 2021년 10월 1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서 배우자 김건희씨가 주가조작범 이씨와 계좌 이동 이후 절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계좌 이동 이후인 2010년 6월 16일에 김씨가 본인과 함께 이씨 역시 거래를 허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 뉴스타파 Youtube 갈무리


2010년 6월 16일의 녹취록도 대선 당시 해명과 상충한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DB증권 직원에게 본인과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선수 이씨를 제외하고는 거래를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김씨가 2010년 5월 20일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모두를 신한금융투자 계좌에서 DB증권 계좌로 옮긴 후 한 달 가까이 지난 시점이다.


윤석열 캠프는 김건희씨의 신한금융투자 계좌내역을 공개하면서 이씨와의 관계에 대해 "4개월쯤 맡겼으나 계속 손실만 보고 있어, 같은 해 5월 20일 남아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모두를 배우자 명의 별도 계좌로 옮김으로써 이모씨와의 관계를 끊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2021년 10월 1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한 네 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고, 그 도이치모터스만 한 것이 아니고 10여 가지 주식을 전부 했는데 손실을 봐서 집사람(김건희)은 거기서 안 되겠다 해서 돈을 빼고 그 사람하고는 절연을 했다"라며 김건희씨가 계좌 이동 이후 이씨와 절연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녹취록에 따르면, 5월 말 이후인 6월 16일에도 김건희씨가 본인과 함께 이씨의 거래 역시 허가했다("저하고 이OO씨 외에는 거래를 못하게 하세요"). 그렇다면, 관계를 끊었다던 대통령 설명과는 상충되는 셈이지만 대통령실은 여기에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나아가, 대통령실이 유일하게 반박한 2010년 1월 13일의 녹취록 역시 대선 당시의 해명과는 다른 내용이다. 당시 윤석열 캠프는 "이모씨는 독자적으로 2010년 1월 14일∼2월 2일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하였고, 나머지 주식들도 매매하였다"며 김건희씨와 상관없이 '선수' 이씨가 독자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했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이 공개되자 대통령실은 녹취록이 "이모씨에게 '일임매매'를 맡긴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라며 "이런 대화는 주식매매 절차상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 반박했다. 하지만 대선 당시에는 이씨가 김건희씨 모르게 독자적으로 주식을 매매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하다가, 이제는 김건희씨가 이씨의 주식매매를 적어도 인지는 하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왔는데도 '지극히 정상'이라고 해명하는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다.


윤석열 캠프 법률팀은 과거 김건희씨의 신한금융투자 계좌내역을 공개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등을 이모씨가 매매할 때 증권사 직원을 통했기 때문에 녹취파일로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결백함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정작 녹취록이 공개되자 당시 설명과는 달리 대통령실은 제대로 된 해명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법적 조치 등 으름장만 놓고 있는 모양새다.



Posted by civ2
,